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퍼디’ 주춤 넥슨게임즈, 넥슨 아픈손가락 되나

Numbers 2024. 9. 2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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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디’ 주춤 넥슨게임즈, 넥슨 아픈손가락 되나 

넥슨게임즈의 루트슈터 장르 신작인 ‘퍼스트 디센던트’가 출시 초반과 달리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게임 요소와 첫 번째 업데이트에 대해 이용자들의 혹평이 이어졌다. 올해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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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디센던트 /사진 제공 = 넥슨


넥슨게임즈의 루트슈터 장르 신작인 ‘퍼스트 디센던트’가 출시 초반과 달리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게임 요소와 첫 번째 업데이트에 대해 이용자들의 혹평이 이어졌다. 올해 상반기 적자전환한 개발사 넥슨게임즈는 '퍼디'로 반전을 꾀할지에 대해 장담하기 어렵다. 추가 업데이트와 피드백 반영 등의 성공과 유저의 평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접속자수 26만명서 2.9만명으로 '급감'

 

'퍼스트 디센던트' 동시접속자수 변화 추이 /사진=스팀 캡처


넥슨게임즈의 야심작 '퍼디'가 고전하고 있다. 지난 7월 출시 직후 26만명을 웃돌던 PC게임 플랫폼 스팀 동시접속자 수가 최근 한 달 기준 6만3000명으로 급감했다. 18일 동접자 수는 2만8519명이다. 

업계에서는 '퍼디'의 게임 요소인 퍼즐이 어렵고 특정한 재료를 모으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지적이 나왔다. 첫 시즌 업데이트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지난 8월29일 선보인 시즌1 업데이트 ‘침공’은 신규 던전 콘텐츠, 신규 캐릭터(계승자), 스토리, 보이드 요격전(레이드) 등의 콘텐츠를 제공했다.

올 7월2일 글로벌 정식 출시된 '퍼디'는 출시 직후 스팀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하며 주목을 끌었다. 퍼디는 슈팅과 역할수행게임(RPG) 요소가 결합된 장르로 지속적인 플레이의 동기와 몰입감을 제공하면서도 지루함을 줄여야 해 개발 난도가 높다. 

국내 게임 시장은 모바일 중심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 치우쳐 있다. 넥슨게임즈는 다소 생소한 장르로 서구 시장을 공략한 사례라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퍼디'에 대한 유저의 평가는 개발사인 넥슨게임즈 주가에 반영됐다. 초기 '퍼디'가 흥행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8월7일 1조9326억원까지 치솟던 넥슨게임즈의 시가총액은 9월19일 장 마감 기준 1조293억원까지 내려앉았다. 업계에 따르면 '퍼디'는 출시 초기 100억원을 넘어서는 일 매출을 기록했지만 8월에는 25억원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넥슨게임즈는 유저의 부정적인 피드백을 반영해 지난달 31일 무점검으로 패치를 진행했다. 이달 12일에는 신규 캐릭터 ‘헤일리’ 연구재료의 획득 확률을 상향하는 한편, 퍼즐 난도를 낮추고 강화 버프와 페널티를 삭제한 패치를 시행했다. 

 

상반기 실적·재무 지표 악화...퍼디 흥행 절실


넥슨게임즈는 올해 상반기 적자전환하고 재무지표가 악화되면서 '퍼디'의 흥행이 중요한  상황이다. '퍼디'의 성과는 3분기부터 회사 실적에 반영된다. 출시 초기 넥슨게임즈 매출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현재  줄어든 유저 수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 과제다.

넥슨게임즈는 ‘히트2’를 일본에 출시하며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0.6% 증가한 962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비용이 1022억원으로 같은 기간 23.6% 늘면서 6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순손실 규모는 112억원으로 이에 따라 넥슨게임즈의 지분법손실이 발생했을 것으로 보인다. 넥슨코리아는 넥슨게임즈 주식 60.05%를 보유하고 있다. 

넥슨게임즈가 상반기에 영업적자를 낸 것은 개발인력을 대거 충원하면서 인건비가 늘어난 가운데, 비품과 사용권 자산에 대한 감가상각비가 증가한 영향이다. 넥슨게임즈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급여는 59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5.6% 늘었다. 감가상각비는 63.8% 증가한 59억원이다.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현금흐름은 4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4.9% 저하됐다. 매출채권이 증가하면서 현금 유입이 줄었다. 매출채권은 외상으로 받을 돈이다. 매출채권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현금이 들어오지 않았다는 의미다. 넥슨게임즈의 매출채권은 같은 기간 298억원에서 447억원으로 50% 늘어났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영업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같은 기간 170억원에서 7억원으로 대폭 줄었고, 세금전이익(EBIT)은 마이너스 전환했다. 이에 따라 ‘EBIT/매출’은 13.5%에서 -6.2%로 악화됐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은 247억원에서 839억원으로 3배 넘게 불어나면서 재무지표도 뒷걸음쳤다. 부채비율은 38.6%에서 69.8%로 31.2%p, 차입금의존도는 7%에서 19%로 12%p 증가했다. 

 

업데이트 성과 '기대'..."지표 긍정적"


일각에서는 아직 흥행 여부를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루트슈터 장르의 게임은 초기 유입이 많고 후반 유저가 이탈한다는 특징을 가졌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향후 피드백 수정과 마케팅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2차 업데이트의 성과가 트래픽과 매출 반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1차 업데이트의 반응이 좋지 않았던 만큼 업데이트 주기를 줄이는 등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조언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콘솔 신작 '퍼디'도 트래픽이 초반 대비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하반기 예상 총매출이 3400억원에 이르러 AAA급 대작 콘솔 게임의 성공에 견줄 수 있다”며 “유저친화적 운영과 업데이트로 트래픽 상황도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앞서 이정현 넥슨 일본법인 대표는이달 3일 일본 도쿄에서 진행된 자본시장 브리핑에서  '퍼디'에 대해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콘솔에서의 동접자나 매출에 대한 지표들이 굉장히 좋다”면서 “단편적으로 제공되는 정보를 가지고 넥슨의 라이브 노하우에 대해 너무 의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넥슨코리아 측은 “향후 업데이트에서 유저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유저 피드백을 확인할 수 있는 '테스트 서버'도 도입할 예정"이라며 "개발팀은 첫 대규모 업데이트 이후 커뮤니티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있으며, 개선 방향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소통하며, 플레이어들이 '퍼디'를 더 오래, 그리고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아라 기자 archo@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