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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주력사, 건설 살리기 '신용등급 하락' 후유증 지속

Numbers 2024. 7. 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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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주력사, 건설 살리기 '신용등급 하락' 후유증 지속

롯데건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그룹 계열사로 전이되면서 재무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지원에 나선 계열사들은 PF 부실 해소를 위해 결성된 ‘프로젝트샬롯’ 펀드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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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의 롯데건설 본사 /사진=네이버거리뷰


롯데건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그룹 계열사로 전이되면서 재무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지원에 나선 계열사들은 PF 부실 해소를 위해 결성된 ‘프로젝트샬롯’ 펀드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뒤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이 와중에 호텔롯데는 롯데건설에 대한 재무 지원으로 부담이 커졌다.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면세사업이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내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대여금이 증가하며 부하가 걸리고 있다. 롯데물산 역시 롯데건설 지원에 나서면서 재무 레버리지 지표가 하락했다. 롯데캐피탈과 롯데정밀화학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지만 대여금을 제공했다.

롯데건설은 펀드를 결성해 급한 불을 껐지만 위기는 여전하다. 분양경기 악화로 우발채무가 현실화될 위험이 지속되면서 계열사를 동원한 지원도 한계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최대 조력자 롯데케미칼, 업황 악화로 ‘휘청’

 

롯데건설의 최대 조력자는 지분 44%를 가진 모회사 롯데케미칼이다. 지난 2022년 레고랜드 채무불이행으로 불거진 유동성 위기 당시 5000억원을 빌려줬고, 이후 유상증자에 참여해 876억원을 출자하면서 총 6000억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업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에틸렌 공급과잉의 영향으로 수년간 적자가 이어졌다.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2022년 7626억원, 2023년 3477억원, 올 1분기 1353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누적 영업손실은 1조2456억원에 달한다.

롯데계열 석유화학회사 지분 관계도 /사진=나이스신용평가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은 최근 AA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됐다. 이는 그룹 전체의 신용도와 직결되는 통합지표이기도 하다. 동시에 롯데건설에 대한 지원 가능성을 반영한다. 실제로 나이스신용평가는 2000억원에 달하는 롯데건설의 제147회 무보증 사채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렸다. 원인으로는 롯데케미칼이 지급보증을 서면서 아웃룩이 하향된 점을 들었다. 그동안에는 롯데케미칼의 높은 신용등급에 기대 저금리로 회사채를 조달할 수 있었지만 부담이 커졌다.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은 지난해 AA+에서 AA로 강등됐는데 이번 부정적 전망까지 추가되면 AA-까지 하락할 여지가 있다. 업황부진으로 현금창출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투자계획과 이자비용을 고려하면 앞으로 약 3조원 중반의 자금 지출이 예상된다. 이는 현금창출력에 비해 큰 수준이라 상환능력 개선에 시간이 필요하다. 롯데건설의 최대 조력자가 회복될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뜻이다.

 

롯데건설 구하기 ‘프로젝트 샬롯’…7000억 빌려준 계열사는 ‘부담’

 

롯데건설의 PF 부실은 계열사에 대한 부담을 확산시키고 있다. 롯데그룹은 올해 초 PF 위기를 맞은 롯데건설을 구하기 위해 2조8000억원의 펀드 ‘프로젝트샬롯’을 결성했다. 이 펀드에 그룹 주요 계열사인 롯데정밀화학과 롯데물산이 각각 2000억원, 호텔롯데와 롯데캐피탈이 각각 1500억원을 내놓아 7000억원을 지원했다. 대여 조건은 후순위, 금리 10.7%로 동일하다.

롯데물산이 롯데건설에 빌려준 자금은 지난해 말 1500억원에서 올 1분기 말 2000억원으로 늘었다. 나신평은 프로젝트샬롯의 영향으로 순차입금이 늘면서 재무 레버리지 지표가 소폭 하락했다고 봤다. 롯데물산은 롯데건설 차입금 1668억원과 관련해 대주인 하나은행과 자금보충약정을 체결한 상태다.

호텔롯데은 1분기 면세사업에서 8196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28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를 기록했다. 면세사업은 지난해 3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이처럼 개선이 필요한 시점에 프로젝트샬롯 지원금 1500억원은 부담으로 남았다.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4분기 8343억원에서 올 1분기 7046억원으로 감소했다.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은 프로젝트샬롯의 선순위와 중순위대출 1조6000억원에 이자자금보충약정을 제공하고 있다. 석유화학 업황이 부진한 롯데정밀화학과 고금리로 가계신용대출 건전성이 악화된 롯데캐피탈도 각각 2000억원, 1500억원을 빌려줬다.

롯데건설의 PF 부실 해소가 계열사의 부담을 덜 수는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나신평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PF 우발채무는 올 1분기 말 기준 5조4000억원이다. 위험도가 높은 ‘도급사업 관련 미착공 및 저조한 분양률 사업장’ 우발채무가 전체의 73.5%(3조2000억원)를 차지한다.

이 같은 우려에도 롯데건설 내부적으로는 PF 위기가 잠잠해졌다고 보고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각 사업장이 순항하며 자금이 순환되고 있어 추가 자금조달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외부에서는 보수적인 시각이 지속되고 있지만 올 상반기 분양률 1위를 기록하고 영업이익 흑자 기조도 유지되고 있는 만큼 호실적을 이어가기 위해 현재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영찬 기자 na@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