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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M&A, 금투업 부동산PF 부실 털어낼까…관건은 '대출 회수' 여부

Numbers_ 2025. 6. 16.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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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M&A, 금투업 부동산PF 부실 털어낼까…관건은 '대출 회수' 여부

메리츠증권이 100일째 이어진 '홈플러스 사태'로 야기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리스크를 제대로 방어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 개시 100일 만에 회생계획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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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메리츠증권


메리츠증권이 100일째 이어진 '홈플러스 사태'로 야기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리스크를 제대로 방어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 개시 100일 만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면서 인수합병(M&A) 추진 의사를 공식화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결정은 메리츠증권이 보유한 약 6551억원 규모의 홈플러스 기업대출 회수 가능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삼일회계법인은 홈플러스의 계속기업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더 높다고 발표했다. 향후 홈플러스가 높은 가격으로 매각된다면 메리츠증권은 대출을 회수할 수 있게 되겠지만 낮은 가격에 팔린다면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무엇보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안에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지정되는 것을 목표로 사업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홈플러스 사태가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IB 부문의 리스크가 부각되는 상황이다. 이는 금융당국이 초대형IB 심사에서 IB 역량과 자산건전성을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만큼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올해 1분기 말 별도기준 메리츠증권의 요주의자산은 1조7500억원, 고정이하자산은 1조32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각각 약 6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자기자본 대비 순요주의이하자산 비율은 21.7%로 지난해 말보다 8.1%p 급등하며 업계 평균을 상회하고 있다. 이는 홈플러스 외에도 일부 해외 부동산 담보가치 하락, 메리츠캐피탈로부터의 부실자산 이전 등 복합적 요인에 따른 결과다.

눈에 띄는 점은 다른 대형 증권사들이 금리인하 기조를 활용해 부동산PF 리파이낸싱에 나서며 리스크를 낮추는 것과 달리 메리츠증권은 부동산PF 관련 익스포저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같은 기간 메리츠증권의 부동산금융 총익스포저는 자기자본 대비 138%에 달하며, 그 중 부동산PF가 73%를 차지하고 있다. 중·후순위와 브리지론 비중도 각각 13%, 20%로 높은 편이다. 해외 부동산금융 비중도 23% 수준이다.

홈플러스 대출의 경우 담보신탁 1순위 수익권 보유 및 낮은 담보인정비율(LTV)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손실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대손충당금보다는 대손준비금으로 적립되며 회계상 충격은 일부 완화된 상태다. 그러나 M&A가 지연되거나 무산된다면 회수 불확실성이 다시 대두될 수 있다.

금투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의 회생 여부에 따라 메리츠증권의 건전성 지표가 개선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대손 부담이 재부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인수조건과 회수시점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메리츠증권은 IB 및 운용 부문 중심의 강력한 수익창출력을 기반으로 최근 3년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 10.9%, 영업순수익 커버리지 245%를 기록하며 업계 상위권의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수익구조가 IB와 운용 부문에 편중돼 리스크 분산 측면에서는 한계가 존재한다.

메리츠증권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조정영업용순자본비율은 147.5%로 주요 대형 증권사 중 가장 낮다.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도 높아 부동산PF 리스크가 확산될 경우 충격이 증폭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인수 추진을 메리츠증권이 당면한 부동산PF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평가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성공적인 회수로 이어진다면 건전성과 자본적정성 지표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지만 회수가 지연될 경우 초대형IB 지정 및 안정성 확보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윤호 기자 uknow@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