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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바이오팜, 분할로 몸값 재조명 추진…'봉합사' 빼면 아직
삼양그룹이 의약바이오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삼양바이오팜' 독립 법인을 출범시킨다. '생분해성 봉합사'가 세계 1위라는 평가를 받지만 나머지 파이프라인의 수익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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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그룹이 의약바이오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삼양바이오팜' 독립 법인을 출범시킨다. '생분해성 봉합사'가 세계 1위라는 평가를 받지만 나머지 파이프라인의 수익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실적 구조가 뚜렷하지 않은 '몸값 띄우기'에 의문을 제기되는 이유다.
11월 코스피 재상장…분할 배경은?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삼양그룹의 지주회사인 삼양홀딩스는 삼양바이오팜을 신설하고 현재 삼양홀딩스 내 바이오팜그룹을 별도의 사업회사로 분할할 예정이다. 이번 분할은 삼양홀딩스 주주가 기존법인과 신설법인의 주식을 지분율에 비례해 나눠 갖는 인적분할 방식으로 진행된다. 분할비율은 0.960767이다.
삼양홀딩스는 이번 분할의 취지로 △사업 전문성 강화 △책임경영 체제 확립 △기업가치 재평가 등을 내세웠다. 지주사 체제에서는 실적과 기술력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판단 아래 독립법인 전환을 통해 바이오 사업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제대로 받겠다는 전략이다. 삼양바이오팜은 오는 11월 1일 출범 후 같은 달 24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재상장을 추진한다.
삼양홀딩스의 자회사로 시작한 삼양바이오팜은 2013년 삼양제넥스바이오와 합병한 데 이어 2021년 비상장 제약사 메디켐을 합병하며 체급을 키워왔다. 같은 해 삼양홀딩스와 통합했다. 이번 분할을 통해서는 다시 별도 법인으로 독립하게 되는 구조다.
현재 삼양홀딩스는 엄태웅·김경진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분할 이후 지주회사인 삼양홀딩스는 엄태웅 대표이사가 맡아 지주회사의 역할만 맡는다. 삼양바이오팜은 김경진 대표이사 체제에서 그룹의 의약바이오사업을 전담한다.
매출 절반은 '봉합사'…나머지 실적 미지수
시장 안팎에서는 생분해성 봉합사를 제외하면 포트폴리오에서 실질적 매출 기여 품목이 부각되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로 인해 '기술력 대비 저평가'라는 분할 명분이 설득력을 얻기에는 한계를 지닌다는 시각으로 이어진다. 일각에서는 분할이 실적 기반 없이 기대감만을 앞세운 구조라는 진단과 함께 단기적인 주가 부양 수단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삼양바이오팜의 주력 매출원은 생분해성 봉합사다. 해당 제품군의 매출은 전체의 45%를 차지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항암제, 필러, 패취제, 원료의약품(API) 등 다양한 제품을 보유하고 있지만, 생분해성 봉합사와 항암제를 제외하면 실적 기여도가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을 만큼 분산된 구조다. 생분해성 봉합사 외 품목별 구체적 실적은 파악된 바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매출 편중 구조는 전체 포트폴리오 대비 실질 수익원이 한정적이라는 평가로 이어지기도 했다. 항암제 사업 역시 대부분 개량신약 위주로 구성돼 있고, 글로벌 기술이전이나 수출 계약 실적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 '제넥솔' 등 일부 품목은 시장 점유율 1위를 확보하고 있으나, 삼양바이오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확인되지 않는다.
약물전달 플랫폼 'SENS'는 향후 사업 확대의 핵심요소 중 하나로 꼽히지만 현재는 비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다. 삼양바이오팜 관계자는 "국내외 제약사들과 공동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결과에 따라 기술이전이나 공동개발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플랫폼 자체는 수익을 내는 물질이 아닌 구조 기술로, 매출 반영은 더디게 이뤄질 전망이다.
포트폴리오 분산됐다지만…관건은 '수익 실현'
관건은 분할 이후 '사업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실적으로 연결하느냐'다. 포트폴리오 자체는 생분해성 봉합사 외에도 다변화돼 있지만 실적 기여도가 뚜렷하지 않은 분야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분할 효과가 일회성 재상장 이벤트에 그치지 않으려면 이 같은 사업 확장 전략이 실제 실적으로 이어지는 게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 일환으로 삼양바이오팜은 항암제 생산 인프라를 확충하고 세포독성 항암제를 중심으로 CDMO 영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단일 품목에 매출이 집중된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중장기 전략의 일환이다. 구체적으로는 기존 100만 바이알 수준에서 500만 바이알까지 생산능력을 끌어올렸다. 품목 이전 절차가 마무리되는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SENS는 수익 실현까지 더욱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점쳐진다. 신약후보물질이 아닌 플랫폼이기 때문에 해당 물질을 갖고 있는 기업과 공동개발을 진행해야 한다. 삼양바이오팜은 현재 보유한 복수 이상의 장기 타깃형 플랫폼들을 국내외 제약사들과 테스트하고 있다. 그중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될 경우 기술이전이나 공동개발도 노려볼 수 있다는 구상이다. 다만 구체적인 시점은 파트너사들에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삼양바이오팜 관계자는 "생분해성 봉합사의 경우 후발주자들이 쉽게 진입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라면서 "상처의 종류나 깊이에 따라 녹는 속도를 달리 해야 하고, 30여간 확보해온 기술력과 거래처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이어 "생분해성 봉합사에 대한 높은 의존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2023년에는 헝가리 공장을 짓기도 했다"며 "최근 증설한 항암제 공장에서 세포독성 항암제 CDMO를 할 계획이며, 해당 부문에서도 비교적 큰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승준 기자 lsj@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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