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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존이 가상자산 거래소인 고팍스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배경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수익성이 저조한 메가존클라우드의 사업모델에만 기대기 보다 그룹사의 또다른 캐시카우를 마련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메가존은 메가존클라우드, 클라우드시큐리티, 제니스앤컴퍼니, 메가존헬스케어 등 32개의 종속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지주사다. 이 중 메가존클라우드는 메가존의 중심이 되는 기업으로 2018년 메가존으로부터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현재 클라우드관리서비스(MSP)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내년 IPO를 목표로 상장주관사 선정도 마쳤다. 업계에서는 메가존 상장 후 기업가치가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코스닥보다는 코스피 입성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다.
문제는 메가존클라우드의 저조한 수익성이다. MSP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등 해외 클라우드 서비스를 국내에 들여와 판매 및 관리를 해주는 사업이다. 그러나 원천기술을 개발해 판매하는 게 아닌데다 컨설팅을 비롯한 데이터 이관 및 운영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인력이 지속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인건비가 다른 업종에 비해 많다. MSP 사업체간의 가격경쟁도 수익성을 낮추는 원인이다. 이 때문에 마진율이 일반적으로 5~7%에 불과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메가존클라우드는 적자폭을 줄여나가고 있지만 지난해에도 영업손실 69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실패했다. 최근 3년간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 2~4%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 초 메가존클라우드는 충분한 현금을 바탕으로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진행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2023년 말 기준 메가존의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은 3356억원, 단기금융상품은 882억원이다. 이를 활용해 수익성이 탁월한 기업을 인수하고 사업적으로 시너지를 만들어 빠르게 흑자전환을 이루겠다는 계획이었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수익성이 높은 사업으로 메가존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선택지였던 것으로 보인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경우 가상자산 시장 침체기였던 지난해에도 기준 영업이익률이 약 68%였다. 빗썸의 경우 지난해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가상자산 투자 열풍이 불었던 2021년에는 영업이익률이 85%에 달했다. 고팍스는 국내에서 원화로 가상자산 거래가 가능한 5대 거래소 중 1곳이다. 경쟁사가 사실상 4곳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서비스를 강화한다면 거래량과 시장 점유율은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미 업비트와 빗썸 등 두 거래소가 국내 가상자산 시장을 양분하는 구조라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4월 기준 고팍스의 시장 점유율이 0.2% 수준에 불과하다. 고팍스에서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전북은행 계좌를 발급받아 회원가입을 해야 한다. 고팍스만의 특별한 서비스가 없다면 업비트와 빗썸 등을 사용하는 회원들을 유인하기 쉽지 않다. 아직 국내 규제 때문에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는 단순 투자 외에 선물거래, IEO(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코인 초기 투자를 하는 것) 등 다른 서비스를 추가할 수 없는 상태다. 메가존이 고팍스를 인수해도 당장 높은 수익을 낼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김가영 기자 kimgoing@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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