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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자닌 투자파일] 코퍼스코리아, 제로금리 CB 발행…200억대 'FCF' 눈길

Numbers_ 2024. 5. 23.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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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자닌 투자파일] 코퍼스코리아, 제로금리 CB 발행…200억대 'FCF' 눈길

콘텐츠 전문기업 코퍼스코리아가 전환사채(CB)를 발행해 리파이낸싱에 나선다. 기발행 CB의 조기상환에 대비한 것이다. 지난해 들어 영업이익이 다소 감소했지만 ‘제로(0)’ 금리로 자금을 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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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코퍼스코리아

 
콘텐츠 전문기업 코퍼스코리아가 전환사채(CB)를 발행해 리파이낸싱에 나선다. 기발행 CB의 조기상환에 대비한 것이다. 지난해 들어 영업이익이 다소 감소했지만 ‘제로(0)’ 금리로 자금을 조달한다. 자체 현금창출력에 기반한 안정적인 캐시플로우가 투자 매력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코퍼스코리아는 이달 20일 이사회를 열고 260억원 규모의 4회차 사모 CB 발행을 결정했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모두 0%로 책정했다. 사채 만기일까지 별도의 이자부담이 없는 조건이다. 만기는 4년 후인 2028년 5월 22일이다.
 


CB 발행에는 다수의 재무적투자자(FI)가 인수자로 참여했다. 국내 메자닌 시장 주요 플레이어로 유명한 수성자산운용(40억원)과 에이원자산운용(30억원), 라이프자산운용(30억원), 오라이언자산운용(20억원) 등이 다수의 펀드로 CB를 인수하기로 했다. 제이비우리-디에스 콘텐츠 신기조합(100억원), 키움-디에스 메자닌 블라인드 신기술투자조합(30억원), 신영증권(10억원) 등도 투자에 참여한다.

4회차 CB로 조달한 자금 260억원 가운데 운영자금 80억원을 제외한 180억원은 3회차 CB 상환에 투입된다. 기존 CB 원금을 상환하기 위해 새로운 CB를 발행하는 것이다. 3회차 CB는 2021년 8월 300억원 규모로 발행됐다.

3회차 CB는 2022년 하반기부터 보통주 전환이 이뤄졌다. 약 56억원 정도가 주식으로 전환됐다. 여기에 지난해 8월부터 조기 상환이 잇따라 청구되며 185억원 정도의 잔액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차환용 CB를 발행하는 것은 3회차 CB의 주식전환 가능성이 희박해진 탓이다. 해당 CB의 최초 전환가액은 3405원이었다. 주가 하락에 따른 리픽싱(전환가액 조정)으로 최저 한도인 2724원까지 낮아졌다. 코퍼스코리아의 주가는 지난해 말 2000원 아래로 떨어진 이후 현재 1445원까지 하락해 CB 전환가액과 괴리가 큰 상황이다.

코퍼스코리아 입장에서는 금융기관 차입 대신 제로금리 CB 발행으로 만기를 연장하고 금융 비용 누수를 막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지난해 말 기준 회사의 총차입금은 연결기준 579억원이다. 시중 은행에서 연간 4.59%~6.63%대로 돈을 빌렸다. 영업이익이 지난해 17억원으로 전년(91억원) 대비 81%가량 감소했는데, 이자비용으로만 28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최근 금리추세 고려했을 때 코퍼스코리아가 260억원을 은행권 차입으로 조달했다고 가정하면 매년 대략 13억원 정도의 이자 부담을 더 져야한다. 이 같은 점에서 이번 제로금리 CB 발행은 이자부담을 낮추는 데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코퍼스코리아의 200억원대 잉여현금흐름(FCF)이 눈길을 끈다. 이번 CB 발행 목적이 대부분 ‘채무상환’임에도 다수의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지난해 영업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FCF는 255억원으로 전년(170억원)보다 50% 증가했다. -47억원이었던 2022년 대비해선 순유입세로 전환했다.
 


이는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에서도 드러난다. 회사의 영업이익은 감소했지만 현금창출력을 가늠할 수 있는 EBITDA는 이렇다할 타격이 없었다. 오히려 2022년 175억원에서 지난해 253억원으로 44.6%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2.6% 늘어난 447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에 따른 EBITDA 마진율은 72.2%다. EBITDA 마진율은 EBITDA에서 매출액을 나눈 것으로 매출액 중 감가상각비와 세금, 이자 차감 전 이익이 어느정도 되는지를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다.

EBITDA는 영업이익에 유무형자산에서 발생하는 감가상각을 더했다고 보면 된다. 코퍼스코리아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은 급감했지만 무형자산 감가상각비용이 대거 발생했다. 회계추정 변경 영향이다. 지난해부터 경제적 실질을 반영하기 위해 판권의 추정 내용연수를 계약기간에서 5년 이내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47억원의 무형자산상각비가 추가로 반영됐다. 영업이익과 EBITDA가 정반대 흐름을 보이게 된 배경이다.

넉넉한 이익잉여금도 투자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코퍼스코리아의 올해 1분기 이익잉여금은 250억원으로 집계됐다. 부채총계가 793억원이지만 이익잉여금 덕분에 자기자본이 520억원이 넘어 부채비율은 153% 수준에 그쳤다. 코퍼스코리아가 발행사 우위의 조건으로 투자를 진행하게 된 배경으로 풀이된다.

코퍼스코리아 관계자는 “설립 이후 꾸준히 콘텐츠 배급사업을 해오면서 다져진 인프라가 투자매력을 높인 것으로 본다”며 “최근에는 배급 노하우, 인프라를 기반으로 드라마 제작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데다 웹툰 등 콘텐츠 지식재산권(IP) 개발까지 확장하고 있어 성장성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