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이 전환사채(CB) 발행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최근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상환하면서 생긴 자금 공백 우려를 해결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300억원의 CB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복수의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들을 놓고 인수자 선정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건 아니고 내부에서 CB 발행을 포함해 여러가지 자금조달 방안을 검토 중인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번 CB 발행 검토는 앞서 영구채를 중도상환하면서 생긴 자금 공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에어부산은 지난달 300억원의 영구채를 중도상환했다. 해당 영구채는 2021년 최대주주인 아시아나항공을 대상으로 발행한 CB로 올해 6월 24일 중도상환권(콜옵션) 행사일이 도래했다.
영구채는 일반적으로 30년 정도의 매우 긴 만기를 가지고 있는 데다 발행사의 결정에 따라 연장할 수 있다. 그러나 발행일로부터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금리가 가산되는 스텝업(Step-up) 조항이 걸려있어 중도상환일에 콜옵션을 행사하는 게 불문율처럼 여겨진다. 에어부산의 영구채 또한 만기일은 2051년으로 길지만 발행일로부터 2년 뒤 기존 금리 7.5%에 2.5%p씩 가산하는 스텝업 조항이 포함됐다.
수년째 자본잠식 여진이 지속됐던 에어부산으로선 영구채 발행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영구채는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채권을 찍어내면 자본 확충 효과가 따라붙는다. 실제 에어부산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4차례의 영구채를 발행해 1200억원을 조달했고,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1267억원)·자본금(1166억원)으로 자본잠식이 해소됐다.
에어부산이 영구채를 중도상환했다는 건 더 이상 시기마다 늘어나는 이자부담을 감당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신 상환으로 인해 자본잉여금이 줄어드는 건 감내해야 할 부분이다.
이같은 영구채를 중도에 상환했다는 건 회사가 더 이상 시기마다 늘어나는 이자부담을 감당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대신 상환으로 인해 자본잉여금이 줄어드는 건 감내해야 할 부분이다. 에어부산 또한 영구채를 상환함으로써 자본잠식 우려가 다시 떠오르는 모양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회사의 자본총계는 1531억원이다. 300억원어치 영구채가 상환되면서 3분기 자기자본은 1200억원 정도로 감소할 전망이다. 자본총계가 자본금(1166억원)에 근접하게 되는 것이다.
에어부산이 영구채가 아닌 일반 CB를 발행할 경우 금리부담이 낮아질 전망이다. CB는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을 부여하기 때문에 일반 회사채에 비해 낮은 이자율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아울러 향후 전환권이 행사되면 부채가 감소하고 자본이 증가해 재무건전성이 개선되는 효과도 있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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