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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 한진칼 이사회 노리나…'KCGI 시즌2' 재현 가능성은
호반그룹이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하며 지분을 늘리면서 이사회 진입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과거 행동주의 펀드 KCGI가 주도했던 경영권 분쟁 사례처럼 주주제안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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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그룹이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하며 지분을 늘리면서 이사회 진입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과거 행동주의 펀드 KCGI가 주도했던 경영권 분쟁 사례처럼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회 진입을 노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칼은 최근 호반그룹의 단순투자 목적 지분 취득에 대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칼은 최근 자사주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하면서 의결권을 부활시켰다.
호반건설은 최근 한진칼 지분을 장내에서 매수해 지분율이 17.44%에서 18.46%로 1.02%포인트 증가했다. 3월 기준 조원태 한진칼 회장과 특수관계인 등 우호지분은 20.09%로 1.63%포인트 차로 좁혀졌다.
한진칼이 8월 전까지 사내근로복지기금에 보통주 44만44주를 출연하면 0.65%가 우호 지분으로 더해지게 된다. 양측의 지분 격차는 2.28%포인트로 다시 한번 벌어지게 된다.
한진칼의 대응은 향후 표대결을 염두해 둔 행보도 읽힌다. 업계에서는 산업은행과 델타항공 등 우호지분의 존재로 인해 실제 경영권 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다만 호반건설이 밝힌 단순투자라는 설명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은 완전히 거둬지지는 않은 분위기다.
업계가 호반건설의 단순투자 설명을 믿지 못하는 건 호반건설이 과거 금호산업 인수에 도전한 전례가 있는 데다 대한전선, 대아청과, 삼성금거래소, 서울신문 등 여러 기업을 인수하며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호반건설이 과거 KCGI처럼 이사회 진입을 통한 경영권 확보를 노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KCGI는 2020년과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한진칼 정관변경과 사외이사 추천을 골자로 한 주주제안을 했지만 실패로 그쳤다.
다만 한진칼 이사회에 호반건설 측 인사를 채워넣기 위해선 정관변경이 이뤄져야 한다. 한진칼 이사회는 현재 사내이사 3인과 사외이사 8인으로 정원 11명을 모두 채운 상태다. 신규 이사를 선임하기 위해선 기존 이사의 임기 만료 시점에 맞춰 교체 추천을 하거나 정관 변경으로 이사 정수를 확대해야 한다.
정관변경은 주총 특별결의 사항으로 주총 출석 주주의 3분의 2이상과 발행주식총수 기준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호반그룹이 단독으로 특별결의 사안인 정관 변경을 통과시키기엔 역부족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사회 진입을 노리기 위해선 임기 만료 시점에 맞춰 후보자를 추천하는 방식이 현재로선 유력하다. 한진칼 이사 구성원 가운데 조원태 회장을 비롯해 하은용 재무총괄 부사장(CFO)의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된다. 사외이사 중에선 김석동, 박영석, 최윤희의 임기가 같은 시기 종료된다.
조 회장 측이 델타항공과 산업은행이라는 우호지분을 등에 업고 있어 호반의 이사회 진입도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델타항공은 14.9%, 산업은행은 10.58%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지분을 더하면 조 회장 측 우호지분은 50%에 육박한다.
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이 추가 지분을 매입하거나 제3자와의 연합을 형성해 KCGI 사례처럼 이사회 진입을 시도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다만 정관변경의 현실적 장벽과 우호지분의 견고함을 고려해 당장의 경영참여보다는 장기적 전략 투자의 성격이 짙다는 분석도 있다.
호반건설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불투명하지만 이전처럼 조용한 2대주주로 남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한도 증액에 반대 표를 던지기도 했다.
호반건설이 밝힌 대로 단순투자 목적이라 한다면 수익 면에서 배당 확대와 자사주 취득, 소각 등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한진칼의 배당수익률은 0.48% 수준으로 낮은 편이다.
호반그룹 관계자는 "기존 보유 지분에서 1% 정도를 추가로 매입한 것이기 때문에 어떤 의도를 가지고 지분율을 늘린 것은 아니다"라며 "그룹 차원에서 만족스러운 투자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지분을 취득한 것 뿐이다"라고 말했다.
한진칼도 최근 자사주 출연 결정에 대해 호반건설의 주식 취득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진칼 관계자는 "호반 측에서 단순투자 목적이라 밝힌 상황에서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없다"며 "초기 KCGI의 경영권 분쟁 때와 달리 산업은행이 주주로 합류한 상황이기에 지배주주의 지분이 부족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김진현 기자 ji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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