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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이 베팅한 바이오텍들…'제2의 엔솔바이오' 후보는

Numbers_ 2025. 7. 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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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이 베팅한 바이오텍들…'제2의 엔솔바이오' 후보는

최근 유한양행의 투자 키워드를 하나 꼽으라면 '지배력'이다. 비상장 바이오텍을 자회사로 편입하거나 주요주주로 오르는 등 지배구조에 기반한 투자 사례가 늘고 있다. 파이프라인 주도권 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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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본사 및 CI. /사진 제공=유한양행


최근 유한양행의 투자 키워드를 하나 꼽으라면 '지배력'이다. 비상장 바이오텍을 자회사로 편입하거나 주요주주로 오르는 등 지배구조에 기반한 투자 사례가 늘고 있다. 파이프라인 주도권 확보하는 동시에 상장 후 엑시트까지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된다.
 
'파이프라인 확보→상장→엑시트→R&D 재투자' 싸이클 확립

8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최근 바이오 기업 지분을 매각하며 투자금 회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비상장 바이오텍에 투자한 뒤 해당 기업이 상장 수순을 밟아 밸류업에 성공하면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이다. 투자 중엔 유망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상장 후엔 지분을 매도함으로써 연구개발(R&D)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가장 최근 엑시트를 마무리한 포트폴리오는 엔솔바이오사이언스다. 회사는 2011년 처음 엔솔바이오에 투자를 단행한 뒤 2009년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 'P2K(YH14618)'를 기술이전 받는 등 긴밀한 협업을 이어왔다. 이후 엔솔바이오는 지난 2018년 9월 코넥스 시장에 등판해 '장부 밸류업’에 성공했고, 유한양행은 지난달 지분 6.6% 전량을 매각해 14년만에 자금을 회수했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유한양행이 차익을 본 금액은 129억원 규모다. 

지아이이노베이션도 매각 대상 중 하나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9년,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지아이이노베이션에 160억원을 출자, 2대주주로 오른 바 있다. 2020년 유한양행이 지아이이노베이션으로부터 도입한 알레르기 신약 'YH35324'는 회사의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첫 투자 후 4년이 지난 2023년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코스닥 시장에 입성해 엑시트 가능성을 열었다. 유한양행은 지난 5월부터 보호예수가 끝난 지분 일부를 매도하기 시작했다. 이에 3.6% 수준이던 지분은 지난달 28일 기준 1.7%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번 매각으로 유한양행이 확보한 실탄은 204억원에 달한다. 아직 매도할 지분이 절반 가량 남았지만 수익은 투자금인 160억원을 이미 넘겼다.

'유한양행 픽' 비상장 바이오텍은

이처럼 최근 유한양행의 투자금 회수 시도가 늘면서 현재 회사가 최대주주로 올라있는 바이오텍에 대한 엑시트 가능성에도 이목이 쏠린다. 

유한양행은 올 3월 말 기준 총 5개 비상장 바이오텍을 종속기업으로 뒀다. 모두 지분율 50% 이상을 확보해 연결 대상에 포함했다. 구체적으로 △항암제 개발 기업 이뮨온시아(76.9%) △수액용 주사제 제조사 와이즈메디(49.0%) △의약품 개발사 애드파마(67.2%) △프로바이오틱스 기반 치료제 기업 에이투젠(67.2%) △미생물 배양 기반 신약개발사 퍼멘텍(55.2%) 등이다.

유한양행은 비상장 바이오기업에 대한 최대주주 지위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엔 인공지능(AI) 기반 암 정밀의료 전문 기업인 온코마스터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2022년 온코마스터에 첫 투자했던 유한양행은 올 1분기에 총 10억원을 들여 7.9% 수준이던 지분을 24.2%까지 끌어올렸다. 이외에도 유한양행은 생명공학 바이오 플랫폼 회사 메디오젠의 지분을 27.0% 확보해 최대주주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이뮨온시아는 지난 5월 코스닥 상장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뮨온시아는 유한양행이 2016년 미국 바이오 기업 소렌토테라퓨틱스와 합작해 만든 회사다. 2023년 소렌토가 파산 절차를 밟게되면서 유한양행이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상장 과정에서 유한양행은 3년간 보호예수를 확약하며 당분간 지분 매각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회사가 일정 시점에서 엑시트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유한양행 측은 이뮨온시아 매각에 대해 논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였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아직은 이뮨온시아에 대한 구체적인 지분 매각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김나영 기자 steamin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