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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채권단 주도로 워크아웃(재무개선작업)을 진행 중인 아스트가 또다시 전환사채(CB) 발행에 나섰다. 만기가 다가오는 차입금 상환을 위해 새롭게 CB를 찍어내는 것이다. 총 910억원 규모로 발행을 예고한 가운데 250억원을 만기 30년의 영구CB로 발행키로 하면서 자본확충 가능성도 열렸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스트는 총 910억원의 CB 발행을 추진 중이다. 10회차 CB(360억원), 11회차 CB(250억원), 12회차 CB(300억원) 등 3개로 구성됐다. 조달한 자금은 반대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른 차입금과 올해 만기되는 채권 상환 등에 쓰일 예정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이들 CB의 전환가액이 모두 액면가인 500원으로 산정됐다는 점이다. 지난달 29일 종가 대비 55% 낮은 가격이다. CB 투자자들은 아스트의 주가가 액면가 아래로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원금 손실을 볼 위험이 없고 주가 상승시 보통주 전환을 통한 차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
유리한 조건으로 구조를 설계한 영향인지 10회차 CB에는 기존 채권단 리스트에 없는 새로운 재무적투자자(FI)들이 합류했다. △하나에버베스트 기업재무안정 사모투자합자회사(에버베스트파트너스·130억원) △우리큐 기업재무안정 사모투자합자회사(큐캐피탈파트너스·170억원) △유일성장기업구조혁신 신기술투자조합(유일기술투자·60억원) 등 3곳으로 모두 구조조정 전문 하우스에서 출자한 펀드다.
11회차 CB와 12회차 CB는 아스트의 최대주주인 알파에어로가 책임지기로 했다. 알파에어로는 유암코가 업무집행사원(GP)으로 운용하는 기관전용 사모투자합자회사다.
두 CB의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동일하게 3%다. CB 발행 목적은 아스트가 알파에어로에게 빌린 차입금 상환이다. 아스트가 기존 차입금을 상환할 여력이 되지 않자 새로운 CB로 바꿔 만기를 연장하는 방식이다.
이중 250억원 규모인 11회차 CB는 신종자본증권으로 발행된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통상 30년 이상으로 길어 영구채로 불린다. 또한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자본 확충 수단으로 주로 활용된다.
이번 11회차 CB는 30년 만기에 2년 후 조기 상환이 가능한 콜옵션이 붙었다. 다만 2년 후부터 시장 상황에 맞춰 금리가 올라가는 스텝업 조항이 발동된다. 최초이자율은 3%이지만 3년 뒤부터는 시장이자율+가산금리 2%가 적용된다.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금리도 상승해 재무 관리의 변수가 될 수 있는 만큼, 사실상 2~5년 만기의 회사채의 성격이 짙다.
아스트가 영구채 발행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결손금이 쌓여가는 상황에서 재무건전성을 개선할 방법은 자본성증권 발행밖에 없다. 아스트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390.6%로 2년 사이 156.9%p 치솟았다. 같은 기간 결손금은 551억원에서 1375억원으로 2.5배 늘었다. 결손금이 자본을 갉아먹은 탓에 자기자본은 2018년보다 낮은 1056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11회차 CB는 아스트의 재무구조 개선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해당 CB의 발행대금이 자본으로 반영되면 회사의 자본총계는 250억원 늘어나고 차입금 상환까지 마칠 경우 부채가 250억원 줄어든다. 11회차 CB만으로 부채비율이 90%p가량 감소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아스트 측은 “채권단협의회에서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대주주가 영구CB 인수로 자본확충을 진행키로 결의했다”며 “조달 자금은 알파에어로 차입금 250억원의 상환으로 납입을 상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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