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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테라퓨틱, 신약 임상 중단에 FI 회수 '먹구름'…락업 해제 전 악재

Numbers 2025. 4. 3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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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테라퓨틱, 신약 임상 중단에 FI 회수 '먹구름'…락업 해제 전 악재

국내 바이오 기업 오름테라퓨틱이 신약 후보물질 개발을 중단하면서, 재무적 투자자(FI)도 투자금 회수에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지난 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해 3개월도 채 지나지 않았고, 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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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테라퓨틱 대전 사옥 전경/사진 제공=오름테라퓨틱

 
국내 바이오 기업 오름테라퓨틱이 신약 후보물질 개발을 중단하면서, 재무적 투자자(FI)도 투자금 회수에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지난 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해 3개월도 채 지나지 않았고, 대부분 FI가 보유한 지분에 대한 보호예수(락업) 기간도 아직 남아있는 가운데 터진 악재에 FI의 고민은 깊어지는 모습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름테라퓨틱은 28일 인간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2형(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및 기타 HER2 과발현 악성종양 치료제 후보물질인 ‘ORM-5029’의 1상 임상시험을 자진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해당 파이프라인은 2022년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은 후 같은 해 10월 임상에 돌입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임상 참여자 1명에게서 중대한 이상사례(SAE)가 발생했다. SAE는 사망, 생명 위협, 입원, 지속적인 장애, 선천적 이상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의미하며 해당 참여자는 사망에 이르렀다. 이에 신규 참여자 모집을 중단했다.

임상 중단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는 전일 대비 30% 급락하며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튿날인 29일에는 반등해 8.07% 상승, 1만9290원에 마감했다. 이번 임상 중단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FI도 회수 시점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오름테라퓨틱은 2016년 설립 이후 국내외 다양한 투자사로부터 총 1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오름테라퓨틱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공모 후 기준으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곳은 인터베스트로 △인터베스트오픈이노베이션사모투자합자회사 △SEMA-인터베스트바이오헬스케어전문투자조합 △인터베스트4차산업혁명조합Ⅱ 등을 투자 비히클로 활용해 총 200억원대 투자를 진행해 12.27%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는 아직 매도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KB인베스트먼트는 △KB-솔리더스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 △케이비 성장지원펀드 △케이비 글로벌 플랫폼 펀드 등을 통해 10.15%의 지분을 확보했지만, 상장 이후 일부 물량을 장내 매도했다. 이외에도 YG엔터테인먼트,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IMM인베스트먼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3.07%) 등 총 25곳의 FI가 51.3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오름테라퓨틱이 상장한 직후인 2월에는 해당 물량 가운데 14.85%가 유통됐다. 나머지 지분은 최소 1개월에서 최대 1년까지 보호예수 기간이 설정돼 있다. 아직 락업이 해제되지 않은 물량은 전체의 12.53% 수준이다.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무상증자 등을 반영한 주요 FI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투자단가는 주당 1만2000~1만7500원 수준이었다. 이후 상장 전 리픽싱(전환가 조정)을 거쳐 주당 1만 원에 전량 보통주로 전환됐다.

오름테라퓨틱의 공모가는 2만원이었고 KB인베스트먼트를 포함한 일부 FI는 상장 후 최고 3만4000원대에서 장내 매도하며 최대 3.4배의 수익률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임상 중단으로 주가 하락세가 이어졌고 나머지 미회수 지분의 회수 시점도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바이오 전문 VC 관계자는 "오름테라퓨틱은 지난해 상장을 추진했다가 시장 한파로 인해 철회했고, 올해 재수해서 겨우 상장에 성공했다"며 "당장은 악재로 인해 회사와 투자사 모두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사업 전략 수정을 통해 빠르게 파이프라인 재정비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름테라퓨틱은 혈액암 치료를 위해 개발 중인 신규 후보물질 'ORM-1153'을 공식 선정했다. 올해 말 임상시험계획(IND) 신청 단계에 진입시키고 관련 데이터를 학회에서 추가 공개할 예정이다.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는 "현재까지 확보된 임상 및 전임상 데이터를 신중하게 검토한 결과 ORM-5029의 임상 개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ORM-1153과 같이 자체 개발한 독자적 플랫폼에서 도출된 차세대 프로그램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가영 기자 kimgoin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