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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 '조카의 난' 재점화…이번엔 행동주의와 손 잡았다

Numbers_ 2024. 2. 1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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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 '조카의 난' 재점화…이번엔 행동주의와 손 잡았다

금호석유화학의 경영권을 놓고 '조카의 난'이 다시 불거졌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전 상무가 경영에 반기를 들며 시작된 갈등은 2년 전 사실상 일단락됐지만 그가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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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 본사 전경 [사진=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의 경영권을 놓고 '조카의 난'이 다시 불거졌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전 상무가 경영에 반기를 들며 시작된 갈등은 2년 전 사실상 일단락됐지만 그가 다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차파트너스와 지분동맹을 맺으면서 재점화한 모양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의 개인 최대주주 박 전 상무는 이달 15일 차파트너스자산운용(차파트너스)을 특별관계자로 추가했다. 그는 금호석유화학 지분 9.10%를 보유하고 있으며 차파트너스는 0.03%를 갖고 있다. 이로써 차파트너스를 포함한 특별관계자 6인의 지분까지 합해 지분율을 총 10.88%로 늘리게 됐다.

박 전 상무는 이날 공식 입장문도 발표했다. 금호석유화학 개인 최대주주로서 △기업 거버넌스 개선 △소액주주 권리 보장 △경영진 감시와 견제를 위해 필요한 권한을 차파트너스에 위임한다는 내용이다. 

그는 입장문을 통해 "전체 주식의 18%에 달하는 대규모 미소각 자사주가 소액주주의 권익을 침해하며 부당하게 활용될 가능성을 인식하고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금호석유화학의 개인 최대주주로서 회사의 기업거버넌스 개선, 소액주주의 권리 보장, 경영진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위해 필요한 권한을 차파트너스에 위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박 전 상무로부터 주주제안권을 위임받은 차파트너스는 내달 개최 예정된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자사주 소각에 관한 정관 변경 △자사주 소각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등을 주주제안했다고 밝혔다. 차파트너스는 남양유업과 사조오양, 맥쿼리인프라 등을 대상으로 행동주의에 나선 이력이 있다.

앞서 금호석유화학의 경영권 분쟁은 2021년 1월 박 전 상무가 박 회장과 특별관계자가 아니라는 점을 공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그는 회사에 이사 선임, 배당 확대 등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서를 발송했다. 주주총회에서 표대결을 벌여 자신의 측근을 사외이사에 앉혀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었다.

그러나 박 전 상무의 주주제안은 2년에 걸친 주주총회에서 모두 부결됐다. 이후 2022년 7월에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박 전 상무와 동갑인 박준경 부사장(현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조카의 난’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경영권 다툼에서 물러난 박 전 상무가 다시 표 대결을 예고한 것은 최근 정부를 중심으로 시작된 주주환원 정책 강화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최근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결을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상장사들도 배당을 늘리거나 자사주를 소각하는 등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박 전 상무와 차파트너스의 비판에 공식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