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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레벨 탐구] 'M&A 산증인'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 지배 개편 묘수 통할까

Numbers_ 2024. 9. 1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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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레벨 탐구] 'M&A 산증인'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 지배 개편 묘수 통할까

기업 최고 의사결정권자(CEO, CFO, COO, CIO 등)의 과제와 성과를 소개합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그룹이 최근 진행 중인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이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두산밥캣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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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최고 의사결정권자(CEO, CFO, COO, CIO 등)의 과제와 성과를 소개합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5월 체코 플젠시에 위치한 두산스코다파워를 방문해 원전의 핵심 주기기인 증기터빈 생산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두산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그룹이 최근 진행 중인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이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두산밥캣과 두산에너빌리티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이자 대표이사를 역임한 그룹 재무통이다. 분할합병에 대한 여론의 반발이 많은 만큼 이번 지배구조 개편을 원만하게 해결하는 게 박 대표의 최근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유동성 압박' 두산에너빌리티 구원 등판

 

박 대표는 1966년생으로 연세대 경영학과와 미국 듀크대 경영학석사(MBA)를 졸업했다.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과 연세대학교 84학번 동문이다. 대학때부터 오너일가와 오랜 기간 친분을 쌓아온 만큼 상호 신뢰가 두터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두산그룹의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꼽힌다. 다만 순혈 두산 출신은 아니다. 2004년 ㈜두산 전략기획본부 CFP(Corporate Financing Project)팀으로 합류해 그룹의 인수합병(M&A)과 자산매각 등 구조조정 작업을 담당했다.

 

두산그룹은 과거 OB맥주를 매각하면서 M&A를 통해 성장해온 그룹이다. CFP팀은 이 과정에서 그룹의 핵심 M&A를 담당했던 조직이다. 조직은 계열사 및 외부에서 영입한 인사 10여명으로 구성됐다. 두산그룹은 CFP팀을 구성하기 위해 제너럴일렉트릭(GE), 맥킨지, 보스턴컨설팅그룹(BVG) 등에 수차례 컨설팅을 의뢰하며 조직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2007년 두산인프라코어는 현재 두산그룹의 핵심 캐시카우인 두산밥캣을 인수했다. 당시 두산밥캣의 인수도 박 대표가 속해있던 CFP팀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고려산업개발, 대우종합기계, 미쓰이밥콕 등도 CFP팀의 주요 공로로 꼽힌다.

 

박 대표는 CFP팀을 거쳐 2013년 두산인프라코어 재무관리부문 전무로 승진하며 처음으로 CFO를 맡았다. 이후 2015년 ㈜두산 지주 부문 부사장(CFO), 2018년 두산밥캣 대표이사(CFO), 2020년 7월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CFO) 등 두산그룹에서 CFO로 10년 이상을 보냈다.

 

박 대표는 2020년 7월 비정기 인사로 두산에너빌리티의 CFO로 부임했다. 두산그룹은 당시 채권단 관리 체제에 놓여있어 재무 건전성이 심각하게 악화된 상태였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3조원의 자금을 빌렸으며 이를 갚기 위한 그룹차원의 매각과 구조조정이 진행됐던 시기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두산에너빌리티의 재무 정상화를 꾀할 구원투수로 박 대표가 이동했다.

 

당시 박 대표는 김민철 ㈜두산 CFO와 함께 두산그룹의 재무 정상화 작업을 진행했다. 그룹 차원에서 두산솔루스(현 솔루스첨단소재)와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 등 핵심 계열사를 매각했다. 또 두산중공업은 골프장 클럽모우CC를 1850억원에 하나금융-모아미래도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두산그룹은 2019년 12월 두산메카텍 지분 100%를 두산에너빌리티에 현물출자했다. 또 2021년 박정원 회장 등 오너 일가는 보유하고 있던 두산퓨얼셀 지분 14.7%를 두산에너빌리티에 무상증여하면서 두산에너빌리티의 자본을 확대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두산그룹은 2022년 2월 채권단 체제를 졸업하게 됐다.

 

 

두산밥캣 분할 등 '지배구조 개편' 총책

 

두산그룹은 최근 두산에너빌티의 자회사 두산밥캣을 떼어내 두산로보틱스 아래로 이동시키는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두산을 포함해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등 그룹사 전반적인 의사결정을 거쳐 진행되고 있다.

 

김 대표는 CFO이자 대표이사로서 두산에너빌리티에서 이를 총괄하고 있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김 대표 산하에 강석주 두산에너빌리티 Finance 총괄(전무)이 두산로보틱스와의 분할합병 계약에 대한 의안 설명을 맡았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을 떼어내면서 원전과 터빈 사업에 집중하겠단 계획이다. 두산밥캣을 분할하면서 7243억원 가량의 부채를 이전하고 비핵심 사업을 매각해 4831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된다. 차입금 감소로 추가 차입 여력이 생기고 현금을 보유해 1조원 수준의 신규 투자 여력이 발생한다.

김 대표의 당면 과제는 앞으로 예정된 분할의 원활한 진행과 주주총회 통과를 위한 주주들의 설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8월 4일 박 대표는 주주서한을 통해 체코 원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향후 수주 기대감과 전망, 두산밥캣 분할의 당위성에 대해 설명했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