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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 1·2위 '5년 특허침해訴'…LS전선 '최종 승소' 마침표

Numbers_ 2025. 4. 9.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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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 1·2위 '5년 특허침해訴'…LS전선 '최종 승소' 마침표

LS전선이 대한전선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이는 양사 모두 기한 내 상고장을 제출하지 않은 데 따른 결과다. 이로써 5년 이상 이어진 국내 양대 전선 업체 간 특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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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부터 LS전선, 대한전선 로고 이미지/사진 제공=각사


LS전선이 대한전선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이는 양사 모두 기한 내 상고장을 제출하지 않은 데 따른 결과다. 이로써 5년 이상 이어진 국내 양대 전선 업체 간 특허 분쟁이 일단락됐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허법원 제24부(부장판사 우성엽)는 LS전선이 대한전선을 상대로 제기한 '부스덕트용 조인트 키트 제품 특허침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 2심의 판결을 확정했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달 13일 진행된 2심 재판에서 대한전선이 LS전선의 특허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하고 대한전선에 약 15억원 상당의 배상금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민사소송은 당사자가 판결문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2주 이내에 상고하지 않으면 판결이 확정되는데, LS전선과 대한전선 모두 기한 내 상고장을 제출하지 않으면서 항소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당초 일부에서는 양사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데다 대한전선이 2심 판결 직후 대법원 상고 의지를 밝힌 만큼 법정 다툼이 장기화 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다만 양측 모두 소송에 따른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소송은 LS전선이 자사 하청업체에서 버스덕트용 조인트 키트 외주 제작을 맡았던 직원이 2011년 대한전선으로 이직한 후 대한전선이 유사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며 기술 유출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버스덕트는 건축물에 전기 에너지를 전달하는 배전 수단으로, 조인트 키트는 개별 버스덕트를 연결해 전류 흐름을 유지하는 부품이다.

이후 LS전선이 2019년 8월 대한전선을 상대로 특허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고 2022년 9월 1심 판결이 나왔다. 당시 재판부는 "대한전선의 제품 판매는 LS전선의 특허권을 침해하는 행위이므로 보유 중인 해당 제품을 폐기하라"고 판결했다. 더불어 LS전선이 청구한 피해 금액 40억원 중 12%에 해당하는 4억9623만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다만 대한전선은 특허를 침해한 적이 전혀 없다고 무죄를 주장하며 불복했고  LS전선은 배상액이 적다는 이유로 쌍방 항소했다. 이후 진행된 2심에서 재판부는 1심에 이어 LS전선에 손을 들어줬다.

강원 동해 LS전선 동해사업장에서 LS전선 임직원이 해저케이블이 쌓인 '턴테이블'에서 작업하고 있다./사진 제공=LS전선

 
대한전선 관계자는 "특허 침해의 최종 판단에 대한 기술적 해석 및 손해배상 산정 방식 등과 관련해 다퉈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법원의 결정을 존중해 상고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년간 이어져 온 소모적이고 불필요한 갈등 관계를 종료하고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국가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는 실질적인 경영활동에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LS전선 관계자는 "앞으로도 임직원들이 수십 년간 노력과 헌신으로 개발한 핵심 기술을 지키기 위해 기술 탈취 및 침해 행위에 대해 단호하고 엄중하게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번 특허 침해 소송은 종결됐지만 양사의 갈등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LS전선과 대한전선은 2018년 발생한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정전 사고를 두고 벌어진 소송의 책임 소재에 대해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해저케이블 기술 유출 의혹을 두고도 갈등 중이다.  앞서 LS전선은 2007년 이탈리아 프리즈미안, 프랑스 넥상스, 스위스 ABB에 이어 전 세계에서 4번째로 초고압 해저케이블을 개발하고 2009년 국내 최초의 해저케이블 전용 공장을 준공했다.

이후 진도~제주 해저케이블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카타르, 베네수엘라 등 해외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또 인공지능(AI) 훈풍에 북미 시장에서도 잇달아 수주 계약을 체결하며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대한전선은 2022년 충남 당진에 해저케이블 1공장을 착공하며 본격적으로 해저케이블 사업을 시작했다. 1공장은 올 상반기 준공을 앞두고 있 2공장은 2027년 가동이 목표다.

이 가운데 1공장은 기술 유출 의혹으로 수사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 앞서 대한전선은 1공장의 설계를 가운종합건축사무소에 맡겼는데, 해당 업체는 2008~2023년 LS전선의 해저케이블 공장 1~4동의 건축 설계를 전담했다.

이 과정에서 LS전선은 해당 업체가 대한전선에 자사 해저케이블 제조 설비 도면과 레이아웃 등 핵심 자료를 넘겼다고 의심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대한전선과 가운종합건축사무소 관계자 등을 형사 입건하고 같은해 11월까지 대한전선을 상대로 총 세 차례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현재 수사를 진행 중이다.

 

권용삼 기자 dragonbuy@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