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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 인적분할] '파이어월'도 못 막는 불안에...'사업 분리' 방식 선택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인적분할 방식으로 분리하기로 했다. 위탁개발생산(CDMO) 고객사들과 바이오시밀러 자회사 간의 이해상충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결정이다. 사업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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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인적분할 방식으로 분리하기로 했다. 위탁개발생산(CDMO) 고객사들과 바이오시밀러 자회사 간의 이해상충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결정이다. 사업 정체성이 다른 두 법인을 물리적으로 나눔으로써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각 사업의 독립성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조치다.
"같은 회사로 본다"...고객 불신에 결단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 방식을 추진한 건 고객사와의 이해상충 문제 해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유승호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도 이날 온라인 설명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모회사·자회사 관계로 묶여 있다 보니 두 회사가 동일한 실체라고 보는 고객사들이 많았다"며 "그로 인해 이해상충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선택에는 고객사 신뢰 이탈과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반발 가능성이 동시에 작용했다. 이 같은 잠재적 요소를 고려했을 때 물적분할은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CDMO 고객사들과 장기 계약을 이어가려면 바이오시밀러 사업과의 이해상충 우려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조치가 필요했다는 게 업계 해석이다.
이해상충 우려를 구조적으로 해소하지 않으면 '본업'의 성장성에도 그림자가 드리워질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글로벌 빅파마를 주요 고객으로 둔 CDMO 사업은 ‘정보 차단’에 대한 신뢰가 생명으로 여겨진다. 이에 바이오시밀러 계열사와의 지배구조 연계는 장기적으로 거래 지속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 나왔다.
유승호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은 "신뢰 높은 파이어월(방화벽)을 구축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고객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웠다"며 "이런 고객들의 이해상충 우려를 해소해보고자 이 같은 선택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이한 속성을 가진 두 회사가 각사의 기업 가치 측면에서도 온전한 평가를 받지 못했고 생각한다"며 "최근 미국에서 시작된 관세정책 변화와 그로 인한 수주경쟁 심화, 대외환경 불확실성 등이 기존 이해상충 문제를 더욱 부각시킬 수 있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향후 상장·가치 평가 주목
신설 법인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며 지주회사 체제로 운영된다. 향후 5년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상장은 제한될 전망이다. 기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 본업에 집중하고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전담하는 구조로 재편된다.
양사의 분리는 이해상충 해소뿐 아니라 각 사업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전략적 판단과 평가 기준을 분리하려는 목적도 담고 있다. 김형준 삼성바이오에피스 부사장은 "신설 자회사는 미래 성장을 위한 바이오 기술 플랫폼에 집중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모든 행동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다만 인적분할 이후 기업가치가 양사로 분산되는 만큼 재상장 이후 주가 흐름과 시가총액 분할 효과에도 이목이 쏠린다. 특히 신설법인의 상장 제한 기간 이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공개(IPO)가 다시 추진될 경우 시장 평가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이 같은 관측에 대해서도 김형준 부사장은 "바로 상장을 검토하고 있진 않다"면서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투명하게 상황을 커뮤니케이션해 주주 가치를 올릴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삼성바이오에피스 상장은 여러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관심사였는데 오늘 발표하는 것 자체가 벌써 큰 구조적 변화"라며 "상장은 투자자들에게 혼란스러운 시그널 주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승준 기자 lsj@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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