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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 정상화 속도내는 유암코, 이번엔 '550억' 직접 투입

Numbers_ 2024. 3. 2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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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 정상화 속도내는 유암코, 이번엔 '550억' 직접 투입

유암코(연합자산관리)가 워크아웃(재무개선 작업) 중인 아스트의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낸다. 채무 상계를 위한 전환사채(CB) 인수와 출자전환 유상증자에 참여한데 이어 현금 550억원까지 직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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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스트)


유암코(연합자산관리)가 워크아웃(재무개선 작업) 중인 아스트의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낸다. 채무 상계를 위한 전환사채(CB) 인수와 출자전환 유상증자에 참여한데 이어 현금 550억원까지 직접 투입하기로 했다. 최대주주를 비롯한 채권단을 중심으로 강도 높은 채무 조정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스트의 9차 금융채권자협의회(주채권은행 산업은행)가 지난 18일 부의한 ‘대주주 자본 확충의 건’ 안건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최대주주인 알파에어로가 아스트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단독으로 참여해 550억원의 자본을 투입하는 내용이다. 알파에어로는 유암코가 업무집행사원(GP)으로 운용하는 기관전용 사모투자합자회사다.
 

아스트 이사회 의사록

 
이번 유상증자는 신주 발행가액이 액면가와 동일하다. 기준주가 1141원에 56.1%라는 높은 할인율이 적용됐다. 발행가액이 500원인 신주 1100만주를 새로 찍어낸다. 아스트의 발행주식총수(1억8760만2610주) 대비 58.6%에 해당하는 대규모 물량을 최대주주가 떠안는 셈이다.

아스트는 앞서 지난 12일에도 액면가 유상증자를 진행한 바 있다. 8차 금융채권자협의회의 결의에 따른 것이었다. 이때도 728억원 규모의 신주 1억4565만주 가운데 465억원어치인 9300만주를 알파에어로가 인수하며 가장 많은 물량을 책임졌다. 나머지 신주는 △산업은행(2538만주) △신보2021제5차 유동화전문(1100만6000주) △국민은행(801만주) △신용보증기금(366만8000주) △신보2022제5차 유동화전문(366만8000주) △우리은행(91만8000주) 등 채권단이 인수했다.

이때의 유상증자는 채권단에 신주를 배정해 채무를 변제하는 출자전환 형태였다. 채권단에게 아스트의 빚을 탕감해주는 대신 그만한 금액의 주식을 교부한 것이다. 통상 출자전환을 통해 채무를 탕감하면 채권자로서는 주가 하락 등의 리스크를 감내해야 하기 때문에 선호되지 않지만, 법정관리라는 최악의 사태만큼은 피하자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초에는 총 발행대금 합계가 1585억원인 3개의 CB(7·8·9회차)도 잇따라 발행했다. 이중 7회차 CB(525억원)는 알파에어로가 인수했으며, 8회차 CB(500억원)는 유암코의 또 다른 100% 자회사 유앤아이대부가 매입했다. 두 CB는 알파에어로와 유앤아이대부가 아스트에게 빌려준 채무 상계납입 용도로 쓰였다. 9회차 CB(560억원)만 채권단과 무관한 다수의 외부기관에 발행했는데, 이는 알파에어로에게 빌린 단기차입금 상환자금으로 활용됐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이들 CB 또한 전환가액이 액면가인 500원으로 책정됐다. CB를 액면가로 발행한다는 건 아스트의 주가가 액면가 밑으로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원금 손실을 보지 않는다는 의미다. 만약 주가가 현재보다 높아질 시 전환권 행사에 따른 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 당장 엑시트(투자금 회수) 차익을 노렸다기 보단 기존 채무를 액면가 CB로 대체해 경영정상화 시간을 벌면서 차익 실현 기회까지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결과적으로 유암코는 아스트의 채권자로서 1490억원어치 채무를 출자전환(465억원)과 7·8회차 CB 인수(1025억원)로 상계하고 이번 유상증자로 현금(550억원)까지 투입하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최대주주를 중심으로 한 강도 높은 채무조정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아스트와 금융채권자협의회가 기업개선 계획의 이행을 위한 약정기간은 2026년 9월 30일까지다. 협의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

아스트 관계자는 “(약정기간이) 2026년까지인 만큼 채무조정은 당분간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스트는 보잉과 에어버스에 항공기 부품을 제조해 공급하는 중견 업체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영난에 휘청이다 지난해 7월 만기였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채권자들의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원금과 이자 390억원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유암코는 우리·신한·농협·국민·하나 등 5대 시중은행과 산업은행, 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이 주요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구조조정 전문회사다. 지난해 3월 창립자인 김희원 아스트 대표이로부터 지분을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