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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영풍정밀 공개매수에 성공했다면 확실한 승기를 잡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영풍정밀의 고려아연 지분은 1.9%지만 고려아연의 자기주식을 없는 셈치면 주주총회에서 2.1%에 해당하는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MBK가 영풍정밀 공개매수에 실패하면서 전략적으로 손실을 보게 됐다는 분석이다.
28일 고려아연 주주명부에 따르면 영풍정밀은 지분 1.85%를 보유한 주주다. 얼마 되지 않는 지분이지만 어느 쪽의 특수관계자로 분류되느냐에 따라 분쟁의 최종 승자가 갈리기 때문에 일찌감치 캐스팅보터로 꼽혔다.
고려아연은 이번 공개매수로 자사주 204만30주를 취득했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고 향후 소각될 주식이라 '없는 지분'으로 쳐야 한다. 이를 감안하면 영풍정밀은 주총에서 2.1%만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고려아연의 자사주를 제외한 MBK와 영풍의 의결권 지분을 산출하면 43.9%다. 만약 영풍정밀 2.1%를 빼앗아온다면 MBK연합은 약 46%의 의결권을 갖는다.
반대로 최씨 일가와 베인캐피탈의 의결권 지분은 19%에서 16.9%로 줄게 된다. 백기사 지분 약 20%를 더해도 모은 의결권은 37%로 MBK연합과 9%p 안팎의 격차를 보인다. 국민연금(의결권 지분 8.5%)이 고려아연 측의 손을 들어줘도 MBK 쪽에 승산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공개매수를 종료한 제리코파트너스는 영풍정밀 지분 34.9%(5,492,283주)를 확보했다. 제리코파트너스는 최윤범 회장 일가가 출자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만약 제리코파트너스가 영풍정밀 공개매수에 실패했다면 고려아연으로서는 패착이 될 뻔했다. 28일 고려아연이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공개매수 직후 보유지분에 특수관계자인 영풍정밀의 지분이 포함됐다.
이제 공은 임시 주주총회로 넘어갔다. 28일 MBK와 영풍은 임시 주총 소집을 청구하며 본격적인 의결권 행사에 나섰다. 고려아연 이사회를 상대로 신규 이사 선임의 건과 집행임원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의 건을 결의하기 위한 임시 주총 소집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특정 주주가 아닌 최대주주와 2대주주를 포함한 모든 주요주주들의 의사가 이사회의 의사결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신규 이사를 선임해 이사회를 재구성하기로 한 것이다.
당초 현재 구성원 중 절반만 교체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MBK 측은 사외이사 12명, 기타비상무이사 2명 등 총 14명을 추천할 방침이다. 추천 사외이사는 권광석(전 우리은행장), 김명준(전 서울지방국세청장), 김수진(변호사, 전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김용진(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등 다양한 이력을 가진 인물로 꾸렸다. 기타비상무이사에는 강성두 (주)영풍 사장과 김광일 MBK 부회장이 추천됐다.
양측 모두 우호세력을 결집할 경우 지분 싸움에서 엎치락뒤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소액주주와 국민연금 등 양측과 무관한 지분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지가 관건이다.
김수정 기자 crystal7@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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