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HD한국조선해양, '수익·유동성·외형성장' 순현금 경영 시동

Numbers 2025. 4. 25.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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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한국조선해양, '수익·유동성·외형성장' 순현금 경영 시동

HD현대 조선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올해 1분기 외형성장, 수익성, 재무 안정성 등 세 가지 축에서 모두 유의미한 개선을 이뤄냈다. 고부가 선박 중심의 수익성 전략이 실적으로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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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미포가 건조해 인도한 1만8000㎥급 LNG 벙커링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 제공=HD한국조선해양


HD현대 조선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올해 1분기 외형성장, 수익성, 재무 안정성 등 세 가지 축에서 모두 유의미한 개선을 이뤄냈다. 고부가 선박 중심의 수익성 전략이 실적으로 전환된 가운데 차입금보다 현금성 자산이 더 많은 무차입 재무 구조도 안정적으로 유지됐다는 평가다.

HD한국조선해양은 24일 공시를 통해 연결기준 2025년 1분기 매출 6조7717억원, 영업이익 859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8%, 영업이익은 무려 436.3%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2.7%로 같은 기간(2.9%) 대비 9.8%p 상승했다. 8개 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한 가운데 전사 수익성의 질적 체질 개선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적 개선의 핵심은 고수익 중심 선별 수주전략의 성과다. 고선가 선박의 조기 인도, 조업 효율성 제고, 생산성 향상 등 다층적인 질적 요인이 결합되며 수익성이 구조적으로 개선된 것이다. 1분기 조선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6%, 207.2% 늘어난 5조 8451억원과 7814억원을 기록했다.

계열사별 기여도도 명확히 드러난다. HD현대중공업은 매출 3조8225억원, 영업이익 4337억원으로 그룹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HD현대삼호와 HD현대미포도 각각 3659억원, 68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기조를 강화했다. HD현대마린엔진 역시 매출 830억원, 영업이익 103억을 내며 그룹 편입 이후 본격적인 성장세에 진입했다.

이번 실적의 또 다른 특징은 유동성 중심의 재무 구조가 한층 견고해졌다는 점이다. 1분기 말 총부채는 25조169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약 2조4000억원 증가했지만, 이는 선박 건조 본격화에 따른 운전자본 선투입에 기인한 일시적 확대로 풀이된다. 부채비율 역시 172.9%로 전년 말(159.4%)과 비교해 다소 상승했으나 구조적 리스크로 해석되지 않는다.

/자료=HD한국조선해양 IR북


재무구조는 사상 최고 수준의 유동성을 기록했다. 1분기 말 기준 순차입금은 –6조2627억원으로 전년 말(-4조2250억원)보다 마이너스 폭이 확대됐다. 순차입금 마이너스는 총차입금보다 보유 현금성 자산이 더 많다는 의미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이 가능한 상태의 재무 건전성을 시사한다. 순차입금비율도 –43.3%로 전사적 순현금 기조가 강화됐다. 외형 성장을 위한 자금 수요가 존재했는데데도 유동성 기조가 강화되며 총차입금보다 보유 현금성 자산이 더 많은 상태가 유지됐다.

계열사별 재무 레버리지 수준에서도 동일한 흐름이 감지된다. HD현대중공업은 부채비율 260%, 순차입금 –1조7762억원으로 대형 조선사의 현금창출력을 입증했다. HD현대삼호는 –82.2%라는 순차입금비율로 그룹 내 최고 수준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HD현대미포조선도 부채비율 144.3%, 순차입금 –3095억원으로 안정적 재무기조를 이어갔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 역시 별도 기준으로 부채비율 15.2%, 순차입금 –1조7812억원으로 극단적 보수 운용 기조를 유지 중이다.

성기종 HD현대 IR부문장(상무)은 "대부분 계열사가 순현금 상태이고 헤비테일(Heavy Tale·선박을 인도할 때 대금의 60∼80%를 받는 결제 방식) 구조로 선수금 유입 리스크도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최지원 기자 fro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