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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 코스닥 떠난다…VIG·DMS 이해관계 맞물린 '상장폐지'
미용 의료기기 업체 ‘비올’이 코스닥 시장에서 자취를 감출 것으로 전망된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가 경영권 인수와 함께 ‘자진 상장폐지’라는 강수를 두면서다. VIG는 공개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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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 의료기기 업체 ‘비올’이 코스닥 시장에서 자취를 감출 것으로 전망된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가 경영권 인수와 함께 ‘자진 상장폐지’라는 강수를 두면서다. VIG는 공개매수와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비올의 상장사 지위를 반납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거래는 이해관계자들의 전략적 판단이 맞물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VIG는 외부 통제에서 자유로운 구조 개편에 나서고, 기존 주주인 디엠에스(DMS)는 자회사를 고점에 매각하는 출구를 확보하게 된다.
공개매수가 1만2500원, 최대 4600억 투입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VIG는 특수목적법인(SPC) 비엔나투자목적회사를 통해 비올의 경영권 지분 인수와 함께 잔여지분에 대한 공개매수를 추진하고 있다. 구주 양수도가액과 공개매수 가격은 1주당 1만2500원으로 주주간 계약이 체결된 17일 종가보다 11.6% 높다.
거래구조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SPC는 최대주주 DMS의 보유 지분 2030만4675주(34.76%) 중 408만9339주(7%)를 511억원에 인수한다. 나머지 2027억원 규모의 1621만5336주(27.76%)는 자사 신주 4053만8340주(46.09%)와 현물출자 방식으로 맞교환할 예정이다. DMS가 SPC의 지분을 확보해 2대주주로서 경영에 참여하는 형태다.
공개매수 목표수량은 최소 1212만5998주(20.76%)에서 최대 3743만8265주(64.09%)다. 이에 따른 공개매수 대금은 1516억~4680억원 정도다. 공개매수에 응모한 물량이 최대 목표치를 달성한다면 SPC는 비올 지분 98.84%를 확보하게 된다.
주주들의 참여 여부가 어느 정도일지는 당장 알 수 없지만, 시장은 공개매수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분위기다. 제시된 가격이 2019년 코스닥 상장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기존 주주들 입장에서도 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셈이다.
단기 유동성+장기 기대수익…DMS의 복합 셈법
이번 거래는 매도자인 DMS와 인수자인 VIG의 이해관계가 '상장폐지'라는 동일한 목적 아래에서 맞아떨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비올이 DMS에 품에 안긴 시기는 2019년 10월이다. DMS는 이음프라이빗에쿼티(이음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창업주 라종주 전 대표 측으로부터 비올 경영권 지분을 인수했다. 이듬해 5월 이음PE의 보유지분까지 양수하며 단일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이후 비올은 스팩합병으로 상장에 성공했다.
이후 박용석 DMS 회장은 ‘정본글로벌’이란 이름의 디스플레이 모듈 제조업체를 설립했다. 박 회장과 그의 두 자녀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가족회사로 모회사와 중국계열사 등과의 거래로 빠르게 성장했다. 정본글로벌은 2023년 비올의 자회사 ‘레본슨’을 인수했고, 이듬해 합병을 진행해 사명을 ‘정본메디컬’로 바꿨다.
현재 DMS는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페지 실질심사 대상이 된 상태다. 정본메디컬 중심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감사를 맡은 동성회계법인은 “DMS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자가 100% 보유하고 있는 정본메디컬과의 거래에 대해 정상적인 거래 여부를 입증할 수 있는 적합한 감사 증거를 제공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비올은 DMS의 회계 리스크가 전이될 경우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구조적 취약성에 노출돼 있다. DMS 입장에서는 보유 자산 중 유일하게 시장에서 고가에 매각이 가능한 현금화 수단이기도 하다. 모회사로 인해 주가 디스카운트가 작용할 수 있는 상황에서 상장폐지를 선택함으로써 ‘회계 리스크 분산’과 ‘유동성 확보’라는 일거양득을 노릴 수 있는 셈이다.
DMS가 단순한 일괄 매각이 아닌 ‘현물출자’ 방식으로 일부 지분을 남기는 것을 택했다는 점에서 전략적 판단도 엿보인다. 단기적으로는 현금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비올의 사업 성장과 미래 매각 시 발생할 이익도 가져가겠다는 의도다. 보유한 유망 자산에서 최대한 수익을 확보하고자 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VIG 비상장 전략, 엑시트에도 유리
VIG파트너스의 전략은 비올을 완전자회사로 만든 뒤 비상장 체제에서 주도적으로 사업을 가져가는 의도로 풀이된다. 상장사로서 감내해야 할 공시 의무나 회계 투명성 확보, 주주 관리 등의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한 상태에서 자유롭게 경영을 이끌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미용 의료기기 업계에서 활용도가 높아진 전략 중 하나다. 비올과 동종업계로 분류되는 루트로닉, 제이시스메디칼 등도 PEF 주도로 공개매수를 거쳐 상장폐지 되는 수순을 밟았다.
경영참여형 PEF 운용사 입장에서 비상장 체제는 경영을 펼치거나 엑시트를 추진할 때 유리하다. 사업 재편 과정에서 외부 투자자의 눈치를 보지 않고 실적 악화, 구조조정 비용 등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 재상장이나 매각을 통한 수익 실현도 용이하다. VIG는 밸류에이션 불확실성이 큰 상장 상태를 유지하기보다 자율성과 기동성을 확보하는 전략을 택한 셈이다.
VIG는 비올 상장폐지 절차를 마무리한 후 외부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방식으로 엑시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재상장(IPO)은 하지 않기로 했다. VIG 관계자는 “향후 경영권 매각으로 엑시트할 계획”이라며 “재상장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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