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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is]① 신용등급 하향 회복 열쇠는 '주택 분양'

Numbers_ 2025. 6. 2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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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is]① 신용등급 하향 회복 열쇠는 '주택 분양'

롯데건설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가운데 주택사업 분양 성과가 향후 운명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등급 하락을 부른 과중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를 비롯한 수익성 저하,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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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있는 롯데건설 본사 /사진=네이버거리뷰


롯데건설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가운데 주택사업 분양 성과가 향후 운명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등급 하락을 부른 과중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를 비롯한 수익성 저하, 재무 부담 등이 모두 주택사업과 연관돼 있다.
 
PF 우발채무 등 리스크 '지속'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 부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롯데건설은 2022년 11월 말 기준 6조8000억원에 달한 PF 우발채무로 인해 유동성 리스크가 커지면서 신용등급 전망이 A+ 안정적에서 A+ 부정적으로 조정된 바 있다.

등급 전망이 조정된 이후 모니터링 기간이 2년 이상 지났으나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이번에 등급 조정이 이뤄졌다. 신용평가사들은 과중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가 지속되고 있으며 높은 원가율로 인한 수익성 저하, 지방 분양 침체 장기화에 따른 사업·재무적 변동성 등을 조정 요인으로 꼽았다.

수주를 늘리기 위해 PF에 신용보강을 제공한 게 걸림돌이 됐다. 일반적으로 PF의 차주는 시행사이며 건설사는 연대보증, 자금보충 등의 신용보강을 제공해 대출이 성사되도록 돕는다. PF로 자금을 조달한 이후 분양해 중도금과 잔금 등으로 공사비를 받게 된다. 다만 2022년 이후로 부동산 시장 불황으로 분양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과중한 PF 신용보강이 독이 된 상황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물량은 2021년 말 1만7710가구에서 2024년 말 7만173가구로 급증했다.

롯데건설은 2022년 10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단기금융시장이 막혀 자금보충을 약정한 유동화증권이 연장되지 않으면서 2조9226억원의 채권을 매입했다. 지난해 2조8000억원의 프로젝트샬롯 등 대규모 펀드를 결성해 PF 유동화증권 차환에 대응했고 2조원의 PF 유동화증권의 만기를 2027년 3월까지 장기화했다.

롯데건설 연간 실적 추이 /자료=한국기업평가

 
PF 우발채무는 3월 말 기준 3조7000억원까지 감소했지만 자기자본 2조8467억원에 비해 여전히 과중한 수준이며 분양경기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PF 우발채무로 인한 잠재적 재무 부담이 지속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 고금리로 인한 금융비용 부담과 공사비용 증가 등으로 수익성이 저하된 점도 신용등급 하락 요인이다. 신용평가사들은 앞으로 분양할 사업장의 분양가와 실적, 공사비 수령 등에 따라 재무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했으며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주택사업 매출 비중 50% 육박...분양 성과 열쇠

롯데건설은 연간 매출의 절반가량이 주택사업에서 발생하는 치중된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지난해 연결 매출 7조8632억원 중 4조2831억원이 주택사업에서 나왔다. 올 1분기는 매출 1조7935억원 중 주택사업 매출이 1조848억에 달했다. 주택사업의 연간 매출 비중은 △2021년 51.95% △2022년 56.50% △2023년 47.49% △2024년 54.47% 등이며 올 1분기는 60.48%를 나타냈다.

신용평가사들은 신용등급 회복 요인으로 수익성 개선과 PF 우발채무 축소 등을 꼽았다. 앞으로의 분양 성과가 PF 우발채무를 비롯해 수익성, 재무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다.

다만 분양 전망은 녹록지 않다. 3월 말 기준으로 진행 중인 분양사업장 중 정비사업과 자체사업의 분양률은 100%에 달하지만 도급사업 중 대구·광주·김해 등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입지 평가가 낮은 지방에서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공급하기로 한 분양사업장 중 지방 비중이 61.8%(일반분양 기준)에 달한다. 부동산 양극화에 따라 지방 분양 상황이 개선될 기대감은 낮고 불확실성이 증가한 것으로 진단된다.

 

롯데건설의 공정별 수주잔고 /자료=나이스신용평가

  
높은 원가율도 걸림돌이며 2024년과 2025년 1분기 각각 93.5%, 95.4%를 기록했다. 이는 원가가 상승할 때인 2021~2022년 착공한 프로젝트들의 영향이며 이후 원가 상승분을 반영해 계약을 맺은 만큼 2026년부터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PF 유동화증권 매입 재원을 차입으로 확보한 만큼 금융비용 부담이 큰 상태다. 부채비율은 2021년 말 109.8%에서 2022년 말 264.8%로 급증한 뒤 올 1분기 말 205.8%를 기록했다. 롯데건설은 본PF 전환과 분양수익을 통한 상환으로 올해 말까지 PF 우발채무를 2조원 중반대로 축소할 계획이다.

롯데건설은 이번 신용등급 조정을 시장 예측 범주 내에서 이뤄진 단순한 기술적 조정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신용등급 하향이라는 대외적 불확실성이 줄어든 것으로 보고 수익성 위주의 수주와 보수적인 자금 운용, 리스크 대응 체계 강화 등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한다는 방침이다.

 

나영찬 기자 na@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