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분쟁 드림팀]① 한미약품 형제에 승리 안겼던 광장·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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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분쟁 드림팀]① 한미약품 형제에 승리 안겼던 광장·지평

 

국내 최고 경영권 분쟁팀을 소개합니다.

 

 

한미약품그룹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의 시작은 오너일가의 상속세 문제였다. 상속세 해결을 위해 수년간 투자 유치를 추진했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이에 모녀(송영숙·임주현)는 올해 1월 OCI그룹과의 통합 작업을 주도했다.

하지만 모녀는 OCI그룹과의 통합 작업에서 형제(임종윤·임종훈)를 배제한다. 당시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현 사내이사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현 대표의 지분은 각각 9.91%, 10.56%. 총 20.47%에 달했다. 

이에 형제는 법원에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한미사이언스가 OCI홀딩스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유상증자를 막아달라는 취지였다.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이뤄지는 유상증자는 위법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법원은 한미사이언스가 수년간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었다며 형제의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3월 주총에서 뒤집힌 승패...광장과 지평, 주주 설득 성공

 

법원이 한미사이언스의 유상증자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면서 형제가 OCI그룹과의 통합을 막을 방법은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대결을 벌여 이사회를 장악하는 것뿐이었다. 3월 정기 주총을 앞두고 한미사이언스 지분 7.66%를 들고 있던 국민연금공단이 모녀의 손을 들어주자 한때 형제측의 패색이 짙어졌다. 이미 형세는 모녀로 기울어진 상황이었다. 

형제의 특수관계인 포함 총 지분율은 28.42% 수준이었던 반면 모녀 측의 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율은 35%였다. 여기에 국민연금이 모녀 편에 서면서 우호지분은 42.66%에 달했다. 이대로 정기 주총이 진행됐다면 형제의 패배는 확정적이었다. 결국 소액주주(지분 23.25%)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12.43%)의 표심을 가져오는 것이 중요했다. 

형제 편에서 법률 대리를 맡던 곳은 법무법인 광장과 지평이다. 광장과 지평의 역할은 소액주주와 신 회장을 포함한 창업주 가족 외 주요주주들을 설득하는 것이었다. 

문호준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당시 상황에서 가능성이 있는지, 가능하게 하려면 무엇이 중요한지 전략을 세우는 게 굉장히 중요했다"며 "처음부터 소액주주, 창업주 가족 이외의 주요주주들을 설득하는 작업을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지평 측도 "여러 주주들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논리를 개발했고, 주주에 대한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 및 위임장 확보에 관한 쟁점을 검토하고 대응 방안을 자문했다"고 전했다. 

그 결과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에 모인 소액주주와 신 회장, 고(故) 임성기 선대회장의 조카들이 형제 편에 서면서 정기 주총에서 형제가 극적으로 승리했다. 이에 모녀가 추진하던 OCI그룹 통합 작업도 철회됐다. 

(위에서부터 시계 방향) 성창호, 문호준, 이승환, 송희, 오주현 변호사 /그래픽=박선우 기자, 자료=법무법인 광장 홈페이지

광장과 지평 모두 경영권 분쟁, 인수·합병(M&A), 기업 지배구조 등 기업 자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변호사들을 투입했다.

대리인단에 이름을 올린 광장의 성창호(연수원 25기) 변호사는 서울고법, 서울중앙지법, 서울동부지법, 서울남부지법, 수원지법 등에서 24년간 판사로 근무했다. 특히 기업소송, 가처분 사건 등을 다수 처리했다. 지난해 광장에 합류했다.

문호준(연수원 27기) 변호사는 경영권분쟁팀장으로 적대적 인수합병, 기업지배구조, 사모펀드 등의 분야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또 이승환(연수원 36기), 오주현(변호사시험 5회), 송희(변호사시험 10회) 변호사 등이 이번 사안을 맡았다. 

광장은 △SM엔터테인먼트 △메리츠화재와 한화손해보험 △KCC와 현대그룹 △SK와 소버린자산운용 △KT&G와 칼아이칸 △한진칼과 KCGI 등 경영권 분쟁에서 다수의 실무 경험이 있다. 

 

(위에서부터 시계 방향) 이행규, 배기완, 김강산, 권준희, 서민아 변호사 /그래픽=박선우 기자, 자료=법무법인 지평 홈페이지

지평에서는 자본시장·PE그룹장 이행규 변호사(연수원 28기)가 나섰다. 경영권 분쟁 대응센터 분쟁 대응 팀장 배기완(연수원 37기) 변호사와 서울중앙지법, 서울서부지법, 서울북부지법 등에서 판사로 근무한 김강산(연수원 31기) 변호사도 공동대리인단에 참여했다. 서민아(변호사시험 8회), 권준희(변호사시험 9회) 변호사 등도 이름을 올렸다.

지평은 2022년 좋은사람들의 기존 경영진이 허위로 임시 주주총회 의사록을 작성하고 이를 토대로 임원 변경에 관한 법인등기신청을 해 경영권 유지를 시도하는 상황에서 소수주주 측을 대리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또 기존 경영진의 횡령 배임을 적극적으로 입증해 직무집행정지 및 직무대행자 선임 가처분 신청 승소 결정을 이끌어 냈다. 

사조산업을 대리해 소수주주 측이 신청한 회계장부열람등사 가처분 사건에서 승소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당시 지평은 소수주주 측이 제기한 의혹이 추측에 불과하고 해외법인에 대한 투자는 경영 판단에 의한 것이라는 점 등을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결국 법원의 기각 결정을 받을 수 있었다.

유한새 기자 sae@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