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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엔케이글로벌, 레버리지 없이도 성장…실속형 운용 방점
제이엔케이글로벌은 최근 몇 년간 외부 차입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왔다. 본업의 수익성을 바탕으로 일정 규모의 투자를 유지하면서 자산 재배치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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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엔케이글로벌은 최근 몇 년간 외부 차입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왔다. 본업의 수익성을 바탕으로 일정 규모의 투자를 유지하면서 자산 재배치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했다. 이를 기반 삼아 투자 유연성과 재무건전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모습이다.
매출 줄었지만 현금 증가 눈길
1998년 대림엔지니어링 히터사업부에서 분사한 제이엔케이글로벌은 산업용가열로 제조역량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탄소 배출과 밀접한 본업의 구조적 한계를 넘기 위해 2010년대 중반부터 변화에 나섰다. 수소추출기 개발 역량을 확보하고, 관련 기술을 바탕으로 수소충전소 구축 사업까지 영역을 넓혔다. 본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 기업으로의 전환을 시도하는 움직임이다.
외형 확장 국면에서도 유동성 관리는 느슨하지 않았다. 오히려 현금 보유량은 증가하는 추세다. 제이엔케이글로벌의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932억원으로 2020년 335억원 대비 세 배 가까이 늘어났다.
단순히 ‘버는 돈’이 많아진 건 아니다. 실적만 놓고 보면 오히려 악화됐다. 정유·석유화학 플랜트의 핵심 설비인 산업용가열로는 고객사의 투자 사이클에 따른 수익 변동성이 컸다. 2020년 이후 코로나19를 비롯한 각종 대외적 변수가 겹치며 전방산업군에 속한 기업들의 설비투자(CAPEX)가 줄었고, 제이엔케이글로벌도 타격을 입었다.
제이엔케이글로벌의 연결기준 매출은 2019년 2255억원에서 2020년 1919억원, 2021년 1313억원 순으로 감소했으며, 지난해에도 1386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2019년 173억원에서 2021년 13억원까지 줄었다가 지난해 36억원으로 회복했다. 수소사업 매출이 본격화됐지만 주력 사업 부진이 더욱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현금흐름은 손익계산서와는 양상이 다르다. 연결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2년을 제외하고 매년 순유입세를 기록했다. 최근 4년(2020~2024년) 동안 회사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은 875억원에 달한다. 실적 부침과 별개로 운전자본을 조절해 일정 현금흐름을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기간 잉여현금흐름(FCF)은 496억원의 순유입세를 나타냈다.
단기금융상품 활용…재무건전성까지 방어
이처럼 제이엔케이글로벌의 자금 운용은 효율성에 방점을 찍은 모습이다. 영업활동으로 875억원을 벌어들이는 동안 투자활동현금흐름에서 662억원의 현금이 빠져나갔다. 2019년까지는 연간 50억원 이하를 유지했지만, 2022년부터 200억원대 순유출이 집계됐다. 사업으로 창출한 현금이 투자로 이어지는 이상적인 구조다.ㅇ
특히 단기금융상품을 활용한 자금 운용 전략이 두드러진다. 제이엔케이글로벌이 지난 4년간 단기금융상품을 취득하는 데 투입한 금액은 1630억원에 이른다. 이 기간 단기금융상품을 처분해 확보한 금액은 1858억원이다. 이 과정에서 단기금융상품 보유량은 2020년 15억원에서 지난해 262억원으로 증가했다.
단기금융상품은 만기가 1년 이내인 금융상품을 말한다. 환매조건부채권(RP)와 양도성예금증서(CD), 어음관리구좌(CMA)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만기가 짧고 필요할 때 쉽게 현금화할 수 있어 유동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이자수익까지 창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업 확장 국면에서도 외부 차입 없이 내부 유동성을 활용해 투자 여력을 비축하는 전략이다. 자본시장이나 금융권에 기대지 않는다는 점에서 투자유연성과 재무건전성을 동시에 지킬 수 있다. 일정 수준의 현금창출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가능한 구조다.
실제 제이케이글로벌은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총차입금은 2019년 371억원에서 지난해 703억원으로 5년 사이 두 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현금 보유량이 더 크게 늘면서 순차입금은 78억원에서 490억원의 순현금 상태가 됐다. 사실상 무차입 경영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또한 각각 76.2%, 18.7%로 안정권이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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