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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입 경영' 영풍, MBK 공개매수 지원 '여신한도' 늘렸다

Numbers_ 2024. 9. 30.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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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입 경영' 영풍, MBK 공개매수 지원 '여신한도' 늘렸다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노리는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 가격을 올렸다. 이에 따른 추가 자금은 영풍이 지원했다. 영풍은 이를 위해 단기 차입 여신 한도를 추가로 열었다. 일시적으로 급전을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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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좌), 장형진 영풍 고문(우)/사진 제공=각 사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노리는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 가격을 올렸다. 이에 따른 추가 자금은 영풍이 지원했다. 영풍은 이를 위해 단기 차입 여신 한도를 추가로 열었다. 일시적으로 급전을 유치한 것인데 '현금 중심'을 외친 기존 경영 전략과 대비됐다. 

MBK파트너스는 26일 기존 대비 13.6% 오른 75만원으로 공개매수 가격을 정정한 새 신고서를 제출했다. 

고려아연 공매개수를 위해 필요한 자금은 최대 수량 기준 1조9998억원에서 2조2721억원으로 늘어나 2714억원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다.

이미 MBK파트너스는 5101억원을 금융기관에 예치한 상태다. NH투자증권을 통해 인수금융 1조4906억원 조달도 완료했다. 가격 상향에 따른 추가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서 영풍이 버팀목 역할을 자처했다. 영풍은 공개매수 직후 MBK파트너스와 의결권 공동 행사를 약속한 만큼 MBK파트너스에 지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영풍은 2713억원을 9개월간 빌려 쓰는 조건으로 대여했다.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를 통해 취득한 주식에 대해 NH투자증권 다음 후순위 질권을 갖는다.
 


눈길을 끄는 점은 영풍이 대여금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차입을 했다는 점이다. 영풍은 단기성 여신 한도를 기존 1717억원에서 4717억원으로 3000억원 증액했다. 차입 약정액 가운데 약 2700억원을 인출해 MBK파트너스에 빌려준 것으로 관측된다. 

영풍은 현저히 낮은 재무비율을 유지하며 재무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두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이는 황해도 실향민 출신의 창업주 경영 철학에서 비롯됐다. 올해 상반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 부채비율은 36%이며 순차입금비율은 마이너스다. 총 차입금 규모(1119억원) 보다 보유 현금성자산(1761억원)이 더 많은 사실상 무차입 경영 중이다.

이례적으로 공개매수를 위해 한도대출을 사용한 것이다. 이는 실적 부진에 따른 현금 부족 현상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26억원을 기록했다. 석포제련소 가동률 하락에 따른 이익 감소와 운전자본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한도 대출을 사용한 것과 관련해 비용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영풍은 MBK파트너스에 차입하는 대가로 연간 5.7%에 해당하는 155억원의 이자를 수취할 예정이다. 영풍의 단기차입 금리가 5.7%를 웃돈다 해도 MBK파트너스의 지급 이자를 통해 일부 상쇄할 전망이다. 

김수정 기자 crystal7@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