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vernance

[셀트리온 경영승계 전략] ③‘오너 2세’ 서진석, 셀트리온제약 ‘합병’ 끈 유지 이유는

Numbers_ 2025. 5. 20. 16:37

▼기사원문 바로가기

 

 

[셀트리온 경영승계 전략] ③‘오너 2세’ 서진석, 셀트리온제약 ‘합병’ 끈 유지 이유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지난해 무산된 계열사 3사(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의 합병 청사진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합병 추진은 단순한 경영 시너지

www.numbers.co.kr

/ 사진 제공=셀트리온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지난해 무산된 계열사 3사(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의 합병 청사진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합병 추진은 단순한 경영 시너지를 넘어 ‘오너 2세’ 서진석 대표의 승계 작업을 위한 전략적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셀트리온홀딩스를 통해 핵심 자회사들을 간접 지배하고 있는 서 회장의 셀트리온 지분율은 상대적으로 낮다. 향후 경영권 위협 요소가 존재하는 만큼, 합병은 오너가의 지배력을 보강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방안으로 꼽힌다. 이를 통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것은 물론 승계기반을 다지는 효과까지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3사 합병, 그룹 승계 차원으로 이어지는 이유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서 회장은 이날 기준 지분 98.13%를 보유한 셀트리온홀딩스를 통해 셀트리온(21.99%)을 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다만 핵심 자회사인 셀트리온의 지분율은 경영권 방어벽인 51%에도 한참 못 미치는 30% 미만에 불과하는 등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낮은 점은 극복해야할 잠재적 리스크로 지적된다. 향후 경영권 상실로 이어질 수 있는 우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서 회장이 이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3사 합병 과정에서 셀트리온의 가치를 의도적으로 낮게 책정했다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당시 다수의 셀트리온 개인주주들은 셀트리온제약의 주가가 너무 고평가 돼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회장이 간접 지배하고 있는 셀트리온이 보유한 셀트리온제약의 지분율은 54.8%로 절반을 넘어선 상태다. 

실제 이러한 방식으로 3사 합병이 이뤄진다면 셀트리온의 지분율이 낮은 서 회장의 지배력은 강화되는 동시에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효과까지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룹 승계 차원으로도 여겨질 수 있다.

서 회장의 합병 추진 전략은 과거 삼성그룹의 승계 플랜과도 유사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은 지난 2015년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미래전략실 주도하에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추진하면서, 이 부회장의 지분율이 낮은 삼성물산의 가치를 고의로 낮게 책정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당시 검찰은 이 부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삼성물산에 불리한 합병 비율로 주주에게 피해를 줬다고 봤다.

셀트리온 자사주 활용…지배력 강화 만능키로

서 회장은 셀트리온 주주들의 반대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간의 합병이 무산된 만큼 주주가치 제고를 통해 주주들을 다시 설득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셀트리온은 올해 들어 수차례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반복하고 있다. 서 회장은 최근 약 500억원 규모의 셀트리온의 자사주를 매수한다고 발표했다. 매수일은 오는 7월8일부터다.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와 계열사 셀트리온스킨큐어도 각각 960억원, 451억원 규모로 셀트리온 주식을 사들이기로 했다. 

현재 셀트리온은 지난달 28일 기준 979만3503주(4.39%)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보유 중이다. 여기서 지난 12일 소각한 물량(58만9276주)를 빼면 현재 자사주는 920만4227주(4.12%)에 해당한다. 올해 들어 셀트리온의 자사주 소각 규모는 약 9000억원에 달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셀트리온이 자사주의 매입이나 소각 등 자사주를 활용해 주주환원을 강화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분석한다. 셀트리온의 ‘자사주 활용’이 주주가치 제고보다는 서 회장의 지배력 강화의 만능키로 쓰일 것으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3사 합병' 성사를 통해 복잡한 지배구조를 단순화한 이후 장남인 서 대표를 중심으로 지주사 경영권을 물려주는 등 승계 구도를 완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서 회장은 1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자사주의 경우 주가만을 방어하려고 사는 것은 아니다”라며 “제 입장에서는 어차피 내야하는 상속세를 가지고 오너 2세들이 안정적으로 경영을 하게 하는 방법이 제 지분율을 키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의 지분율을 키우는 것 중에 가장 좋은 방법이 자사주를 사들여 소각하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주샛별 기자 jsb31660@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