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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자닌 투자파일] 에이프로, 첫 CB 발행…콜옵션 활용법 '관심'

Numbers_ 2025. 4. 14.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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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자닌 투자파일] 에이프로, 첫 CB 발행…콜옵션 활용법 '관심'

이차전지 장비 제조기업 에이프로가 코스닥 상장 이후 처음으로 전환사채(CB) 발행했다. 추후 돌려받을 수 있는 매도청구권(콜옵션) 물량이 38.25%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40%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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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에이프로


이차전지 장비 제조기업 에이프로가 코스닥 상장 이후 처음으로 전환사채(CB) 발행했다. 추후 돌려받을 수 있는 매도청구권(콜옵션) 물량이 38.25%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40%에 육박하는 만큼 CB를 2세 지배력 강화를 위한 포석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프로는 10일 5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확보한 자금은 올해 원자재 매입 등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사채만기일은 오는 2028년 4월10일이다. 에이프로가 CB를 발행하는 것은 2020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발행 조건은 전반적으로 발행사 측에 유리하게 설계됐다. 전환가액 산정 과정에서 기준주가 할인율이 적용되지 않았고, 표면금리와 만기금리도 모두 0%로 책정됐다. 에이프로 입장에선 이자비용 부담 없이 50억원이라는 자금을 확보한 셈이다.

반대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만기까지 별도의 이자수익을 한 푼도 건지지 못하는 조건이다. 향후 주식 전환에 따른 투자차익을 염두에 둔 결정으로 해석된다. 에이프로의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투자했다는 뜻이다.

주가에 따라 전환가액을 조정하는 리픽싱 조항도 최초 전환가액의 80% 수준으로 정했다. 현행 규정상 제한하고 있는 리픽싱 최저한도가 70%란 점을 감안하면 투자자 입장에선 투자매력도가 다소 낮을 수 있는 상품이다.

시장에선 매출이 2000억원에 달하는 기업이 갑작스레 50억원 규모 CB를 발행한 점이 의아하다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 기준 에이프로의 현금성자산은 131억원이다. 단기금융상품과 기타유동자산을 더한 가용현금은 236억원에 이른다. 이익잉여금과 자본잉여금 등 사내유보금도 638억원가량 쌓아놓은 상태다.

CB 활용법을 두고 에이프로가 최대주주 측의 지배력 강화를 꾀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에이프로는 CB에 콜옵션 38.25%를 설정했다. 약 19억원의 현금을 투자자에게 지불하면 전환가능 주식 수가 38만8561주인 CB를 돌려받을 수 있다. 리픽싱에 따른 증가분을 고려하면 최대 48만5652주 물량까지 취득 가능하다.

지난해 말 기준 에이프로의 최대주주는 지분 38.26%를 보유한 창업주 임종현 대표다. 추연웅 에이프로 고문이 0.97%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임 대표의 동생인 임종덕 부사장도 0.09%를 보유 중이다. 임원과 가족들의 지분을 합치면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39.55%다. 향후 콜옵션을 행사한다면 지분율을 40%대 초반으로 높일 수 있다.

임 대표가 자녀에게 콜옵션 권리를 부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에이프로의 주주명부에는 임 대표의 아들인 임현락씨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보유주식은 1970주(0.01%)로 매우 소량이다. 전환가액이 주가보다 낮게 형성돼 저렴한 값으로 주식을 확보할 기회가 생기면 임씨에게 자산 증식 혜택을 제공할 수도 있다.

코스닥 상장사 관계자는 “발행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콜옵션 비율이 30%를 넘어가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최대주주 측의 자금 여력에 따라 콜옵션 향방이 결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