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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리포트] 월동 준비 필요한 DGB금융

Numbers_ 2024. 10. 2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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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리포트] 월동 준비 필요한 DGB금융

밸류업 열풍 소외 금융지주중 유일하게 하락시중은행 전환 성과못내 금리하락 등 대비해야 올해 연초부터 만년 저평가주로 소외돼 온 은행계 금융주들이 역대 최고수준의 당기순이익 시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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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열풍 소외 금융지주중 유일하게 하락
시중은행 전환 성과못내 금리하락 등 대비해야 


올해 연초부터 만년 저평가주로 소외돼 온 은행계 금융주들이 역대 최고수준의 당기순이익 시현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영향을 받아 크게 상승하고 있다. 올 해 마지막 분기에 돌입한 10월 현재 금융업 대장주 KB금융의 주가상승율이 연초대비 75%에 육박하고 4대 금융지주 막내인 우리금융도 28% 가까이 상승했다. 

지방은행계 금융지주인 JB금융과 BNK금융의 주가도 연초대비 각각 55% 39% 상승해 시중은행계 금융지주에 뒤지지 않는 상승세를 보인다. 하지만 유일하게 DGB금융은 은행계 금융지주 중 연초대비 주가수준이 뒷걸음질쳤다. DGB금융은 2021년 이후 부진한 성장성과 수익성을 되돌기 위한 핵심전략으로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선택했다. 하지만 시장은 아직 DGB금융의 전략에 대한 신뢰를 미루고 있다.

DGB금융은 지난 5월 대구은행 브랜드를 iM뱅크(아이엠뱅크)로 바꾸며 시중은행으로 전환했다. 지방경제 장기침체로 은행 자산성장이 한계에 이르자 지방에 국한된 오프라인 영업지역을 전국망으로 확대해 수익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이었다. 

그룹의 대출자산을 3~4년에 걸쳐 30% 이상 성장시키고 보통주자본비율(CET1)도 올해 말 11.5%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부동산 PF 등으로 어려움에 빠진 하이투자증권의 자산비중을 줄이고 은행 중심의 저리스크 자산으로 성장을 추진해 그룹의 위험가중자산(RWA)을 엄격하게 관리하겠다고 발표했다. 

올들어 금융지주 주가 상승의 원동력은 무엇보다 돈을 잘 벌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이익 시현과 긍정적 전망을 바탕으로 주주환원 확대정책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는 어느 때보다 강하다. 상반기 4대 금융지주 당기순이익은 9조460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 이상 증가하며 사상 최대수준 기록을 갈아치웠다. 최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FnGuide)는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당기순이익도 전년동기보다 5.1% 증가한 4조6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상반기 DGB금융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무려 56% 이상 감소했다. 같은 기간 JB금융의 순이익은 11% 증가했다. 에프앤가이드는 3분기에도 JB금융이 전년동기대비 4.7%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DGB금융은 3.3%로 상대적으로 낮게 전망했다. 

DGB금융 주가회복이 불투명해지는 더 큰 이유는 내부적 요인뿐 아니라 외부적인 경영환경이 크게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양호한 경영실적 전망과 주주환원 기대로 주가가 연일 고공행진 중인 대형 금융지주들 마저도 금리하락과 경기둔화 등 불확실성 증대로 중장기 전망이 마냥 편안해 보이지 않는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장기간 유지해온 고금리 정책에서 방향을 틀어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미국 연준이 54개월만에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인하한데 이어 한국은행도 38개월만에 3.25%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경기 둔화 압력과 부동산가격 상승 우려 속에서 조심스럽게 금리정책 전환이 추진되겠지만 장기적인 금리하락 추세를 거스르기는 어려울 것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전부터 이미 시장금리가 먼저 떨어지기 시작했다. 2024년 10월16일 현재 국고채 잔존만기 3년물 금리가 2.880%로 1년전 대비 1.093%포인트 하락하고 10년물은 3.008%로 1.183%포인트 떨어졌다. 경기둔화 확산과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등 앞으로 금리하락 압력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금리 하락으로 은행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금융그룹의 순이익을 전적으로 책임지는 계열사는 은행이다. 은행 이자이익 비중이 영업이익의 70~80% 이상을 차지하는 수익구조 특성으로 금융그룹의 수익은 시장금리 하락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은행 비중이 높고 이자이익 의존도가 높을수록 금리변동 영향이 크다. 2024년 상반기 금융그룹 영업이익 중 이자이익 비중은 KB 72%, 신한 73%, 하나 78%, 우리 83%, DGB 76%, BNK 85%, JB 88% 등이다. 

금리변동 추세가 반영돼 국내 4대 시중은행 평균 NIM(순이자마진, 금융통계정보시스템, 금감원)은 2020년말 1.39%를 저점으로 2023년 2분기 1.68%까지 상승했지만 2024년 2분기 현재 0.07% 포인트 하락한 1.61%로 다시 낮아지고 있다. 

은행 NIM의 선행지표는 예대금리차다. 예금은행의 잔액예대금리차(경제통계시스템, 한국은행)는 2020년 3분기 2.03%를 시작으로 10분기 연속 상승해 2023년 1분기 2.60%까지 상승했다. 이후 시장금리가 하락 반전하는 2023년 2분기부터 잔액예대금리차도 하락하기 시작해 2024년 2분기 현재 2.36%까지 떨어졌다. 

DGB금융의 NIM(분기)은 2022년 4분기 2.36%를 정점으로 2024년 2분기 2.07%까지 0.29% 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iM뱅크 NIM 역시 같은 기간 0.27%포인트 떨어져 2024년 2분기 1.97%로 낮아졌다. 은행의 NIM 변동은 시장금리추세와 경기사이클에 시차를 두고 따라서 변동한다. GDP성장율이 충분히 회복돼야 대출성장도 정상화되고 기준금리 인하가 종료된 이후에 NIM이 반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금리하락으로 축소되는 마진압력을 운용자산 규모를 확대해 이자이익을 벌충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금융당국이 개별은행의 자산성장 계획까지도 내밀히 살펴보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강화 등 가계부채관리를 위한 다각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기 떼문이다. 특히 2% 내외의 낮은 경제성장율 전망은 은행 자산성장을 근본적으로 낮게 묶어두는 허들(Hurdle)로 작용할 것이다. 

마진 압박과 자산성장 한계가 예견되는 가운데 장기 고금리 지속과 경기둔화 여파로 은행 건전성은 악화되고 있다. 특히 은행권별 차주신용도에 따라 연체율 수준과 증가폭이 차별화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시중은행 대비 저신용자 비중이 높은 지방은행이나 인터넷은행의 연체율이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타깃고객층과 영업대상 영역의 차이가 자산건전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개인사업자의 경우 시중은행 연체율이 2024년 6월말 0.41%로 1년전대비 0.07%포인트, 2년전 대비 0.27%포인트 상승했다. 지방은행은 0.81%로 같은 기간 각각 0.27%포인트, 0.53%포인트 상승하고 인터넷은행은 2.0%로 각각 0.95%포인트, 1.99%포인트로 절대수준과 상승폭도 더 높다. iM뱅크 역시 2024년 2분기 기업대출 연체율이 0.94%로 전년동기대비 0.29%포인트, 2년전대비 0.57%포인트 상승했다. 

지방은행은 지역경제 장기침체 영향이 크고 인터넷은행은 중금리대출 의무비율 준수의 후유증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상황이 어려워지면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약한 고리부터 가장 먼저 끊어지기 마련이다. DGB금융이 금리하락과 경기둔화 파고를 뚫고 성공적인 시중은행으로 변신해 주가회복을 이뤄낼 수 있을 지 시장은 지켜보고 있다. 얼마나 깊고 길어질지 모르는 동절기를 DGB금융이 잘 견뎌내길 바란다.

 


허정수 전문위원 jshuh.jh@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