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vernance/지배구조 분석

'㈜한화 지분 공개매수' 한화에너지, 어떻게 승계 핵심이 됐나

Numbers 2024. 7. 5.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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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지분 공개매수' 한화에너지, 어떻게 승계 핵심이 됐나

한화에너지가 ㈜한화의 지분을 공개매수한다. 한화에너지는 김동관·김동원·김동선 등 한화그룹 오너 3세가 보유하고 있는 곳다. 오너 3세가 보유한 한화에너지를 통해 ㈜한화의 지분을 확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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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너지가 ㈜한화의 지분을 공개매수한다. 한화에너지는 김동관·김동원·김동선 등 한화그룹 오너 3세가 보유하고 있는 곳다. 오너 3세가 보유한 한화에너지를 통해 ㈜한화의 지분을 확대해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겠단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화에너지는 5일 ㈜한화 보통주 600만주(지분율 8.0%)를 기존 주주들로부터 공개매수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한화는 한화에너지의 지분 매입 배경에 대해 “책임경영을 실천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매수 가격은 최근 1개월 평균 대비 12.9%, 전일 종가 대비 7.7% 할증한 주당 3만원으로 결정됐다. 총 투입자금은 1800억원이다. 한화에너지는 공개매수 응모 주식수가 매수 예정량보다 낮더라도 전량 매수할 계획이다. 반대로 매수 예정량을 초과할 경우 안분비례(비율배분)해 매수할 예정이다.

㈜한화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22.65%로 최대주주다. 오너 일가 등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은 43.56%다. 이어 △한화에너지 9.7% △고려아연 7.25% 등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공개매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율은 17.7%(1327만2546주)로 늘게된다.

 

오너3세→한화에너지→㈜한화 구조 밑그림


한화에너지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등 오너 3세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다. 지분율은 김동관 50%, 김동원·김동선이 각각 25%씩 보유하고 있다. 

재계는 한화에너지가 ㈜한화의 지분 확대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승계가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한화그룹은 김동관 부회장을 중심으로 방산·에너지·우주항공 등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계열사의 교통정리 작업을 진행해왔다. 현재 전반적인 계열사 정리는 마무리됐으며 다음 스텝인 지분 승계 방안을 진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너 3세가 보유한 한화에너지가 ㈜한화의 지분을 확대하면 오너3세→한화에너지→한화→그룹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만들 수 있다. 김승연 회장의 지분 22.65%를 직접 승계하는 방식이 간편하고 확실하겠지만 막대한 증여세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화에너지는 전신인 에이치솔루션때부터 ㈜한화의 주식을 사들였다. 2018년 2% 대였던 지분율은 2021년 5%대까지 확대됐다. 같은해 에이치솔루션의 100% 자회사였던 한화에너지가 에이치솔루션을 역합병하면서 오너3세→한화에너지의 지배구조가 형성됐다. 한화에너지는 합병을 통해 ㈜한화 주식을 이어받았으며 지분율이 9.7%로 확대됐다.

이후 한화에너지는 2021년 10월을 마지막으로 ㈜한화의 지분 매입을 멈췄다. 그러다 사업개편 작업이 마무리된 현 시점에서 ㈜한화의 지분 공개매수에 나섰다. ㈜한화에 대한 한화에너지의 지배력을 확대해 사실상 오너3세 승계 발판을 마련하겠단 의도로 풀이된다.

 

자본금 30억원 기업, 경영 승계 중심으로


한화에너지의 전신은 한화에스앤씨다. 한화에스앤씨는 시스템통합(SI) 업체로 한화그룹의 전산 시스템 운영 등 서비스 사업을 수행했다. 2001년 4월 ㈜한화의 정보 부문을 분사해 설립됐으며 자본금 30억원으로 출발했다. 출범 당시 지분율은 ㈜한화 66.67%(40만주), 김승연 회장 33.33%(20만주)였다.

2005년 6월 한화는 보유하고 있던 40만주를 주당 5100원(총 20억4000만원)에 김동관 부회장에게 매각했다. 김승연 회장은 김동선, 김동원에게 각각 10억원에 지분을 절반씩 매각했다. 2007년 한화에스앤씨는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여기에 김동선, 김동원 형제가 참여하면서 현재의 지분 구도가 만들어졌다.

지분구조가 바뀐 뒤 한화에스앤씨는 급격한 외형 확대를 꾀했다. 한화에스앤씨는 2007년 한화건설과 7.:3의 비율로 출자해 한화종합에너지(2008년 군장열병합발전으로 사명 변경)를 설립했다. 이듬해 나머지 지분 30%를 추가 인수했다. 

2007년 한화석유화학(현 한화솔루션)은 100% 자회사 형태로 여수열병합을 설립했다. 한화에스앤씨는 군장열병합을 통해 여수열병합을 인수했다. 이후 2010년 군장열병합의 투자부문을 인적분할해 한화에스앤씨와 합쳤고, 2012년 여수열병합은 한화에너지로 사명을 바꾼 뒤 군장열병합을 흡수합병하며 한화에스앤씨→한화에너지의 지배구조를 만들었다.

한화에너지는 2015년 말 삼성종합화학(현 한화임팩트)의 인수에 참여하면서 몸집을 크게 불렸다. 당시 한화에너지가 삼성종합화학의 지분 39.16%, 한화솔루션이 36.04%를 인수했다. 현재는 한화에너지가 52.07%, 한화솔루션이 47.93%의 지분을 갖고 있다.

현재의 지배구조는 2021년 말 한화에너지가 에이치솔루션을 역합병하면서 만들어졌다. 한와에스앤씨는 2017년 SI 사업을 물적분할했고 존속법인의 사명을 에이치솔루션으로 변경했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에너지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었다. 한화에너지가 에이치솔루션을 역합병하면서 지분율은 3형제 50%:25%:25% 그대로 유지됐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