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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700억원 규모 무보증사채 발행으로 자금 조달에 나선 DGB금융지주가 비슷한 시기에 채권 시장을 찾은 동일한 AAA급 은행지주사 대비 비용이 높게 책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DGB금융의 핵심 자회사인 아이엠(iM)뱅크(옛 대구은행)가 시중은행 전환에 나서면서 공격적인 영업을 하고 있는 데다 iM증권(옛 하이투자증권)의 실적 회복세가 늦어지면서다. 이번 채권 발행을 위해 대표주관사인 KB증권에 DGB금융이 제출한 일괄신고추가서류 상에서도 DGB금융의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다른 은행지주사들보다도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DGB금융은 2700억원 규모 선순위 무보증 일반사채를 지난 6일자로 발행을 완료했다. 1년물 700억원, 2년물 700억원, 3년물 1300억원 등으로 구성된 채권들이다. 1년물은 키움증권이 인수했으며, 2년물과 3년물은 KB증권이 인수해갔다. 이자율은 1년물이 3.405%, 2년물이 3.399%, 3년물이 3.409%로 책정됐다.
채권 이자율은 발행시점의 채권시장 상황을 종합해 결정된다. 채권 이자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투자자 입장에서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로 발행회사 입장에서는 조달비용이 높아지는 구조다. 미국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되자 한국은행도 조만간 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채권시장도 함께 요동치는 상황이다. 이 같은 기조가 최근 시장에 선반영되면서 채권발행 금리는 점차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달과 이달 초 회사채 발행 규모가 커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가운데 DGB금융은 이번 채권 발행을 위해 청약일 2영업일 전 한국자산평가·KIS자산평가·NICE P&I·FN자산평가 등 민간채권평가회사 등 4곳에서 최종으로 제공하는 DGB금융 1년 만기, 2년 만기, 3년 만기 개별민평 수익률 산술평균에다 2bp(1bp=0.01%p)를 뺀 수준으로 확정했다. 예를 들면 지난 4일 기준 민간채권평가 4개사의 DGB금융 1년 만기 개별민평 수익률의 산술평균 값은 3.425%였는데, 이번에 발행하는 700억원 규모 1년물 이율은 연 3.405%로 확정한 것이다.
이는 DGB금융과 같은 신용등급인 AAA급 은행지주사들이 부여받은 조달금리보다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지난달 27~28일 신한금융과 NH농협금융, BNK금융은 총 5800억원 규모 무보증사채를 발행하면서 최소 3.198%에서 최대 3.275% 금리를 부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DGB금융이 이번에 3.399~3.409% 금리를 부여받은 점을 고려하면 13.4~20.1bp가량 높은 수준이다.
각 지주사마다 만기 구조별로 보면 농협금융이 900억원 규모 2년물을 3.246% 금리로 발행했다. DGB금융의 700억원 규모 2년물 금리와 비교하면 DGB금융이 15.3bp 비싸게 조달하는 셈이다. 농협금융은 같은 날 1300억원 규모 3년물과 600억원 규모 5년물도 각각 3.238%, 3.255%에 발행했다. 신한금융의 경우 3년물과 5년물을 각각 1000억원씩 3.198%, 3.2% 금리로 자금을 조달했다.
DGB금융과 같은 체급으로 분류되는 지방금융지주사인 BNK금융만 놓고 봐도 DGB금융의 조달금리는 높았다. BNK금융은 지난달 28일 무보증 일반사채 1000억원을 3년물로 발행하면서 3.275% 이율을 확정받았다. 마찬가지로 DGB금융의 1300억원 규모 3년물 3.409%보다 13.4bp 저렴한 수준이다.
이는 DGB금융의 핵심 자회사인 iM뱅크의 시중은행 전환과 함께 공격적인 영업으로 자산건전성이 소폭 악화된 탓으로 풀이된다. DGB금융이 이번 채권 발행을 위해 대표주관사인 KB증권에 제출한 일괄신고추가서류를 보면 올해 3월 말 기준 NPL비율은 DGB금융이 1.3%로 가장 높았다. KB금융(1.1%)과 JB금융(1%)을 제외한 신한금융(0.71%)·하나금융(0.49%)·농협금융(0.56%)·우리금융(0.45%)·BNK금융(0.85%)은 모두 1%대를 밑돌았다.
자본건전성을 가늠하는 국제결제은행(BIS)기준자본비율도 DGB금융은 13.83%로 가장 낮았다. DGB금융과 그나마 격차가 적은 곳은 BNK금융(14.24%)과 JB금융(14.1%) 정도였고, 나머지 5대금융은 15~16%대를 기록했다. 이 중 JB금융은 DGB금융보다 신용등급이 한 단계 더 낮은 'AA+'다.
이번 채권을 발행하기 위해 DGB금융의 신용등급을 평가한 김경근 한국신용평가 선임애널리스트는 "핵심 자회사인 iM뱅크는 대구∙경북 지역 내 안정적인 영업기반과 우수한 자본완충력 등을 바탕으로 매우 우수한 원리금상환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은행 시스템의 중요도가 매우 높고, 연결 기준 자산 및 순이익에서 은행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웃돌고 있으며, 다수의 경영진이 iM뱅크 출신이거나 임원을 겸직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DGB금융과 은행 자회사 간의 통합도가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핵심 자회사인 은행과 증권 등의 자산건전성에 주목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이어 "DGB금융의 상반기 말 기준 NPL비율은 1.5%로 업계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이며, 건전성이 저하되며 대손충당금 대비 NPL 비율도 하락하고 있다"며 "iM증권의 부동산 익스포저 부실 위험도 부담 요인"이라며 신용등급 하향 요인을 지목했다. 또 "건전성 저하에 따른 단기적인 손익 영향과 더불어 중장기적인 이익창출력 회복 여부, iM증권의 업권 내 시장지위 변동 등에 대해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DGB금융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 2700억원 모두 채무상환 자금으로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DGB금융은 내달 5년 콜옵션(조기상환권) 조건이 붙은 1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초롱 기자 twinkl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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