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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손보 매각 난항에 예보 "청·파산도 대안 중 하나"

Numbers_ 2025. 1. 21.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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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손보 매각 난항에 예보 "청·파산도 대안 중 하나"

MG손해보험 매각이 진행되는 가운데 금융당국 측의 키를 쥔 예금보험공사는 MG손보의 청산이나 파산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악화를 겪는 MG손보의 상황을 전제할 때 적당한 매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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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MG손해보험 노동조합의 무기한 농성에 맞서 예금보험공사가 서울 중구의 본사 사옥 정문을 폐쇄했다. /사진=박준한 기자

 

MG손해보험 매각이 진행되는 가운데 금융당국 측의 키를 쥔 예금보험공사는 MG손보의 청산이나 파산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악화를 겪는 MG손보의 상황을 전제할 때 적당한 매수자가 제때 나오기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다. 

예보는 20일 현재 메리츠화재의 MG손보 매수가 어려울 경우에 대비해 금융위원회 등 당국과 4차 매각 또는 예금보험금 지급 이후 청산·파산 등 다양한 정리방식을 협의하고 있다.지난 2022년 MG손보가 부실금융기관으로 결정된 후 예보 차원에서 직접적인 청산·파산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제14조(행정처분)의 제2항에 따르면 금융위는 부실금융기관의 부채가 자산을 뚜렷하게 초과해 합병 등이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이공에 대해 계약이전 결정, 6개월 이내의 영업정지, 영업 인가·허가 취소 등 필요한 처분을 할 수 있다. 

앞서 유재훈 예보 사장은 지난해만 해도 "우선협상자 지정은 절차대로 진행하고 있으므로 특정 기업에 특혜를 줄 수 없다"며 "매각과 관련해 법과 규정을 어길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청산이나 파산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던 셈이다.

그러던 예보가 이 같은 방안까지 염두에 둔 것은 MG손보 노조 측의 강경한 태도 때문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노조 측이 이번 매수과정에서 메리츠화재가 우선협상자로 지정된 데 반발해 무기한 투쟁에 돌입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뜻이다. 

특히 예보가 농성을 위해 MG노조가 서울 중구 본사 앞에 설치한 컨테이너가 불법 임시건물이라며 가건물 철거이행소송 가처분 신청과 건축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면서 양측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또 물리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정문을 폐쇄하고 경비인력을 충원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춘 상황이다.

예보 관계자는 "MG노조가 주장하는 것과 달리 지난 9일 대표관리인의 허락을 맡고 실사단과 MG손보 임점 실사를 진행하려고 했으나 노조가 이를 저지했다"며 "당시 컴퓨터를 치우고 인터넷 랜선을 뽑는 것은 물론 실사단 개인의 휴대전화까지 빼앗으려 시도하자 실사단은 물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철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사는 정당한 절차에 따르는 만큼 MG노조의 방해가 있어도 관리인과 협의해 방안을 지속 모색하고 있다"며 "필요할 경우 업무방해, 출입금지 방해 가처분 등 가능한 법적 조치를 추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예보는 MG노조가 회사조직도나 사내 전화번호 등의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이는 대표가 내린 지시를 직원이 무시하는 처사라고 밝혔다. 특히 MG손보 직원의 95%가 MG노조에 속한 것을 외부 파견 인사인 대표관리인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원인으로 봤다.

예보 측은 "경영진의 허락을 받았음에도 노조는 민감한 자료가 포함됐다는 이유로 자료를 일괄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자료 중 이견이 있는 것이 존재할 수는 있지만, 이는 실사를 거치면서 협의로 하나씩 풀어갈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MG노조 측도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노조 측은 "노조의 실사단 저지 여부는 예보 안전경영실 직원의 보디캠 영상을 공개하면 해결될 것"이라며 "예보에 대해 어떠한 업무방해 행위도 없음을 자신할 수 있으니 법적 검토만 하지 말고 신속하게 법적으로 대응할 것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박준한 기자 bigstar102@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