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펀드 판매에 따른 금융당국 중징계를 피한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 일가가 주식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 대신증권은 회사의 사정이나 전략과는 무관한 개인적인 투자라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증권사가 대표적인 배당주는 맞지만 대신증권처럼 오너 일가의 지분 확보가 두드러진 곳은 없어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내놓는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이달 들어 총 여섯 차례 최대주주 등 소유주식 변동신고서를 공시했다.
대신증권은 지난 6일을 시작으로 8일, 12일, 14일, 18일, 20일에 변동신고서를 공시했다. 영업일 기준으로 모두 1~2일에 한 번씩 공시가 올라온 셈이다.
공시 주인공은 양홍석 부회장의 자녀들이다.
대신증권 오너 일가 가계도를 보면 양홍석 부회장은 양희문 전 대신그룹 회장과 이어룡 대신파이낸셜그룹 회장 사이에서 태어났다. 양홍석 부회장 자제로는 승주, 채유, 채린 등 1남 2녀가 있다. 승주군은 2011년생이며 채유양과 채린양은 각각 2013년생, 2016년생이다.
이달 첫 최대주주 등 소유주식 변동신고서를 보면 승주군은 장내매수를 통해 대신증권 주식 1380주를 확보해 총 11만6860주를 손에 쥐었다. 채유양과 채린양은 340주씩 매수해 보유 주식수는 3만6017주, 3만5512주로 늘었다.
이틀 뒤인 지난 8일 공시를 보면 승주군은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1380주를 장내매수했다. 채유양과 채린양도 각각 340주를 추가 확보했다.
지난 12일과 14일 공시에선 3남매가 장내매수한 대신증권 주식 수가 승주군 1400주, 채유, 채린양 350주씩으로 소폭 증가했다.
대신증권이 지난 18일과 20일 공시한 최대주주 등 소유주식 변동신고서에선 양홍석 부회장도 등장했다. 이 기간 양홍석 부회장은 2300주, 2360주를 추가 확보해 보유 주식수를 518만9994주로 늘렸다. 승주군은 18일 1380주, 20일 2200주를 장내매수했다. 채유, 채린양은 18일 340주를 매수한 데 이어 20일엔 480주를 추가 확보했다.
3남매가 주식을 꾸준히 모은 결과 이들이 보유한 대신증권 주식은 승주군 13만2400주, 채유양 3만9747주, 채린양 3만9242주가 됐다.
양홍석 부회장과 3남매의 지분 매입에서 주목할 점은 시점이다. 금융위원회가 라임펀드 판매에 따른 양홍석 부회장 징계 수위를 확정지은 뒤 주식 확보가 집중돼서다. 이달 있었던 여섯 번의 공시를 제외하면 대신증권이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낸 최대주주 등 소유주식 변동신고서는 지난 5월이 마지막이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달 29일 제21차 정례회의에서 라임사태 관련 주요 증권사 대표들에 대한 징계 수위를 최종 확정했다. 금융위가 금융회사 임원에게 내리는 제재는 △해임 권고 △직무 정지 △문책 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등으로 나뉜다. 이 중 문책 경고 이상은 중징계로 분류되며, 중징계 대상 임원은 연임은 물론 3~5년간 금융권 취업 제한을 받는다.
양홍석 부회장은 당초 예상됐던 문책 경고보다 한 단계 아래 징계인 주의적 경고 조치를 받았다. 라임펀드 판매 당시 대표이사직을 맡지 않아 직접적인 결정권자가 아니었던 점이 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증권은 3남매의 주식 매입이 회사 차원의 결정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매수한 것일 뿐 라임펀드 징계 확정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개인적인 투자"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올해 배당기준일이 바뀌긴 했지만 대신증권은 배당주이기 때문에 이분들(3남매)가 아니더라도 12월에 투자하는 분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금융권 반응은 다르다.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낮아 경영권 방어에 취약한 점, 양홍석 부회장이 일찌감치 승계를 위해 자녀들의 보유 주식을 늘리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례적이라는 이유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신증권은 오너 일가가 상대적으로 적은 지분을 들고 있어 언제든지 적대적 M&A 대상이 될 수 있어 양홍석 부회장 자녀의 주식 매수를 선제적 증여라고 볼 수 있다"면서도 "5월 이후 주식 변동이 없었다가 금융위 징계 확정 이후인 이달부터 양홍석 부회장 일가의 보유 주식이 증가한 데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오너 일가를 둔 다른 증권사와 비교해도 대신증권은 이례적"이라며 "양홍석 부회장과 자녀들의 주식 변동 규모가 작긴 하지만 12월에만 집중된 것은 눈에 띌만 하다"고 평가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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