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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앞둔 SK이노베이션, 주총결의 '압도적 찬성'...남은 변수는

Numbers_ 2024. 8. 28.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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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앞둔 SK이노베이션, 주총결의 '압도적 찬성'...남은 변수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안이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됐다. 이로써 SK이노베이션은 자산 100조원, 매출 88조원의 초대형 에너지기업으로 재출범하게 됐다. 합병에 반대한 주주들이 얼마나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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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규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이 2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임시 주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안이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됐다. 이로써 SK이노베이션은 자산 100조원, 매출 88조원의 초대형 에너지기업으로 재출범하게 됐다. 합병에 반대한 주주들이 얼마나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지가 마지막 변수다.

SK이노베이션은 2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합병계약 체결 승인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한 결과 찬성률 85.76%(5192만808주)로 합병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반대표는 824만4399주, 기권은 37만9981주였다. 지분 6.28%를 가진 2대주주 국민연금이 합병반대 의결권을 행사했지만 출석주주 과반수의 찬성으로 합병은 원안대로 승인됐다. 

이날 SK이노베이션은 추형욱 SK E&S 대표이사 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사업목적에 △집단에너지 사업 △도시가스 사업 △국내외 자원의 탐사·채취·개발 사업 등 SK E&S의 사업목적을 추가하는 정관 변경안도 함께 승인하며 실질적인 합병 준비를 마쳤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추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간이심사,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의 인가 등을 거쳐 오는 11월1일 합병법인 SK이노베이션으로 재출범한다. 지난 6월 말 기준 자산은 SK이노베이션 86조4000억원, SK E&S 18조3000억원이다. 이를 단순 합산하면 총자산 100조원 규모의 초대형 에너지기업이 출현하게 된다.

다만 합병에 반대한 주주들이 행사할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이 마지막 변수다. 주식매수청구권은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회사 측에 자신의 주식을 정당한 가격에 사도록 요구하는 권리다. 많은 주주가 권리를 행사할수록 회사는 매수할 주식이 많아지는 만큼 부담도 커진다. SK이노베이션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을 11만1943원, 최대 한도는 8000억원으로 설정했다.

앞서 합병 공시에는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주식 수 합계에 주식매수예정 가격을 곱한 금액이 8000억원을 초과하면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서면 합의로 계약을 해제하거나 합병 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

이날 양사 합병에 반대표를 던진 주식 수 824만4399주에 SK이노베이션이 공시한 매수예정 가격 11만1943억원을 곱하면 9229억원이 된다. 극단적으로 합병에 반대한 모든 주주가 전량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다고 가정하면 SK가 지불해야 하는 금액은 8000억원을 훌쩍 넘게 된다.

이와 관련해 SK이노베이션은 주식매수청구 금액이 8000억원을 넘어도 양사 합병이 바로 무산되지는 않으며, 설령 그렇다 해도 이를 감당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의장인 박상규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은 "금액이 지나치게 크면 고민이 되겠지만 회사가 보유한 현금이 1조4000억원 이상 되기 때문에 주식매수청구권을 감당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금액이 초과된다면 이사회와 협의해 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합병 무산보다 합병으로 얻을 수 있는 장기적인 시너지가 더 크며, 이로 인한 몇천억원 안팎의 손실은 감당할 만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상법상 주주확정기준일에 주주명부에 등재된 주주 중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는 주총 전까지 반대 의사를 통지해야 한다. 반대 의사를 전한 주주에 한해 주총 결의일부터 20일 이내에 주식의 일부 또는 전부를 매수 청구할 수 있다.

최지원 기자 fro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