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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호 M&A 대전]① '12% CET1' 사수 특명…인수가 마지노선 2조3000억

Numbers_ 2024. 7. 4.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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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호 M&A 대전]① '12% CET1' 사수 특명…인수가 마지노선 2조3000억

금융권의 이목이 쏠린 우리금융그룹의 보험계열 인수합병(M&A)이 인수가격에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계 동양·ABL생명을 합병하려는 우리금융의 적정 인수가격 대비 '오버페이(초과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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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금융 도약'을 선포한 우리금융그룹의 M&A 행보에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된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사진 제공=우리금융, 동양생명, ABL생명

 

금융권의 이목이 쏠린 우리금융그룹의 보험계열 인수합병(M&A)이 인수가격에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계 동양·ABL생명을 합병하려는 우리금융의 적정 인수가격 대비 '오버페이(초과지급)' 여부가 핵심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리딩금융 도약'을 선포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보험사 인수를 희망하지만 오버페이 부담을 떠안을 경우 위험요인(리스크) 제방으로 일컫어지는 보통주자본비율(CET1) 하락에 직면한다.

우리금융의 CET1은 5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가장 저조해 현재 자체 기준치를 밑돌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견제를 받는 실정이다. 임 회장이 CET1 하락을 감수하면서 보험사 인수를 최종 승인할지 주목된다.

2일 <블로터> 취재 결과 우리금융이 자체 설정한 CET1은 12%로, 이를 전제로 한 동양·ABL생명 인수가격 마지노선은 2조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CET1은 보통주와 이익잉여금으로 구성된 보통주자본을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눈 자본건전성 지표다. 

'바젤 III(국제결제은행의 은행 재무건전성 기준)' 가이드에 따르면 보험사 M&A 시 기업이 보유한 보통주자본의 10% 한도에서 250%를 위험가중치로 간주해 RWA로 적용한다. 나머지는 보통주자본에서 삭감한다.

CET1은 금융사의 손실흡수 능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이며 M&A의 성패를 가늠하는 수치로 활용된다. 분자 값인 보통주자본이 클수록 CET1이 높아지며, 이때 M&A 여력이 많다고 평가한다.

또 CET1은 금융사 주주환원정책의 잣대로 배당성향 확대 여부와 밀접하다. 특정 이슈로 인한 CET1 급락은 배당성향을 늘릴 여력이 줄어들 뿐 아니라 위기 발생 시 대처할 수 있는 자금이 부족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금융 M&A 성패 달린 CET1 12% 

 

문제는 우리금융의 CET1 자체 기준치가 11.96%로 주요 금융지주사 중 가장 낮다는 점이다. 지난 1분기 기준 CET1은 △KB금융 13.4% △신한금융 13.1% △하나금융 12.9% 순이다.

이런 가운데 동양·ABL생명 인수 시 CET1 12%를 사수할 수 있는 가격의 마지노선은 2조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바젤 III를 적용한 산출가격이다.

한때 일부 언론은 우리금융의 인수가 상한선을 1조8000억원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는 이성욱 우리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이 올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1조8000억원 정도의 여유가 있다”고 발언한 데서 기인한다.

이 부사장이 언급한 1조8000억원은 위험가중자산(보통주자본의 10%)으로 적용할 수 있는 한도일 뿐 최종 인수가격은 아니다. 1조8000억원은 M&A 시장에서 실질 순자산가치(공정가치)보다 인수가격이 낮을 때 발생하는 ‘염가매수차익’도 염두에 두지 않았다.  /그래픽=최주연 기자


그러나 이 부사장이 언급한 1조8000억원은 위험가중자산(보통주자본의 10%)으로 적용할 수 있는 한도일 뿐 최종 인수가격은 아니다. '1조8000억원 괴담'에는 M&A 시장에서 실질 순자산가치(공정가치)보다 인수가격이 낮을 때 발생하는 '염가매수차익'도 고려되지 않았다.

예를 들어 5조원짜리 기업을 2조원에 사들일 때 발생한 3조원이 염가매수차익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시 이 부사장이 1조8000억원만 지불하겠다는 의미는 아니었고 RWA의 영향, 즉 자본비율에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는 정도였다"며 "염가매수차익이 잡히는 효과까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금융이 보통주자본을 차감하면서까지 인수하지는 않겠다고 할 수도 있지만 염가매수차익이 잡히는 것을 생각하면 깎이더라도 다시 메워진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를 반영하지 않고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을 2조3000억원에 사들인다고 가정하면 CET1은 11.51%로 12%에 미치지 못한다. 

두 회사의 시장가치가 3조5000억원(자본총계 기준)이므로 염가매수차익인 1조2000억원(세금 별도)을 다시 보통주자본에 가산하면 CET1은 12.03%로 상승한다.

염가매수차익을 고려해 CET1을 추산하면 1조8000억~2조3000억원까지는 CET1이 12%를 넘는다. 이익잉여금이 증가한 영향이다.

반대로 2조5000억원을 초과하면 CET1이 11%대로 하락한다. 우리금융의 자체 목표치인 12%을 지키지 못하면 자본건전성이 흔들린다고 말할 수 있다. 즉 인수가격은 염가매수차익을 결정하고 이는 CET1 지표를 좌우한다.
 

염가매수차익을 고려해 CET1을 추산해보면 1조8000억~2조3000억원까지는 CET1이 12% 선을 넘는다. 이익잉여금이 증가한 영향이다. 반대로 2조5000억원을 초과하면 CET1이 11%대로 하락한다. /그래픽=최주연 기자

 
A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동양·ABL생명을 모두 합친 가치가 3조5000억원라고 할 때 3조원에 회사를 사면 5000억원만큼 염가매수차익이 잡히고 이로 인해 영업외손익, 즉 이익잉여금이 늘어난다"며 "만약 2조원에 인수하면 보통주자본비율이 오히려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리금융은 타 금융지주에 비해 금융당국의 자회사 출자 제한을 넘지 않는다. 아직 이렇다 할 규모의 증권사와 보험사를 인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중레버리지비율(자회사 출자 여력=자회사 출자금액/자기자본총액)이 당국의 권고치인 130%에 한참 못 미치는 95.9% 수준이다. 7조4700억원 규모의 자회사 출자가 가능하지만 마음껏 지출할 수 없는 것도 CET1 등 자본건전성을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가격부담 안고 임종룡표 드라이브?…업계 "예단 불가"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 인수에 성공한다면 삼성·교보·한화·신한라이프·NH농협생명에 이어 단숨에 생명보험 업계 6위에 올라설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당기순이익은 각각 2706억원, 804억원이었다.

임 회장이 그린 종합금융그룹 청사진의 첫 단계로, 자금운용의 스펙트럼을 넓힐 포석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M&A가 우리금융이 목표로 한 대형 증권사 출범의 교두보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일각에서는 신중 모드를 견지하고 있다. 임 회장이 그룹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퍼즐을 본격적으로 맞추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변수가 많다는 분석이 따른다.

금융권 관계자는 "포트폴리오 확충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면 우리금융은 중국 다자보험그룹에서 가격을 세게 제시해도 가져갈 것"이라면서도 "이때 일정 수준의 CET1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중단기적으로 배당에 쓸 재원을 늘릴 수 있다는 확신을 주주들에게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M&A 시장에서 간만 보다 마는 경우도 많아 인수 여부를 예단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최주연 기자 prota@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