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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레벨 탐구] ‘복장 자율’ 이끈 장재훈 현대차 사장, 친환경차 리더 되나

Numbers_ 2024. 9. 1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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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레벨 탐구] ‘복장 자율’ 이끈 장재훈 현대차 사장, 친환경차 리더 되나

기업 최고 의사결정권자(CEO, CFO, COO, CIO 등)의 과제와 성과를 소개합니다. 전기자동차(EV)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에도 현대자동차는 휘청이지 않았다. 현대차의 2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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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최고 의사결정권자(CEO, CFO, COO, CIO 등)의 과제와 성과를 소개합니다.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사장)가 2024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향후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차


전기자동차(EV)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에도 현대자동차는 휘청이지 않았다. 현대차의 2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6.6% 증가한 45조206억원, 영업이익은 0.7% 늘어난 4조279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분기 사상 최대치다.

전기차 캐즘에 따른 자동차 업계의 불황에도 현대차의 실적이 나쁘지 않은 이유는 장재훈 대표이사(사장)의 ‘다다익선 전략’과 연관된다. 전기차, 하이브리드, 수소전기차까지 다양한 친환경차 파워트레인을 갖춘 현대차만의 장점을 최대로 활용해보자는 것이다.

장 사장은 ‘현대웨이(Hyundai Way)’를 본격화한다. 지난해 내세웠던 ‘현대모터웨이(Hyundai Motor Way)''보다 더 포괄적인 개념으로 투자비 증액뿐 아니라 다양한 친환경차 라인업을 갖춘 유일한 브랜드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목적이다.

 

현대차 복장자율 이끌어...코로나19 대유행에도 실적 선방

 

1964년생인 장 사장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지난 2019년 경영지원본부장(부사장) 시절 현대차 사내 복장자율제도 시행을 주도한 인물이다. 장 사장은 또 현대차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타운홀미팅을 현대차그룹 서울 양재동사옥 로비에서 주재하는 등 임직원 간 소통의 벽을 허물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특히 국내사업본부와 제네시스사업본부를 함께 맡아 현대차 임원 중 가장 바빴다.

현대차는 장 사장의 노력을 높이 평가해 2020년 12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내사업본부와 제네시스사업본부를 담당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고, 조직문화 혁신 등을 주도했다”며 “전사 차원의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추진할 책임자로 꼽힌다”고 밝혔다.

장 사장은 대표이사에 오른 첫 해인 2021년 코로나19가 대유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3.9% 증가한 389만981대 판매를 이끌었다. 국내 판매대수는 7.7% 감소한 72만6838대였지만,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수요가 회복되며 해외 판매가 7.0% 증가한 316만4143대를 기록했다.

장 사장은 이후 해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가 시장의 주목을 받으면서 현대차 내부에서 신임을 얻게 됐다. 그는 올 3월 양재동 사옥에서 열린 제5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선임돼 오는 2027년까지 임기를 연장하게 됐다.

 

HDP·수소전기차 실패해도...유연하게 대응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사장)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4 CEO 인베스터데이'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향후 계획 등을 밝히고 있다. /사진=조재환 기자

 
현대차의 재신임을 받은 장 사장에게도 난관은 있었다. 2021년 9월 제네시스사업본부장 당시 온라인 영상을 통해 2025년에 생산하는 모든 차량이 수소전기차와 순수전기차 등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또 2023년 출시될 것으로 전망됐던 스타리아 수소전기차 출시도 불발됐다. 특히 2023년 하반기부터 제네시스 G90 등에 탑재될 것으로 전망됐던 3단계 자율주행 기능인 ‘고속도로자율주행(HDP)’도 내부 사정으로 불발됐다.

장 사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24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유연한 대응을 목적으로 한 현대웨이를 내세웠다. 우선 제네시스 브랜드는 순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모델로 대응하고 수소의 경우 차량 대신 수소연료전지 등 다양한 사업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장 사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내년 5월 넥쏘 신형 모델이 출시되지만 앞으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진화·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소연료전지 애플리케이션을 많이 가져가면 자동차뿐 아니라 지게차, 산업용 전지, 산업용 발전기 등 많은 부분까지 바라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장 사장 체제의 현대차는 앞으로 포티투닷과 협력해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생태계를 정립할 계획이다. 최근 포티투닷이 다양한 차량을 대상으로 서울 시내에서 자율주행 테스트를 진행하는 만큼 자율주행 분야에서 여전히 자신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북미시장 EREV 투입...TSR 35% 달성 목표


장 사장은 또 북미 시장과 중국 시장 등에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EREV)를 투입한다는 전략도 밝혔다. EREV는 엔진이 전기차의 배터리 충전을 돕는 개념으로, 현대차는 EREV가 투입되면 최대 900㎞ 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EREV를 국내에 투입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적절한 시간이 되면 말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장 사장은 전기차뿐 아니라 하이브리드 시장 강화에도 힘쓴다. 이를 위해 10년간 37조4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또 울산 신규 전기차 전용 공장 설립과 전기차 인프라 투자에 쓰이는 설비투자(CAPEX)에도 50조8000억원을 쓴다. 모셔널, 포티투닷 등과 함께 로보택시를 만들기 위해 7조4000억원을 투자한다.

그는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TSR) 35%를 달성하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을 평균 11~12%로 높이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상위 10대 기업 중 최초로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장 사장은 이에 대해 “배당뿐 아니라 자사주 매입, 시장의 기대 등에 대해 선제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라는 생각으로 먼저 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조재환 기자


조재환 기자 cho@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