기사원문보기 ▼
[세우 품은 농심]③ 매출 60% 의존해도 먼 친척인 덕에 규제 피했다 - 넘버스
농심이 최근 사들인 계열사 세우가 과거 신동원 회장의 사실상 가족기업으로서 한때 그룹 내부거래로만 60%를 웃도는 매출을 거두면서도 규제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었
www.numbers.co.kr

농심이 최근 사들인 계열사 세우가 과거 신동원 회장의 사실상 가족기업으로서 한때 그룹 내부거래로만 60%를 웃도는 매출을 거두면서도 규제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건 비교적 먼 친적인 관계가 만든 공백 덕분이었다.
세우는 신 회장의 5촌 외당숙과 그의 아들로 알려진 인물이 지배하던 회사로 2021년까지는 농심 계열사로 분류됐지만, 이듬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독립친족경영 체제를 인정받으며 계열에서 분리됐다.
게다가 당시 법 개정으로 총수 친족 범위가 혈족 6촌 이내에서 4촌 이내로 축소되면서, 공정거래법상 친족에서도 제외돼 사익편취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는 분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2021년까지 농심그룹 계열사였던 세우는 그 해 매출 1028억원 가운데 632억원이 농심과의 거래에서 발생하며 내부거래 비중이 61.5%에 달했다. 세우가 성장할 수 있었던 핵심 배경에 농심그룹이 있었던 셈이다.
더욱이 세우는 신 회장의 외가 친척들이 소유한 회사였다. 세우의 2대 주주였던 김정조 전 회장은 신 회장의 5촌 외당숙이고, 최대주주였던 김창경 전 대표이사는 김 전 회장의 아들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세우가 내부거래를 통한 오너 일가의 사익편취 규제를 받지 않을 수 있었던 건 2022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독립친족경영 체제를 인정받으며 농심 계열에서 분리됐기 때문이었다. 독립친족경영 체제란 총수 친족이 지배하고 있더라도 해당 회사가 독자적으로 경영되고, 동일 기업집단의 지배·통제 아래 있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계열사로 묶지 않는 제도다.
이에 세우는 농심과 거래 관계를 유지하더라도, 계열사로서 적용되는 각종 관리·공시 체계에서는 벗어나게 됐다. 공교롭게도 2022년은 농심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재지정되던 시점으로, 그룹 차원에서는 지배구조와 내부거래에 대한 외부의 시선이 한층 엄격해질 것이 예고되던 해이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제도 변화까지 맞물리며, 총수 일가 관련 규제의 적용 범위 밖에 놓이게 됐다. 김홍근 공정위 기업집단결합정책과 서기관이 집필한 2023년도 공정거래백서에 따르면 2022년 12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으로 대기업집단 동일인 친족 범위는 기존 혈족 6촌·인척 4촌 이내에서 혈족 4촌·인척 3촌 이내로 축소됐다. 독립친족경영 체제였던 세우는 이 기준에 따라 총수일가의 범위에도 포함되지 않게 된 것이다.
세우의 과거 내부거래가 다시금 주목받는 이유는 지난해 8월 농심홀딩스가 이 회사의 지분 전량을 999억9990만원에 인수하면서, 신 회장 외가 식구들에게 막대한 돈을 안겼기 때문이다.
2024년 말 지분율을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세우의 1·2대 주주였던 김 전 대표이사와 김정조 전 회장은 총 780억원의 매각대금을 받았을 것으로 추산된다. 게다가 이들은 이미 배당으로도 세우에서 2011~2024년 동안 7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수령했다. 인수 전 세우의 지분은 김 전 회장이 18.18%, 김 전 대표가 60.24%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과거 내부거래의 적정성까지 면죄부를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독립친족경영 체제를 인정받았다고 해서 과거 내부거래의 문제성이 자동으로 소멸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제도적으로는 계열 분리가 이뤄졌지만, 과거 거래가 공정했는지 여부는 별도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내부거래 비중이 과도했고 거래 조건이 시장 가격에 부합했는지는 사후적으로도 평가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법적 판단과 별개로 구조적 문제를 짚었다. 그는 "법에서 이게 위법이다, 아니다를 딱 잘라 판단하는 문제와는 별개로 볼 필요가 있다"면서 "계열에서 분리됐더라도 친족 간 거래라면, 모르는 제3자가 아니라 아는 사람 사이의 거래라는 점에서 문제 소지는 남는다"고 강조해 말했다.
이채연 기자
'M&A'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베네수 석유 이권] 트라피구라·비톨, 미 석유공룡 제치고 선점 (0) | 2026.01.13 |
|---|---|
| [워너브더스 M&A] 파라마운트, 워너 제소·위임장 대결 예고 (0) | 2026.01.13 |
| [세우 품은 농심]② 이미 배당도 700억 챙긴 외당숙과 그 아들 (0) | 2026.01.08 |
| [세우 품은 농심]① 인수금 1000억 향한 곳은 신동원 회장 외갓집 (1) | 2026.01.07 |
| 불황 비껴가는 버거·디저트…칼라일, 한국 F&B '정면돌파' (0) | 2025.1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