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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 전문업체 뷰노가 영구 전환사채(CB) 발행을 추진한다. 해외시장 진출에 추진에 필요한 자금 확보 차원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영구채를 통해 재무적 부담을 덜었다는 점이다. 그동안 적자가 이어지면서 결손금이 늘었고 현금자산도 크게 감소한 탓에 외부 조달도 쉽지 않았다. 다만 영구채를 5년후에 상환하는 국내 자본시장의 관례에 따라 이번 영구 CB에도 콜옵션(중도상환) 조건을 설정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뷰노는 104억원의 2회차 영구 CB 발행을 추진 중이다. 영구채인 만큼 만기일은 발행일로부터 30년 이후인 2054년 3월 26일인데 연장을 통해 최대 60년까지 미룰 수 있다. 전환가액은 3만3155원으로 설정했다. 표면이자율 0%, 만기이자율 2%의 좋은 조건과 함께 지배력 방어용 콜옵션(매도청구권)은 15%를 보장 받았다. 발행 물량은 '아트만자산운용'과 '빌랑스인베스트먼트'가 함께 조성한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이 모두 소화한다.
뷰노는 조달 목적을 해외 진출을 위한 영업비용 확보로 명시했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 의료기기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 올해 인공지능(AI) 기반의 뇌 정량화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브레인’의 미국 공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AI 기반 심정지 예측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카스’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허가 획득을 위해 현지 의료기관과 임상 연구도 진행 중이다. 조달한 자금은 올해와 내년에 각각 34억원, 30억원을 투입한다. 2025에 나머지 40억을 쓰겠다는 계획이다.
뷰노는 그동안 실적 적자가 이어지면서 재무 부담이 커진 상황이었다. 특히 지난해말 연결기준 결손금은 811억원인데 1년전보다 26.2% 늘어난 규모다. 결손금이 자본을 갉아먹은 덕분에 자본총계는 2022년말 187억원에서 지난해말 50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같은 기간 부채총계는 5.1% 늘었다. 부채비율은 89.3%에서 349.4%로 상승하며 부담이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영구 CB를 발행하면 부담도 줄일 전망이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가 6년만에 ‘영구채는 회계상 자본’이라고 결론을 내린 덕분이다. 영구채는 기업이 외부에서 돈을 빌린 뒤 그에 대한 이자만 내는 채권이다. 만약 뷰노가 일반적인 CB를 발행했다면 부채로 반영하겠지만, 이번에 영구 CB 발행을 완료하면 자본으로 반영될 예정이다.
다만 국내 자본시장에서 영구채는 5년 만의 조기상황을 관례로 여기고 있다. 뷰노도 영구 CB 발행 이후 2년이 지나면 콜옵션(중도상환)을 행사하도록 조건을 설정했다. 금리도 조정을 통해 부담이 늘어나는 구조다. 만기이자율은 2%로 설정했지만 발행일로부터 2년이 이후부터 5년이 되는 날까지 4%를 가산한다. 만기이자율은 6%로 상승한다.
아울러 5년 이후부터는 매 1년째 되는 날마다 4% 이율을 가산하기로 했다. 발행하고 6년이 지나면 금리가 10%로 오르는 셈이다. 이는 결국 5년 이후에 이자 부담을 늘려 조기 상환을 유인하는 방안으로 풀이할 수 있다.
뷰노는 AI 기반 심정지 예측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카스’의 비급여 시장 진출을 통해 캐시카우를 확보하고 수익 구조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빠르게 매출을 늘려 올해 하반기에는 분기 기준 흑자, 내년에는 연간 흑자를 내겠다고 설명했다.
뷰노 관계자는 “재무적으로 안정화 단계에 진입하면서 첫 4% 이율 적용 시점 전에 안정적으로 상환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이번 영구 CB 발행의 주요 목적이 미국 등 해외 시장 진출의 가속화라는 점에서 해외 매출을 확대하면 이른 시점에 충분히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윤필호 기자 nothing@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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