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원문 바로가기
범현대가(家) 소속의 반도체 특수가스 제조기업 후성이 대규모 자금 확보를 위해 주주 힘을 빌리기로 했다.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013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다. 김근수 후성 회장 부자를 비롯한 최대주주 측 보유 지분이 전체 주식수의 절반에 달하는 만큼, 이들이 부담해야 할 금액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 후성은 지난 25일 1013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액면가 500원인 주식 1290만3226주를 새로 발행할 계획이다. 이는 발행주식총수(9435만2104주) 대비 13.68%에 해당하는 규모다.
예정 발행가액은 기준주가에 20% 할인율을 적용한 7850원으로 책정됐다. 오는 2월 26일 1차 발행가액을 정한 뒤 4월 4일 확정 발행가액을 공고할 예정이다. 구주주 청약은 4월 9일부터 11일까지 진행한다. 구주주에게는 보유 중인 주식 1주당 0.1367562386주가 배정되며 미달 물량이 발생할 시 같은 달 15~16일 실권주 대상 일반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기존 주주들이 보유 지분만큼 신주를 인수해야 실권주 부담이 줄어든다. 이번 유상증자의 신주 발행 물량을 지분율 대로 계산하면 최대주주 측은 47.62%에 해당하는 614만4144주를 배정받게 된다. 후성의 최대주주는 오너 2세인 김용민 총괄부회장(22.28%)과 창업주이자 정주영 현대그룹 초대회장의 외조카인 김근수 회장(12.35%), ㈜후성홀딩스(6.67%), 일광이앤씨(4.39%), 후성정공(0.48%) 퍼스텍(0.41%), 한국내화(0.39%) 등 계열사다.
이들 최대주주는 배정 물량의 절반인 307만2072주만 소화하기로 했다. 다만 기존 지분율이 적지 않아 비용 부담은 상당할 전망이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예정 발행가액 기준 241억원어치 물량을 이들이 책임져야 한다.
가장 큰 부담을 지고 있는 이는 김 부회장이다. 그는 이번 유상증자에 113억원을 투입해야 한다. 신주 143만7724주를 인수하게 된다. 이어 김 회장은 63억원을 출자하고 159만4164주를 받는다. 또 지분 6.67%를 보유한 ㈜후성홀딩스가 34억원을 책임치며, 나머지 31억원은 특수관계기업인 △일광이앤씨 △후성정공 △퍼스텍 △한국내화 등이 지분율 대로 나눠 부담할 예정이다.
이들 최대주주가 어떤 방식으로 유상증자 청약 대금을 마련할 지는 알 수 없다.
일부에서는 주식담보대출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른 특수관계자인 일광이앤씨의 경우 지난해 12월 7일 신한은행과 후성 주식 414만1992주를 담보로 하는 주식근질권설정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조달한 금액은 300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금부담, 주주반발을 무릅쓰고 제3자배정이나 채권 발행이 아닌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는 건 그만큼 회사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신호로 해석된다”며 “오너가 현금, 채권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면 현금으로 납입하거나 채권으로 상계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일단 주식담보대출로 증자에 참여하고 나중에 주식을 팔아 빚을 갚는 식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최대주주 측의 지분가치는 크게 희석되지 않을 전망이다. 후성 측은 “최대주주는 총 47.62%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고, 이번 유상증자 이후 보유 지분율은 44.75%로 2.87%포인트 하락이 예상된다”며 “지분율이 하락하더라도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
'Corporate Action > 주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카오, SM엔터 지분 매각 소식에 "사실 무근" (0) | 2024.01.29 |
---|---|
해운사 설립 및 해운업 진출 보도에…한화오션 "검토중" (0) | 2024.01.29 |
대한전선, 5258억원 규모 유상증자 1차 발행가액 7740원 결정 (0) | 2024.01.29 |
한화오션, 한화오션에코텍 유상증자 참여로 1522억 규모 '자금 수혈' (0) | 2024.01.26 |
김동선 한화 부사장, '6일 간 매일' 한화갤러리아 주식 1만 6000주 씩 매수 (0) | 2024.0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