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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사외벤처 1호 기업으로 한때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8000억원까지 올랐던 맥스트가 매각된다. 이번 거래는 맥스트가 증시에 입성한 지 3년 반 만에 이뤄지는 인수합병(M&A)이다. 기술특례 트랙으로 상장하던 당시 장밋빛 전망을 내세웠으나,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경영권 매각을 선택한 모양새다.
새 주인은 M&A 시장에서 큰손으로 알려진 김병진 플레이크(옛 장산) 회장이다. 여기에 지오릿에너지 M&A에서 주요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했던 초록뱀 그룹의 투자조합도 전환사채(CB) 매입을 예고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K-메타버스 선발주자, 상장 3년 반 만에 경영권 매각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맥스트는 최근 경영권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인수자로 나선 메타플랫폼투자조합(메타플랫폼)이 창업주인 박재완 대표의 보유지분 390만주(12.88%) 가운데 90만100주(2.87%)를 30억원에 인수할 계획이다. 아울러 7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 586만2646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거래가 완료되면 메타플랫폼은 총 100억원으로 맥스트의 지분 18.16%를 확보, 최대주주가 된다. 반면 박 대표의 지분율은 기존 17.05%에서 8.01%로 하락한다. 메타플랫폼은 이미 지난달 23일 주식양수도계약(SPA) 체결일에 계약금 21억원을 지불했으며, 잔금 9억원은 임시주주총회가 열리는 내달 12일 납입할 계획이다. 유상증자 대금 납입일 또한 같은 날로 예정돼 있다.
지난 2010년 설립된 맥스트는 한때 '메타버스 대장주'로 꼽히던 증강현실(AR) 플랫폼 개발기업이다. 2012년 AR 개발 플랫폼 AR SDK를 상용화하는데 성공했으며, 이 같은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2014년 현대차 사외벤처 1호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2016년 프리시리즈A(Pre-A)로 20억원, 2017년 시리즈A로 30억원, 2018년 시리즈B로 71억원을 유치했다. 기세를 더해 2021년 기술특례 트랙으로 코스닥 시장에 안착했다. 상장 당시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1280억원이었는데, 이후 승승장구하면서 같은 해 11월 7868억원까지 치솟았다.
맥스트는 기업공개(IPO)를 진행하면서 여타 기술특례 상장기업과 마찬가지로 미래 실적 전망치를 끌어와 공모가를 산출했다. 이 과정에서 매출이 2022년 164억원, 2023년 250억원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추정했다. 적자였던 영업이익 또한 상장 이듬해 흑자전환, 2023년 9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맥스트는 상장 이후 연결기준 매출이 2022년 29억원, 2023년 18억원 수준에 그쳤다. 영업손실도 2022년 108억원, 2023년 165억원으로 적자가 이어졌다. 지난해에는 3분기 누적 매출은 272억원을 기록했으나 이는 연초 진행한 M&A의 영향이 컸다.
맥스트는 IT컨설팅 기업 아이엘포유와 게임사 니즈게임즈를 잇따라 인수하면서 IT서비스, 게임 콘텐츠 서비스가 매출로 잡히기 시작했다. 해당 분야의 매출은 전체 매출의 98.5%를 차지했다. 다만 여전히 영업손실은 141억원을 기록, 적자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주가는 공모가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떨어지며 시총 1000위권 밖으로 넘어갔다.
'코스닥 큰손' 참여…조달구조 '250억 CB' 눈길
새 주인의 면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메타플랫폼은 코스닥 M&A의 큰손으로 알려진 김병진 회장의 개인회사 플레이크가 지난달 16일 설립한 신생 법인이다. 김 회장은 과거 사람과기술, 라이브플렉스(옛 KJ온라인) 등 여러 기업들을 M&A를 통해 손에 넣었다. 결정적으로 레모나로 유명한 경남제약을 인수하면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 회장은 맥스트 인수와 함께 추가 자금 조달에도 나섰다. 여기에는 원영식 전 초록뱀그룹 회장의 핵심 계열사 오션인더블유가 출자한 ‘라르고스브릭투자조합2호(라르고스브릭)’이 FI로 이름을 올렸다. 맥스트는 딜 클로징(거래종결) 하루 뒤 2회차 250억원 규모의 2회차 전환사채(CB)를 발행할 예정이다. 라르고스브릭이 150억원을 담당하고, 퍼블렉시티투자조합이 90억원, 정미연·백난희씨가 10억원의 CB를 매입할 계획이다.
맥스트는 M&A 이후 구체적인 사업 방향이나 입장을 공식화하진 않고 있다. 다만 자본시장에서는 이번 거래의 향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인수자와 FI 모두 지분 분산이 가능한 투자조합들로 구성된 데다,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인물들이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M&A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특히 2회차 CB의 경우 단일 규모로도 상당한데, 인수주체가 5% 이내 지분율로 조합원들에게 배분하면 이른바 ‘5% 룰’에 적용을 받지 않아 확인이 어려워진다. 초록뱀 그룹은 앞서 지오릿에너지 M&A에서도 동일한 명칭의 투자조합을 통해 1000억원 규모 CB를 인수해 곧바로 조합원들에게 배분한 바 있다.
딜 클로징 시점에 실시되는 주주총회 내용이 맥스트 M&A와 자금조달의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회사는 이사 선임과 감사 선임 외에도 정관변경에 대한 의안을 안건으로 올려놓은 상태다. 세부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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