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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입 자금 770억' 하이퍼코퍼레이션, 유증+CB 조달 구조 '눈길'

Numbers_ 2025. 7. 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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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입 자금 770억' 하이퍼코퍼레이션, 유증+CB 조달 구조 '눈길'

코스닥 상장사 '하이퍼코퍼레이션'이 경영권 변동을 수반하는 대규모 자금조달을 예고했다. 홍콩계 투자사를 필두로 한 인수 컨소시엄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발행주식 총수를 넘는 대량의 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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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하이퍼코퍼레이션 홈페이지

 
코스닥 상장사 '하이퍼코퍼레이션'이 경영권 변동을 수반하는 대규모 자금조달을 예고했다. 홍콩계 투자사를 필두로 한 인수 컨소시엄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발행주식 총수를 넘는 대량의 신주를 취득할 계획이다. 동시에 재무적투자자(FI) 대상 전환사채(CB) 발행도 진행한다.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유입되는 자금만 770억원에 달한다.

370억 규모 유상증자…대주주 바뀐다 

하이퍼코퍼레이션은 이달 27일 37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유상증자에 따라 발행될 신주는 1451만5492주로 발행주식 총수(1333만5216주) 대비 109%에 달한다. 납입일은 9월26일로 예정됐다.

인수 컨소시엄은 대부분 가상자산(암호화폐·가상화폐) 관련 글로벌 투자사들로 구성됐다. 홍콩 소재의 특수목적법인(SPC) '파나틱스트래티직홀딩스(FANATIC STRATEGIC HOLDINGS PTE. LTD)가 주축이다. 해당 SPC는 암호화폐 투자 운용사 'BSQ캐피탈(BSQ Capital)'의 공동창업자 패트릭 수(Patrick Yuhsiang Su) 대표가 설립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유상증자에서 전체 거래 금액의 39.7%에 해당하는 147억원을 책임진다.

또 가상자산 분야 기업 투자에 특화된 영국계 벤처캐피털(VC) '킹스웨이 캐피탈(Kingsway Capital Partners Limited)'이 2개의 펀드를 통해 101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테네시주 내슈빌 소재의 비트코인 관련 기업·기술 투자사 '유티엑스오 매니지먼트(UTXO Management)'가 조성한  펀드 '210K Capital, LP'도 101억원을 보탠다. 나머지 20억원가량은 코스닥 상장사 '우리기술투자'가 책임지기로 했다.

거래가 완료되면 가장 많은 금액을 출자한 파나틱 스트래티직 홀딩스가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해당 법인이 인수하는 물량은 유상증자 하이퍼코퍼레이션의 현 주인인 'FSN'이 가진 주식수 576만3588주보다 2만여주 앞선다. 유상증자 이후 지분율은 각각 20.78%, 20.69%가 된다.

하이퍼코퍼레이션은 일찌감치 자금조달 채비를 마친 상태였다. 지난해 3월 최대주주가 기존 '티사이언티픽'에서 FSN으로 변경됐을 당시 주주총회를 통해 사명 변경, 사업목적 추가와 함께 자금조달 발판을 마련했다. 발행 가능한 전체 주식수는 기존 1억주에서 5억주로 늘렸으며, 발행주식 총수의 50% 한도 내에서만 가능했던 기관투자자 대상 신주 발행 관련 조항도 정관에서 삭제했다. 하이퍼코퍼레이션이 전체 주식을 뛰어넘는 유상증자를 실시할 수 있게 된 배경이다.

CB로 400억 조달…유증 대비 저렴한 전환가액

이와 함께 메자닌 발행을 통한 400억원 규모 투자금 유치도 예고했다. 신사업 진출에 앞서 곳간을 채우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먼저 케이스트래티지홀딩스(KStrategy Holdings)가 200억원을 들여 15회차 CB를 인수한다. 해당 법인은 파나스태리티직홀딩스 설립자인 패트릭 수 대표가 세운 곳으로 'BSQ Digital Opportunities Fund Master'가 출자했다.

16회차 CB도 15회차 CB와 동일한 규모로 발행할 예정이다. 인수자는 버덴트아우룸1호 투자조합이다. 이 조합의 최대주주는 70% 지분을 보유한 천성환씨이며 대표이사는 서상혁씨다. 이들 CB는 모두 표면금리 0%에 만기금리 3%로 설정됐다. 납입일은 내달 25일이다.

CB 발행 금액이 이번에 조달하는 자금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CB 투자자들이 갖게 될 잠재 물량도 많다. 무엇보다 CB 전환가액(1856원)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액(2549원)보다 낮게 매겨졌다. 유상증자보다 저렴한 가격에 더 많은 잠재지분을 확보한다는 의미다.

이 같은 가격 차이는 이사회 결의일 시점에서 비롯됐다. 유상증자는 이달 27일 이사회에서 결의했지만 CB 발행 안건은 그보다 하루 전인 26일 다뤄졌기 때문이다. 1일 간격으로 시간차를 두고 결정함으로써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액과 CB 전환가액 차이를 벌릴 수 있었던 것이다.

이들 가격은 모두 이사회 결의일 전일 기준 1개월, 1주일, 최근일 주가의 산술 평균치를 통해 계산된다. 그러나 하이퍼코퍼레이션은 이달 초 결손금 보전 목적으로 무상감자를 실시하면서 주식거래가 정지된 상태였다. 감자 주권 변경상장을 마치고 26일부터 거래가 재개됐는데, 이로 인해 유상증자 발행가액 산정 때는 26일 주가가 반영된 반면, CB 전환가액을 계산할 땐 26일 주가가 반영됐다. 공교롭게도 이날 거래재개와 맞물려 회사의 주가가 폭등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액수를 적용할 수 있었다.


두 CB의 전환가능 주식수는 총 2155만1724주로 현재 발행주식 총수 대비 161.6%에 해당한다. 15회차 CB 투자자이자 유상증자 최다출자자인 패트릭 수 대표 측이 가장 많은 물량(신주 578만6582주·CB 1077만5862주)을 확보하게 된다.

유상증자와 CB 유입 대금을 모두 합치면 770억원에 이른다. 해당 자금은 대부분 '신규 사업 개발' 자금으로 편성된 상태다. 하이퍼코퍼레이션은 이번 조달 자금을 밑천 삼아 적극적인 신사업 진출 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