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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존 고팍스 인수]④ '적자기업 인수' 메가존클라우드 IPO에 득일까 독일까

Numbers 2024. 7. 2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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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존 고팍스 인수]④ '적자기업 인수' 메가존클라우드 IPO에 득일까 독일까

국내 IT(정보기술)기업 메가존이 스트리미 인수를 추진하면서 관심이 모이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를 운영하는 스트리미는 적자와 완전자본잠식을 이어가고 있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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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블로터DB


국내 IT(정보기술)기업 메가존이 스트리미 인수를 추진하면서 관심이 모이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를 운영하는 스트리미는 적자와 완전자본잠식을 이어가고 있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메가존이 자회사 메가존클라우드 기업공개(IPO) 전 외형 확장과 체급 각인 차원에서 과감한 베팅을 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만 흑자 전환에 실패한 두 기업의 만남이라 메가존클라우드 IPO 전 우려섞인 시선도 나온다.

22일 가상자산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메가존은 바이낸스로부터 고팍스를 운영하는 스트리미의 지분을 매입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바이낸스가 보유한 스트리미 지분율을 10% 이하로 낮출 것을 요구하면서 주식 대부분을 매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팍스의 기업가치는 1500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바이낸스가 이 전 대표 지분(41.2%)에 600억원을 책정한 점을 감안하면 지분 100% 가치는 1456억원이다. 고팍스는 2022년 시리즈B 투자유치에서 기업가치 3700억원을 인정받았으나 가상자산업계의 부진 및 유동성 문제 등으로 기업가치가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거래가 메가존클라우드 IPO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메가존이 자회사 메가존클라우드 IPO를 앞두고 시장에 존재감을 보이기 위해 이번 거래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모회사가 국내 5위 원화 거래소 고팍스 지분 인수로 경영 역량과 사업 확장 의지를 알리게 된다면 외형이 커진 모기업의 영향으로 비교적 높아진 몸값에 IPO를 추진할 수도 있다.

현재 메가존클라우드의 상장 후 시가총액은 3조~6조원 수준이 거론된다. 메가존클라우드는 이미 최종 투자유치 당시 2조4000억원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입증받았다. 현재 투자자의 수익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기업가치를 최소 3조원 수준으로 평가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M&A 나서는 기업 중 일부는 현금 여력 등을 과시하기 위한 홍보·마케팅 차원에 거래를 추진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자회사가 IPO를 앞둔 경우라면 원하는 기업가치를 받기 위한 포석으로도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화폐 시장 활황에 스트리미의 인수가 메가존클라우드 IPO 득이 있을 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일부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팍스는 경영난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트리미의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자기자본은 -1011억원으로 자본금(8927만원)보다 낮아져 완전자본잠식상태에 빠진 상황이다. 같은 기간 169억원의 영업손실과 514억원의 순손실을 내는 등 를 이어오고 있다.

메가존의 재무 상황도 넉넉지 않다. 3356억원 가량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했지만 지난해 말 부채총계는 1조1117억원에 달한다. 자본총계가 937억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부채비율은 1193%에 달한다. 적자를 내는 등 수익성도 입증하지 못한 상태다. 메가존은 지난해 말 90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98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메가존 자체도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적자 기업을 인수하면 경영 정상화 비용 부담 등으로 인해 그룹 전체가 위기에 빠질 수 있는 셈이다. 메가존의 재무 지원을 동원한다 하더라도 스트리미의 경영 정상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러한 모회사 및 계열사의 경영 정상화 관련 리스크는 메가존클라우드 IPO시 투자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악재로도 작용할 수도 있다.

메가존은 고팍스의 추가 업사이드(상승 여력) 등에 주목해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고팍스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 6월 기준 0.75% 수준이다. 점유율은 미미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상자산 시장의 호황을 보이는 만큼 성장 가능성 등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작년 11월 손익분기점을 넘어 월별 기준으로는 영업이익을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메가존 관계자는 "여러 선행조건을 바탕으로 투자를 검토하고있는 단계"라고 입장을 밝혔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