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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앤컴퍼니그룹이 계열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를 통해 한온시스템을 인수한다. 타이어, 배터리에 한정됐던 그룹의 완성차 부품 사업 영역을 자동차 열관리 분야로 넓히는 결정이다. 지분 과반 이상 확보, 기업결합심사 등 어려운 문턱은 모두 넘었다. 인수 절차는 연내 마무리 될 예정이다.
1일 산업계에 따르면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지난 9월30일 한온시스템 지분을 추가 확보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한앤컴퍼니 보유분 중 23%를 한국타이어가 매입하고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신주를 전량 인수하는 방식이다. 총 1조8277억원을 투입해 지분 54.77%를 확보한다.
한온시스템 인수가 마무리되면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 타이어, 배터리에 한정됐던 사업 영역은 자동차 열관리 부품, 공조장치 등 핵심 부품으로 확대된다. 자산 총액은 26조원으로 30대 그룹에 진입한다.
글로벌 점유율 '타이어 7위·열관리 2위'…시너지 기대
한국앤컴퍼니그룹과 한온시스템은 글로벌 자동차 부품 업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특히 한국타이어의 '타이어', 한온시스템의 '열관리(공조)' 사업은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사세를 확충하고 있는 핵심 사업이다.
한국타이어는 타이어부문 매출 기준 글로벌 점유율 7위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9조3002억원(타이어프레스 집계)이다. 선두권에 있는 △피렐리(5위, 9조9188억원 △스미토모(6위, 9조6045억원)와의 차이가 크지 않다. 이에 5위 도약을 위해 타이어 부문에만 3조원을 투자하는 등 역량 강화에 매진하고 있다.
한온시스템은 자동차 열관리(공조) 부문 글로벌 시장 점유율 2위 기업이다. 히트펌프를 비롯해 에어컨(HVAC), 트레인 쿨링(PTC), 압축기(COMP), 플루이드 트랜스포트(FT) 등 다수의 신차용 공조·냉각 부품을 생산한다.
특히 시장에서 주목하는 기술은 '전기차 히트펌프'다. 구동모터, 인버터 등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회수해 냉·난방에 활용하는 장치다. 기존 난방 방식(PTC)과 비교하면 열효율은 30~50% 이상, 주행가능거리는 10% 정도 개선된다. 전기차에 집중하는 모빌리티 기업들에게는 매력적인 포트폴리오다.
조현범 회장의 한국앤컴퍼니, 시장 '추격자'서 '주도자'로 전환
한국앤컴퍼니에 따르면 이번 한온시스템 인수는 조현범 회장의 모빌리티 청사진에서 시작됐다. 그는 미쉐린, 콘티넨탈 등 경쟁사들보다 먼저 EV전용 타이어 개발 및 브랜딩을 추진했고, 그룹의 모든 역량을 전기차 시장으로의 변화에 맞춰가고 있다. 내연기관에서는 추격자였다면 미래차 시장에서는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한국앤컴퍼니는 우선적으로 한온시스템과의 기술력 공유, 공급망 및 원자재 관리 역량을 결집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IT 인프라, 업무 프로세스 및 조직문화 융합을 통해 하나의 그룹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인수를 위한 굵직한 준비는 모두 마친 상태다. 먼저 인수 주체인 한국타이어의 현금 곳간은 넉넉하다. 올 반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조3204억원이며, 이외에도 단기금융상품 5261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반기와 비교하면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68.7%(9450억원), 단기금융상품은 36.2%(1400억원) 더 쌓아 재무부담을 줄였다.
해외 기업결합심사 승인도 완료됐다. 한국앤컴퍼니에 따르면 미국·유럽연합(EU)·캐나다·중국·터키·멕시코 등에서 결합심사 승인이 이뤄졌다. 역외 보조금 규정(Foreign Subsidies Regulation, FSR) 등 해외 정부승인도 받은 상태다.
조현범 회장은 "이번 인수로 한온시스템이 가진 높은 기술력과 독보적 역량이 더 큰 동력으로 발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양사 인력·경험 등 자산을 바탕으로 전기차 시대에 그룹이 가장 높고 굳건한 위치에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과제는 현대자동차그룹과의 관계 유지
인수 후 최대 과제는 현대자동차그룹과의 관계 유지다. 한온시스템의 지난해 수요처별 매출을 보면 현대자동차그룹(현대차·기아·모비스 등)이 47%를 차지한다. 기타 수요처는 △포드(12%) △폭스바겐(10%) △GM(7%) △BMW(4%) △스텔란티스(4%) △벤츠(2%) △기타(14%) 등이 있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열관리 부품에 대한 자체적인 기술 확보, 생산 체제 구축 의지를 밝힌 상태다. 부품 수직계열화 성향이 짙은 현대자동차그룹이 양질의 품질과 점유율을 갖는 거대 협상자의 등장을 반가워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현대차그룹과의 관계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대형 협력사를 추가로 발굴해 시장을 넓혀야 하는 과제가 생긴다.
한국앤컴퍼니그룹 관계자는 "조 회장의 혁신 경영과 구성원들의 역량이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다"며 "앞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며 남은 절차를 잘 마무리해, 미래 모빌리티 리더십을 갖은 회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호 기자 pado@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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