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porate Action/주식

범현대家 후성, '주가 부침'에 유증 자금조달 축소 불가피

Numbers 2024. 2. 25. 09:18

▼기사원문 바로가기

 

범현대家 후성, '주가 부침'에 유증 자금조달 축소 불가피

범현대가(家) 소속 반도체 특수가스 제조기업 후성의 자금조달 계획에 빨간불이 켜질 전망이다.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주당 발행가액을 결정하는 주가가 연일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www.numbers.co.kr

 

(사진=후성)


범현대가(家) 소속 반도체 특수가스 제조기업 후성의 자금조달 계획에 빨간불이 켜질 전망이다.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주당 발행가액을 결정하는 주가가 연일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당초 후성은 유상증자를 통해 1013억원을 확보할 계획이었으나, 못해도 870억원선까지는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후성은 오는 26일 유상증자 1차 발행가액을 결정한다. 최종 확정가액은 아니지만, 1차 발행가액과 2차 발행가액 중 낮은 가액으로 확정되기 때문에 이날 조달 규모 최대치가 판가름난다고 볼 수 있다.

현재까지 후성의 주가 추이를 봤을 때 전체 조달 자금 규모는 큰 폭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지난달 1만~1만1000원에서 거래되던 회사의 주가는 지난달 25일 유상증자 결정 이후 8000원대로 주저앉아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주가가 부진하다 보니 거래량 대비 거래대금을 늘리는데도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유상증자 결정 직전일까지 총 17거래일(1월 2일~24일)간의 거래량은 656만6075주, 거래대금은 670억원으로 집계된다. 하지만 유상증자 결정 이후 이날까지 총 20거래일(1월 29일~2월 23일)간에는 거래량은 752만2746주으로 더 많은 반면, 거래대금은 655억원에 그친다.

거래량 대비 낮은 거래대금은 이번 유상증자의 조달 자금 규모로 직결된다. 1차 발행가액이 오는 26일 기준 1개월, 1주일 가중산술평균주가의 평균치를 바탕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가중산술평균주가는 특정 기간 총 거래대금을 총 거래량으로 나눠 산출한 값이다. 아직 26일 주가를 알 수는 없지만, 이날까지의 거래량과 거래대금을 토대로 계산한 후성의 가중산술평균주가는 1개월 8710원, 1주일 8943원이다.

기준주가는 1개월 가중산술평균주가(8710원)와 1주일 가중산술평균주가(8943원), 마지막 날 종가(23일 8760원) 중 가장 낮은 금액으로 결정된다. 여기에 후성이 책정한 20% 할인율과 증자비율 등을 반영해 발행가액을 산출한다. 기준주가를 8710원으로 가정했을 때 1차 발행가액은 기존 예정가액보다 13.6% 낮은 6782원이다.

6782원을 이번 유상증자 주식수 1290만3226주로 곱한 총 조달 금액은 875억원으로 추산된다. 당초 계획한 1013억원보다 138억원 적다.



최종 발행가액은 같은 방식으로 도출한 2차 발행가액(기산일 4월 4일)과 1차 발행가액 중 낮은 금액으로 확정한다. 따라서 다시 후성의 주가가 상승해 2차 발행가액이 더욱 높게 나타나더라도 1차 발행가액을 기준으로 조달 금액을 결정하게 된다. 조달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은 있지만, 이보다 확대될 리는 없는 것이다.

자금 사용 목적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후성은 당초 1013억원 규모 유상증자 통해 883억원을 시설자금(이차전지 등)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13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집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상황으로는 시설자금에 유상증자 조달 금액 전부를 투입해도 모자른 상황이다.

후성 측은 “부족자금은 자체자금, 금융권 차입 등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후성은 현대그룹의 방계로 분류된다.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여동생인 故 정희영 여사와 그의 남편 故 김영주 한국프랜치공업 명예회장 사이에서 태어난 차남 김근수 회장이 창업주다. 최대주주는 2세인 김용민 총괄부회장(22.28%) 김 회장(12.35%), ㈜후성홀딩스(6.67%), 일광이앤씨(4.39%), 후성정공(0.48%) 퍼스텍(0.41%), 한국내화(0.39%) 등 계열사로 구성됐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