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타이어 빅3 리포트] 금호타이어, 모기업 '투자시계' 멈춤...韓·EU 설비확충 언제?

Numbers_ 2024. 9. 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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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빅3 리포트] 금호타이어, 모기업 '투자시계' 멈춤...韓·EU 설비확충 언제?

금호타이어가 한국, 유럽 등 주요 거점에서 투자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경쟁사보다 높은 차입의존도와 부채비율 등 재무구조가 걸림돌이다. 모기업인 더블스타의 지원이 필요하지만 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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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 / 사진 제공 = 금호타이어


금호타이어가 한국, 유럽 등 주요 거점에서 투자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경쟁사보다 높은 차입의존도와 부채비율 등 재무구조가 걸림돌이다. 모기업인 더블스타의 지원이 필요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낮아 적기 투자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타이어 2사는 유럽, 북미 등 해외 거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현지 완성차 제조사 신차 타이어(OE) 및 교체용 타이어 판매(RE) 시장 선점을 위해서다. 고인치·EV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가 많은 만큼 기대 수익도 높다. 

한국타이어는 미국 테네시 공장(2조1009억원)과 헝가리 공장(8052억원)에 실탄을 투입한다. 넥센타이어는 지난해까지 5000억원을 투자해 유럽공장 2단계 증설을 마쳤다. 또한 북미시장 공략을 위해 1조7000억원을 추가 투입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반면 금호타이어는 유럽 생산기지, 국내 공장 증설·이전 등 조 단위 설비투자 소식이 없다. 금호타이어가 최근 5년간 단행한 설비 투자(CAPEX·자본적지출)은 △2018년 1588억원 △2019년 895억원 △2020년 908억원 △2021년 2045억원 △2022년 3732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베트남 공장 증설 이후에는 신규 투자 계획이 나오지 않았다.

금호타이어 부채비율 및 차입금 의존도 / 자료 = 감사보고서, 반기보고서


부채비율·차입금 의존도 '기준 초과'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한 2018년 이후 대규모 투자가 단행된 것은 베트남공장(8800억원)이 유일하다. 연도별 투자액으로 보면 2022년 단행된 3732억원이 최대다. 

경쟁사들보다 적은 설비투자가 이뤄진 것은 불안정한 재무상태가 원인이다. 금호타이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이 207.5%에 달한다. 2019년 이후 가장 낮지만 여전히 안정권(100~150%)에 들어오지 못했다. 5년 사이 자산총계는 3744억원 늘었지만 같은 기간 부채총계는 7517억원 급증했다. 

부채도 많은 편이다. 올 상반기 차입금 의존도는 42%로 시장에서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는 기준(30%)를 웃돈다. 2022년 이후 하향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에는 부담되는 수준이다.

 

韓·EU 투자 '더블스타' 지원 없인 어려워


타이어업계에서는 금호타이어가 외형 확장에 나서기 위해서는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 진출을 늘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유럽의 경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년 사이 2배(14→28%) 이상 급증하는 등 성장 기대감이 보이는 지역이다. 

한국타이어는 헝가리, 넥센타이어는 체코 투자를 결정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반면 금호타이어는 유럽 투자 결정을 번복했다. 또한 한국 공장 이전은 지연되는 등 경쟁사와 대조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적극성을 보였던 유럽 생산기지 구축 계획은 현실화 가능성이 낮아졌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1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28년 양산이 가능한 일정으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7월에는 전자공시를 통해 "유럽 지역에 공장 신설을 검토 중에 있으나 투자 금액 및 시기 등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국내 공장 역시 큰 규모의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연간 1400만본 이상을 생산하는 거점이다. 다만 1970년대에 준공된 만큼 개선이나 증설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2021년부터 공장 이전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부지 선정도 하지 못했다.  

모기업 더블스타의 적극적인 투자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인수 후 지원한 사례는 2021년 9월 베트남 법인 증설 유상증자(1067억원)가 유일하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유럽 공장의 경우 아직 투자 시점과 금액이 확정되지 않았고 광주 공장의 경우 지자체와의 이견이 있어 이전이 지연되는 상황"이라며 "아직은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들을 해결하는 단계이고 모기업의 지원을 언급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김덕호 기자 pado@bloter.net