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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권 발행도 거래액에 포함될까? SSG닷컴 1조원 풋옵션 분쟁의 쟁점

Numbers 2024. 4. 3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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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권 발행도 거래액에 포함될까? SSG닷컴 1조원 풋옵션 분쟁의 쟁점

SSG닷컴과 재무적투자자(FI)가 풋옵션(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풋옵션 발동 조건 중 하나인 SSG닷컴 총거래액(GMV)의 집계 기준을 두고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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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옵션을 막으려는 신세계그룹과 풋옵션을 행사하려는 FI가 SSG닷컴의 GMV 달성 여부를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사진=SSG닷컴)


SSG닷컴과 재무적투자자(FI)가 풋옵션(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풋옵션 발동 조건 중 하나인 SSG닷컴 총거래액(GMV)의 집계 기준을 두고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면서다. SSG닷컴은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모든 매출액을 GMV에 포함하는 게 관행이라는 입장이지만, FI측은 SSG닷컴이 주장하는 GMV 지표가 상품권의 판매와 사용 등 중복 거래를 포함하고 있는 만큼 부풀려진 수치라고 반박한다.  

30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BRV캐피탈 등 FI와 주주간 계약에 따른 확인 절차를 진행 중이다. 협상의 골자는 다음달 1일 효력이 발생하는 FI의 풋옵션 발동 여부다.  

앞서 2018년 신세계그룹은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BRV캐피탈 등 FI와 IPO(기업공개)를 약속하고 SSG닷컴에 대한 1조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FI는 이듬해 7000억원, 2022년 3000억원 등 총 1조원을 각각 투입해 SSG닷컴 지분을 15%씩 확보했다. 당시 FI는 보유 주식 전량을 SSG닷컴 대주주(이마트, 신세계)가 매수해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 풋옵션을 안전장치로 계약에 포함시켰다. 행사 기한은 2024년 5월 1일부터 2027년 4월 30일까지다.  

풋옵션 발동 조건은 SSG닷컴이 IPO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2023 사업연도 기준 SSG닷컴의 GMV가 5조1600억원 이상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다. 양측의 입장차는 여기서 시작됐다. SSG닷컴은 특히 목표 GMV 경우 달성 여부를 두고 SSG닷컴은 달성했다는 입장이고 FI는 부풀려졌다고 주장한다. 

SSG닷컴의 GMV는 이미 지난 2021년 5조7174억원을 달성했고 지난해에도 5조7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수치 안에는 상품권으로 인한 중복 계상이 포함됐다. 즉 SSG닷컴에서 상품권을 판매했을 때 발생하는 1차 거래액, 해당 상품권으로 SSG닷컴에서 상품을 구매했을 때 발생하는 2차 거래액이 모두 포함된 것이다. FI는 이를 근거로 실질적인 GMV는 풋옵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GMV는 공식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집계되는 수치가 아니라 이커머스 업체의 거래규모에 따른 성장성, 점유율 등을 추산하기 위해 쓰이는 지표다. 따라서 상품권 거래의 경우 별도 회계상의 조치가 이뤄지는 대신 모두 거래액으로 합산된다. GMV가 아닌 정식 매출액이라면 회계기준에 따라 상품권이 판매됐을 땐 부채로 인식되고, 해당 상품권으로 물건 판매가 이뤄지면 부채가 차감되면서 매출로 인식된다.  

이는 FI와 신세계그룹이 당초 주주간 거래를 맺을 때 계약서에 명시한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통상 총거래액을 의미하는 GMV는 그간 이러한 매출 구조로 유지돼 왔기 때문이다. FI가 이를 알고도 최초 투자를 진행했지만, 이제와서 GMV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풋옵션 발동을 위한 자구책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협상에서 설득력을 잃을 수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상품권 거래에 문제를 삼는다면 애초 투자부터 수익구조 모델에 대한 이해 없이 투자에 나선 것과 다르지 않다"며 "사실 (상품권과 같은) 중복 거래에 대한 이슈도 드물다"고 말했다. 


박재형 기자 jhpark@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