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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의 CFO]③ 포스코퓨처엠, 달라진 위상…정대형의 당면과제 ’재무건전성‘

Numbers 2024. 6. 7.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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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의 CFO]③ 포스코퓨처엠, 달라진 위상…정대형의 당면과제 ’재무건전성‘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그룹 핵심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차원에서 이차전지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운 만큼 이를 담당하는 포스코퓨처엠의 위상도 높아졌다. 포스코퓨처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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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광양 공장  /사진 제공=포스코퓨처엠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그룹 핵심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차원에서 이차전지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운 만큼 이를 담당하는 포스코퓨처엠의 위상도 높아졌다.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정대형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새로 선임했다. 최근 적극적인 투자 확대로 인해 재무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신임 정 CFO의 효율적인 자금 조달과 집행이 중요해졌다.

포스코퓨처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음극재와 양극재를 생산하는 소재기업이다. 1963년 삼화화성으로 출발한 포스코퓨처엠은 2010년 LS 엠트론 음극재 사업부문을 인수합병하며 음극재 사업을 시작했다. 2018년 말 포스코ESM을 인수하며 양극재 사업에 진출했다. 사명은 2010년 포스코켐텍, 2019년 포스코케미칼에 이어 지난해 포스코퓨처엠으로 변경했다.

포스코퓨처엠의 CFO는 시기에 따라 기획재무실장, 기획지원본부장, 경영기획본부장 등을 사용했다. 2010년대 중반에는 기획재무실장을 사용하다가 2019년 기획지원본부로 격상됐다. 올해부터는 기획지원본부장이 경영기획본부장으로 바뀌면서 경영 전략 수립과 자금 관리 측면에서 보다 CFO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퓨처엠의 CFO는 지주사나 다른 계열사에 비해 교체가 잦았다. 2010년부터 현재까지 이희명, 노민용, 황명학, 최은주, 김원희, 강득상, 김주현, 윤덕일, 정대형 등 9명의 CFO가 재직했다. 이들의 임기는 2년 이내로 다른 기업의 CFO들에 비해 짧은 편이다.

과거 포스코퓨처엠의 CFO는 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낮았다. 2010년대 포스코켐텍 시절까지만 하더라도 CFO 자리에 상무급 인사들이 선임됐다. CFO들이 사내이사로서 회사 경영 전반에 참여한 점을 미뤄볼 때 CFO의 역할이 작았다기 보단 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낮았던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퓨처엠, 격 높아진 CFO 직급…종착지서 등용문될까


포스코퓨처엠의 주요 변곡점은 2019년에 나타난다. 2018년 말 포스코켐텍은 포스코ESM을 인수를 결정하며 양극재 사업에 진출했다. 이를 위한 사전작업을 위해 포스코의 재무라인이자 그룹 핵심 인물인 최정우 전 회장이 2018년 포스코켐텍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CFO는 김원희 기획재무실장(상무)이 맡았다. 특히 최 전 회장은 당시 사장급 인사로 포스코 가치경영센터장을 이끌고 있었다. 가치경영센터는 그룹 구조조정을 이끌던 조직으로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곳이다.

최 전 회장은 지난해까지 포스코그룹을 이끌었던 수장으로 현재까지도 그와 합을 맞췄던 인물들이 그룹 요직에 배치돼 있다. 김원희는 포스코켐텍 CFO, 포스코인터내셔널 에너지기획지원본부장을 거쳐 2024년부터 포스코이앤씨의 경영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다. 두 인물 모두 그룹의 핵심 재무통으로 손꼽혔으며 포스코ESM의 인수 작업을 통해 현재 포스코퓨처엠의 기반을 마련했다.

당시 포스코그룹은 음극재와 양극재 등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았다. 두 인물을 전략적으로 배치한 것도 포스코퓨처엠이 그룹 내에서 위상이 높아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최 전 회장은 2018년 7월 포스코그룹의 회장에 올라섰으며 김원희 CFO가 남은 임기 동안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았다.

2019년부터 CFO에 전무, 부사장급 인물들이 선임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2018년 강득상 기획지원본부장(전무), 2021년 김주현 기획지원본부장(전무), 2023년 윤덕일 기획지원본부장(부사장) 등이 재직했다. 현직자인 정대형 CFO도 전무급 인사다.

포스코퓨처엠의 높아진 위상과 함께 CFO 종착지에서 등용문으로 바뀔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 2018년 최정우-김원희 체제 이후 포스코퓨처엠의 CFO는 모두 다른 계열사로 이동하지 못하고 회사를 떠났다. 강득상, 김주현, 윤덕일 등 3인 모두 기획지원본부장이 포스코에서 마지막 경력이다.

 
높아진 ‘재무부담’ 속 이차전지 위기감…CEO·CFO 연쇄교체 


2024년 4월부터 포스코퓨처엠의 곳간을 맡고 있는 정 CFO는 순혈 포스코 출신은 아니다. 정 CFO는 1968년생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PwC 컨설팅 파트너, 삼성구조조정본부 재무팀, 딜로이트, AT커니코리아 부사장 등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그룹에 합류한 건 2015년이다. 당시 권오준 전 회장은 포스코의 혁신을 외치며 순혈주의 타파를 내세웠다. 이 시기에 정 CFO는 포스코 가치경영실 Chief PCP(POSCO Certified Professional)로 입사했다. 이후 정 CFO는 2019년 포스코 경영진단실장(상무), 2022년 포스코홀딩스 경영전략팀 전략담당(전무), 2023년 포스코홀딩스 경영전략팀장(전무) 등을 지냈다.

정 CFO는 경영전략 부서에서 일했던 만큼 최 전 회장의 라인과 인연이 깊다. 최 전 회장이 2016년 가치경영센터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산하에 전중선, 정기섭과 합을 맞췄다. 이들은 각각 2018년과 2023년 차례로 포스코홀딩스의 CFO를 맡았다. 정 CFO는 포스코에 있던 기간 동안 경영전략팀 산하에서 일하며 전중선, 정기섭 전 CFO와 합을 맞췄다.

2024년 4월 포스코퓨처엠으로 이동한 정 CFO의 당면 과제는 회사의 재무건전성 회복이다. 최근 포스코퓨처엠은 이차전지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재무 상태가 악화되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전기차(EV) 시장 수요 둔화로 인해 당장 이차전지 시장에서 안정적인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2021년과 2022년까지만 해도 1조원대로 유지됐던 총차입금 규모가 올 1분기에는 처음으로 3조원을 돌파했다. 포스코퓨처엠의 1분기 현금성자산은 8753억원으로 전년 말의 6304억원보다 38.8% 증가했지만 차입금에 비하면 많이 부족하다. 

재무지표도 악화됐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까지 부채비율 150%를 마지노선으로 고려하며 자금을 조달했다. 그러나 올 1분기 부채비율이 161.4%로 전년 말 대비 18.8%p 늘면서 부채비율 관리 목표를 200% 이하까지 상향조정했다.

다만 이차전지는 포스코그룹이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위해 투자하는 분야는 아니다.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의 투자다. 때문에 정 CFO의 안정적인 자금 조달과 배분, 그리고 투자 시기 조절 등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포스코퓨처엠은 또 올해부터 유병옥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1년 만에 CEO와 CFO 등 핵심 경영진을 교체한 배경으로는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위기감이 손꼽힌다. 경영진의 교체에 따라 기존에 포스코퓨처엠이 언급해왔던 유상증자 등 자금조달 방식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