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새내기주, 역대 최대 실적 경신에도 공모가 밑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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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새내기주, 역대 최대 실적 경신에도 공모가 밑돌아

쓰리에이로직스 사옥/사진=쓰리에이로직스 홈페이지

코스닥에 상장한 회사들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기업공개(IPO)시장의 한파와 함께 주식에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들 상장사는 상장 첫날 급락 후 주가 부진을 겪으며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코스닥에 상장한 쓰리에이로직스, 피아이이, 와이즈넛 등의 회사가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흑자기조를 유지하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12월 상장한 쓰리에이로직스는 근거리 무선 통신(NFC) 분야 팹리스 기업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17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흑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181억원으로 27.9% 증가했고 순이익 역시 81억원을 내며 흑자로 올라섰다.

이날 실적 턴어라운드 소식과 함께 쓰리에이로직스의 솔루션이 엔비디아의 자체 메모리 표준인 'SOCAMM' 개발 관련주로  부각됐다. 이날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상한가로 장을 마쳤다. 그러나 쓰리에이로직스의 공모가 1만1000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주가가 25% 낮게 형성돼있다.

와이즈넛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은 0.72% 줄어든 349억원, 영업이익은 50.74% 감소한 17억원을 기록했다. 성장세는 주춤했지만 13년 연속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와이즈넛의 이날 주가는 1만4750원으로 공모가 1만7000원 대비 13% 낮은 수준이다. 

미트박스 역시 매출은 1104억원, 영업이익은 31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64.8%, 19.9% 증가했고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그러나 이날 주가는 공모가 1만9000원보다 46% 이상 떨어진 1만240원이었다. 이외에 아이지넷(7000원→3890원), 데이원컴퍼니(1만3000원→6780원) 등 새내기주들이 상장 당일 급락한 주가를 회복시키지 못하고 있다. 데이원컴퍼니는 임원진들이 6000주를 장내 매수하기도 했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

최근 상장한 기업 가운데 주가가 공모가를 상회하는 곳은 피아이이와 삼양엔씨켐, 아스테라시스 등 소수에 불과하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국내 주식투자자들의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높았고 상장 당일 ‘따블’(공모가 대비 2배)과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기대감도 컸다. 그러나 최근 코스닥 시장이 지지부진해 IPO 후 공모가 수준의 주가를 유지하기도 벅찬 모습이다. 지난해 상장을 철회하고 몸값을 낮춰 상장을 추진한 기업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코스닥 시장 상장을 추진 중인 기업의 한 관계자는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는데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지 걱정된다"면서도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알고 있지만 적절한 시기가 언제 올 지 알 수 없지만 성장을 위해서는 IPO가 필요한 때이기 때문에 상장을 미룰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장이 침체를 겪고 있지만, 일부 테마주와 중형주들이 상승세를 이끌면서 조만간 회복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힘을 내고 있다"며 "중형주와 코스닥, 그리고 조선 등 관세에 덜 민감한 업종을 중심으로 종목별 장세 흐름은 더 이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 역시 “역사상 코스닥이 2년 연속 부진했다는 사례는 없었고 10% 넘게 하락했던 시기 이후엔 보합 또는 큰 폭의 상승이 있었다”며 “넓게 보아 전기차 시장의 회복 가능성과 새해 우주·항공 분야 강세가 예상된 것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김가영 기자 kimgoin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