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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투사 전환 앞둔 대신증권, 지표개선 ‘총력’

Numbers 2023. 11. 10. 16:16

대신증권 건물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대신증권이 재무지표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증권업계가 위기에 처한 가운데, 관련 사업을 확대한 대신증권도 수익 감소를 줄이기 위해 자산재평가를 실시하는 등 건전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10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의 신용등급 주요 지표인 조정순자본비율이 전분기 대비 소폭 하락했다. 부동산 채무 보증수수료가 줄어든 와중에 부실채권 발생에 따른 대손비용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대신증권은 61년의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위탁매매 부문에서 양호한 시장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위탁매매란 증권업자가 고객의 의뢰를 받고 증권을 매매하는 것을 말한다. 올해 상반기 기준 위탁매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리테일부문 영업이익은 971억원으로 전체의 65%를 차지하고 있다.   

자산관리와 투자은행(IB) 부문의 시장 지위는 위탁매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위하다는 평가다. 자산관리부문의 시장 점유율은 2.4%, IB부문은 2.8%다. 

대신증권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IB사업을 확대했다. 이 과정에서 부동산 익스포져가 증가했다. 부동산 익스포져란 부동산PF 투자로 위험에 노출되거나 발생할 수 있는 위험 비중 또는 금액을 말한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대신증권의 부동산 익스포져는 2조원, 자기자본대비 93% 수준이다. 

통상 은행이 건설 자금을 빌려주고 시공사가 채무 보증을 선다. 최근 수익을 늘리기 위해 시공사와 연대보증 또는 책임준공확약형태로 채무 보증을 서거나 직접 돈을 투자하면서 프로젝트를 따내는 증권사가 늘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을 확대한 증권사들이 손실을 봤는데, 대신증권도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부터 부동산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면서 대신증권의 부동산PF 사업부문은 사업과 재무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우발부채 규모가 크게 늘었다. 우발부채란 기업이 통제할 수 없는 미래 사건으로 부채가 언제 얼마나 발생할 지 예상이 어려운 부채를 말한다.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PF 브릿지론 비중이 5%로 낮은 점은 위안거리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향후 부동산 거래가 감소하는 등 시장이 더욱 악화되면 부동산PF 투자 자산의 건전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부동산 익스포져 중 해외자산이 53%를 차지하고 있는 점도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해외 대체투자는 국내 자산보다 위험을 분석하고 파악하는 데 한계가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투자 위험은 전체 수익에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대신증권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9%다. 증권사 평균 1%를 0.1%포인트 하회하고 있다. ROA는 당기순이익을 자산총액으로 나눈 값이다. 가지고 있는 자산으로 이윤을 얼마나 남겼는지 나타낸다. 

고정비 부담도 수익성 저하의 원인 중 하나로 언급됐다. 위탁매매는 지점 운영을 중심으로 이뤄져 고정비가 많이 나간다. 대신증권은 본점을 포함해 국내 43개 지점과 3개의 해외 현지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높은 배당은 자본적정성 지표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나이스신용평가는 분석했다. 대신증권의 배당성향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평균 64.2%로 타사 대비 높은 수준이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이다. 

이에 따라 대신증권의 올 상반기 조정순자본비율은 191.3%를 기록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대신증권의 조정순자본비율이 220%에 미치지 못할 경우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신증권의 조정순자본비율은 나이스신용평가가 제시한 하향 기준 대비 28.7%포인트 부족하다.

대신증권이 하향 기준을 충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0년 330.9%에 달하던 조정순자본비율은 △2021년 247.8% △2022년 212.6% △2023년 1분기 200.7%로 점점 하락하는 추세다.

부동산 위험은 유동성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부동산경기 하강 국면에서 금융시장 경색 등으로 단기간 내 우발부채 상당부분이 현실화 될 시 유동성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지속적인 자회사 투자기조 등을 감안하면 자기자본 확대는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신사업 추진 및 재무안정성 유지 등을 위해서는 적절한 수준의 자본완충력 관리가 수반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은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경쟁사 대비 우발부채나 유동성 저하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종합금융투자사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만큼 자본적정성 지표 개선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대신증권 측은 “상반기 부동산PF 대손충당금으로 170억원을 쌓았다. 타사대비 매우 낮은 수준으로 부동산 위험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답했다. 

배당성향이 높다는 분석에 대해서는 “주주 친화 정책의 일환으로 고배당을 실시하고 있다”며 “수익에 맞춰 배당을 실시하기 때문에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자산재평가를 통해 자기자본을 개선하는 동시에 종투사 전환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조아라 기자 archo@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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