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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 리스크 해소한 롯데 3세 신유열, 지분 매입 신호탄... 승계 남은 과제는

Numbers 2024. 6. 8.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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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 리스크 해소한 롯데 3세 신유열, 지분 매입 신호탄... 승계 남은 과제는

'지분 없는 후계자'였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이 최근 지분매입을 시작했다. 올해 병역 리스크를 해소한 신 전무가 주요 계열사의 경영 전면에 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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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열 롯데지주 전무가 롯데지주 보통주 7541주를 매입했다고 롯데지주가 5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신유열 전무.  /사진 제공=롯데지주


'지분 없는 후계자'였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이 최근 지분매입을 시작했다. 올해 병역 리스크를 해소한 신 전무가 주요 계열사의 경영 전면에 나선 데 이어 지분확보에도 시동을 걸면서 경영승계가 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배력 강화 측면에서 신 전무는 적극적인 주식매수와 바이오 분야 신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중간지주사 격인 호텔롯데를 상장해 ‘뉴롯데’ 비전을 성사시켜야 하는 과제도 있다. 

 

병역 리스크 극복 후 롯데지주 주식 첫 매입... 승계 탄력?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 전무는 지난 4일 롯데지주 보통주 7541주를 사들여 지분 0.01%를 확보했다. 비용은 약 1억9504만원이다. 신 전무가 한국 롯데 계열사 주식을 매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신 회장의 특수관계인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게 됐다.

신 전무는 지난해 말부터 경영승계에 탄력을 받은 모습이다. 올해 정기인사에서 승진과 함께 롯데케미칼에서 롯데지주 미래성장실로 옮긴 신 전무는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도 이끌며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섰다. 2월에는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로도 선임됐다. 한국에서는 처음 이사회에 입성한 것이다. 여기에 이달 첫 지분 확보까지 더해지면서 신 전무의 후계에 속도가 붙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이러한 행보는 올해 신 전무의 병역 리스크가 해소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행 병역법은 국제법에 따라 국적회복 허가를 받아 한국 국적을 취득한 사람에 한해 38세부터 병역을 면제한다. 현재 일본 국적자이면서 올해 38세가 된 신 전무(1986년생)가 여기에 해당한다. 다만 신 전무의 국적회복 신청 시점은 미지수다.

 

지분 확보와 신사업 집중


신 전무는 지배력 확대를 위해 공격적으로 지분을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 또래 '3세' 경영인들에 비해 지분 보유 시점이 늦어졌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일각에서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부사장)의 사례가 거론된다. 김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가 한화솔루션에서 인적분할돼 신규 상장한 직후인 지난해 4월부터 지난달까지 총 137회에 걸쳐 한화갤러리아 주식 449만9860주(2.29%)를 사들였다.

지분매입과 함께 신 전무는 롯데바이오로직스에서 신사업을 주도하며 경영능력을 입증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분야는 성장 여력이 커 후계자로서 역량을 증명하고, 그룹 내 입지를 다지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030년까지 3조원을 투자해 인천 송도에 메가플랜트(거대 생산공장) 3곳을 건설할 예정이다. 이 계획에는 한일 양국에서 그룹 차원의 도움이 뒤따른다.

실제로 이달 4일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유상증자를 결정하자 롯데지주는 1200억원(지분 80%)을 출자하며 힘을 실었다. 일본 롯데의 롯데홀딩스 역시 300억원(20%)을 지원했다. 앞서 2022년 10월과 지난해 3월에도 롯데지주와 롯데홀딩스는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로 롯데바이오로직스에 약 4026억원을 수혈한 바 있다. 

 

지배구조 개편은 넘어야 할 산


신 전무는 지주사 지분매입과 신사업 성과를 통해 입지를 다지면 지배구조 개편에도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의 뿌리인 유통 업계의 부진이나 오너의 국적 문제 말고도 일본 롯데와 얽힌 롯데그룹 특유의 지분구조는 신 전무가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경영권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데다 국내에서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사업을 하는 이상 국민정서적으로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이는 2017년 롯데지주 출범과 함께 신 회장이 선포한 ‘뉴롯데’의 발판이기도 하다.

현재 롯데그룹은 신 회장 등 총수 일가→일본 광윤사→일본 롯데홀딩스→호텔롯데→롯데지주→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여기서 핵심은 호텔롯데 상장이다. 이때 신주배정이나 유상증자 참여로 신 전무가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일본 계열사 지분을 희석하는 효과를 내기도 한다. 현재 호텔롯데 주식은 최대주주인 롯데홀딩스(19.07%)를 비롯해 일본 계열 회사가 99.28%를 들고 있다.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 이후 롯데지주와의 합병을 통한 단일 지주사 체제는 지배구조 개편의 유력한 시나리오 중 하나다. 다만 이 과정에서 호텔롯데가 주력으로 삼은 면세업의 부진으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은 또다시 넘어야 할 산이다. 합병 시 호텔롯데가 보유한 롯데캐피탈 지분 32.59%(2대주주)를 두고도 고민은 불가피하다. 일반 지주사는 금융 계열사의 지분을 가질 수 없다는 금산분리 원칙에 저촉되기 때문이다.

신 전무는 아버지 신 회장의 롯데지주(13.02%로 최대주주) 지분을 증여받는 방식으로 지배력을 넓힐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상속 및 증여세율이 50%에 달하고, 경영권 프리미엄 명목으로 할증이 붙으면 60%에 육박한다는 점에서 전적으로 의존하기에는 무리라는 의견이 많다.

롯데 관계자는 “지난해 말 신 전무가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으로 부임한 데 따른 책임경영 차원에서 지분을 매입한 것”이라며 “승계를 본격화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박재형 기자 jhpark@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