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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화 조카의 난 어디로] '차파트너스·박철완' 지분 결속력 여전

Numbers_ 2025. 2. 21.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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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화 조카의 난 어디로] '차파트너스·박철완' 지분 결속력 여전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전 상무는 지난해 본인 소유의 회사 지분 9.10%의 의결권을 차파트너스자산운용(차파트너스)이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차파트너스도 금호석유화학 지분 0.03% 의결권을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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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전 상무는 지난해 본인 소유의 회사 지분 9.10%의 의결권을 차파트너스자산운용(차파트너스)이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차파트너스도 금호석유화학 지분 0.03% 의결권을 박 전 상무와 공유하기로 약속했다.  

현재까지 박 전 상무와 차파트너스간 지분 공동 보유 계약의 효력은 남아 있다. 특히 박 전 상무는 개인 최대주주로서 가능한 모든 주주활동을 차파트너스에 위임했다. 향후 금호석유화학을 향한 칼을 빼느냐는 차파트너스의 의지에 달렸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분 공동 보유 계약 효력 여전

박 전 상무는 지난해 정기 주주총회에 앞서 금호석유화학 개인 최대주주로서 △기업 거버넌스 개선 △소액주주 권리 보장 △경영진 감시와 견제를 위해 필요한 권한을 차파트너스에 위임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그는 "전체 주식의 18%에 달하는 대규모 미소각 자사주가 소액주주의 권익을 침해하며 부당하게 활용될 가능성을 인식하고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차파트너스와 연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차파트너스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직후 활발해진 주주활동에 힘입어 설립된 행동주의 펀드다. 2019년 설립돼 토비스, 사조오양, 남양유업 등 중견 기업을 대상으로 트랙레코드를 쌓던 중이었다.

당시 박 전 상무는 차파트너스와 손잡으면서 개인의 이익이 아닌 다수 주주를 위한 주주제안이라는 명분을 쌓고, 차파트너스는 소수 지분을 활용한 행동주의 펀드에서 경영권 분쟁으로 행동반경을 넓힐 수 있는 기회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특히 차파트너스는 직접 소유한 지분이 0.03%에 불과했지만 간접적으로 최대주주에 준하는 수준의 의결권을 행사했다. 박 전 상무와 맺은 지분 공동 보유 계약의 영향이다. 작년 주총 당시 차파트너스는 의결권 기준 박 전 상무의 몫(11.15%)과 우호 세력을 더해 총 13.32%의 의결권을 모아 주권을 행사했다. 

차파트너스는 올해 금호석유화학 측에 주주제안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면서도 박 전 상무와 지분 공동 보유 계약은 해지하지 않았다. 박 전 상무가 향후 지분 변동 사항을 공시할 때 차파트너스도 보고해야 한다. 차파트너스 관계자는 "금호석유화학 지분 0.03%를 그대로 보유 중이며 공동 보유 계약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약 관계로 묶이면서 양측의 의견 합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주주제안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올해 주주제안을 하지 않은 것도 엇박자가 났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트랙레코드가 중요한 하우스들은 실패 사례가 계속되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며 "신중하게 움직이자는 분위기가 형성됐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 보고서./자료 제공=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상법 개정 주주제안 분수령될까

박 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잇따라 패했다. 금호석유화학이 OCI에 자사주를 처분한 것과 관련해 제기한 무효소송은 항소까지 했지만 법원은 들어주지 않았다. 여기에 주총까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으면서 동력을 상실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분쟁의 여진은 남아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작년처럼 차파트너스가 주체가 돼 주주제안을 시도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상법 개정 움직임 등을 감안할 때 행동주의 펀드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에 집중투표제를 도입하고 2인 이상의 감사위원을 분리선출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다. 

최근 영풍·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이사회에 진입하려 집중투표제를 꺼내 이목을 끌었다. 과거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집중투표제를 활용해 이사회 진입을 노렸다. 집중투표제는 소수 주주도 본인이 추천한 이사를 등기임원으로 선출시킬 수 있는 제도다. 다만 충분히 논의되지 않으면 경영진과 이해충돌, 해외 자본의 무분별한 유입 등 부작용도 커 도입이 쉽지 않다. 특히 보수적으로 운영해온 중견기업들은 집중투표제 도입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집중투표제를 채택하려면 정관을 변경해야 한다. 

지배주주가 투표 때 3%의 의결권만 행사할 수 있는 감사위원 분리선출 역시 소수 주주에 유리하다. 금호석유와학은 정관에 분리선출 이사 수를 명시하지 않았지만 관례상 감사위원회 위원 1명을 분리선출하고 있다. 작년 주총 때 이사회와 차파트너스는 각각 분리선출을 통해 선임되는 이사 1명씩 추천했으며 주주들은 이사회가 추천한 최도성 이사에 더 많은 표를 줬다. 만약 상법이 개정돼 1명더 늘려야 한다면 차파트너스에 기회인 셈이다. 

차파트너스 측은 "향후 주주제안 활동에 관해 언급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crystal7@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