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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수 MG손보 '무응찰'…금융당국, 청산vs재입찰 기로

Numbers_ 2024. 7. 2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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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수 MG손보 '무응찰'…금융당국, 청산vs재입찰 기로

MG손해보험이 새 주인 찾기에 또 실패했다. 벌써 세 번째다. 이번에는 지난 두 차례와 달리 정부의 자금 지원 의지도 강하고 예비입찰도 순조로웠기에 타격이 더 컸다. 재입찰 추진과 청산 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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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강남구 MG손해보험 본사 전경 / 사진 제공=MG손해보험


MG손해보험이 새 주인 찾기에 또 실패했다. 벌써 세 번째다. 이번에는 지난 두 차례와 달리 정부의 자금 지원 의지도 강하고 예비입찰도 순조로웠기에 타격이 더 컸다. 재입찰 추진과 청산 절차 돌입이라는 기로에 선 금융 당국의 고심만 깊어졌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MG손보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가 실시한 본입찰 결과 아무 곳도 참여하지 않으며 무산됐다. 국가계약법상 예비입찰에 들어오지 않으면 본입찰에 뛰어들 수 없다는 조항 때문이다.

앞서 예비입찰에 뛰어든 곳은 국내 사모펀드(PEF) 데일리파트너스와 미국계 금융전문 PEF JC플라워다. 예금보험공사는 이들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검토에서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예보는 이번에 매각에 실패하면 청산 절차까지 돌입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시장 안정과 보험계약자 보호 등 복합적인 요소를 고려해 관계 당국과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MG손보는 재보험사 및 보증보험사를 제외한 손해보험업계 자산 규모 10위다. 다만 세부 지표는 비슷한 순위권의 다른 손보사에 뒤처진다. 

지난해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K-ICS)은 경과조치를 적용받았음에도 불구하고 76.94%에 그쳤으며 올해 1분기 기준으로는 52.12%로 더 떨어졌다. 이는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에 한참 못 미친다. 자기자본이 156억원에 불과한 여파다. 

특히 당기순이익과 자산총이익률(ROA), 영업이익률 모두 마이너스로 재무 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이다.

금융 업계 관계자는 "MG손보 매각가는 2000억~3000억원 수준으로 비교적 낮은 수준에 형성돼 있다"며 "예비인수자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인수가격으로 손해보험업 사업권을 따낼 수 있는 기회지만 재무 건전성이 낮은 점이 큰 리스크"라고 말했다.

예보는 이번 3차 매각에서 예금자보험법 제37조에 의거 재무 건전성 개선을 위해 4000억~5000억원을 지원할 뜻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화를 위한 자금은 약 1조 원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이를 감안해도 MG손보 인수와 정상화까지는 못해도 8000억원 안팎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MG손보 최대주주는 지분 95.5%를 보유한 국내 PEF JC파트너스다. MG손보는 2022년 금융위원회로부터 부실 금융회사로 지정되면서 매각 절차를 밟게 됐다. 

JC파트너스는 금융위의 부실 금융회사 지정에 반발해 소송전에 나섰으나 1심에서 법원이 금융위 손을 들어주면서 매각 작업이 이어졌다. 금융위의 업무 위탁을 받아 매각 작업은 예보가 맡았다.

지난 3월부터 본격화된 세 번째 매각 작업은 1, 2차와 달리 예비입찰에 복수의 원매자가 참여해 매각 성사에 대한 기대가 이전에 비해 높았다. 하지만 MG손보의 낮은 재무 건전성이 발목을 잡았다.

또 JC파트너스가 1심에 불복하고 항소한 상태라 사법리스크 역시 큰 부담이다. JC파트너스 입장에서 인수자가 MG손보의 부실자산은 인수하지 않고 우량자산만 인수하는 P&A 방식을 선택하면 이때까지 인수 및 운영자금으로 투입한 자금 회수가 어렵기 때문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사법리스크와 인수 후 정상화까지 큰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MG손보의 기업 가치가 거기에 부응할 정도로 높지 않자 예비입찰자들이 본입찰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앞서 MG손보는 두 차례 매각 작업이 무산됐다. 지난해 1월 예비입찰에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아 유찰됐으며 같은 해 10월 한 곳의 PEF만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해 무산됐다.

박준한 기자 bigstar102@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