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AA급’ 우량채인 CJ제일제당이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앞둔 가운데 ‘갑진년 1호’ 회사채 흥행에 성공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연초효과가 이어질 지 업계 관심이 크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에 따른 신용등급 양극화 현상으로 투심이 우량채로 쏠리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오는 15일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CJ제일제당은 3년물 2500억원과 5년물 1500억원으로 총 4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6000억원으로 증액할 수 있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3일 실시한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7배가 넘는 주문을 확보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방산업계 호황과 잇단 대규모 수주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새해 첫 회사채 수요예측이 흥행하며서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으로 투심이 위축돼 연초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를 잠재웠다. 연초효과란 기관투자자들이 새해에 대거 자금을 집행해 수요예측 때마다 조단위 뭉칫돈이 몰리는 현상을 말한다.
여기에 금리 인하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회사채 시장에 매수세 쏠림 현상이 이어졌다. ‘AA’ 등급의 LG유플러스는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1조7500억원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000억원어치 모집에 33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신용등급 ‘AA-’인 KCC는 3000억원어치의 수요예측에서 1조3050억원이, 한화솔루션은 2000억원 발행에 1조3000억원의 매수 주문이 쏟아졌다.
‘AA’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은 국내 최대 종합식품회사로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3분기 경기침체와 아미노산 시황 부진, 축산물과 유지 시세 하락으로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이 전년대비 3.4% 줄었지만 물류부문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EBITDA(에비타, 상각전영업이익)가 9.9%로 우수한 수준을 유지했다.
매입채무 결제, 해외 식품과 바이오 부문 증설투자로 연결기준 순차입금이 9조8000억원으로 2022년말보다 4000억원 늘었지만 전반적인 재무지표는 우수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국기업평가는 분석했다.
순차입금/EBITDA는 3.4배로 2022년 말 3.1배보다 소폭 늘었다. 부채비율은 150.4%로 0.9%포인트 줄어든 반면, 차입금의존도는 39%로 0.3%포인트 증가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일시적으로 증가한 재고부담이 점차 해소되는 가운데, 견조한 영업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투자부담을 충당하면서 순차입금/EBITDA 3배, 차입금의존도 35%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회사채 수요예측을 앞둔 기업은 △미래에셋증권(AA) 3000억원, 9일 △롯데쇼핑(AA-) 2500억원, 9일 △HL만도(AA-) 1500억원, 10일 △신세계(AA) 2000억원, 10일 △한화에너지(A+) 800억원, 10일 등이다.
조아라 기자 archo@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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